전체 임원 47→39명으로 감소…기존 임원 11명만 잔류
경영진 및 재무‧인사 담당 임원, 김동관 부회장 측근 포진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함께 지난 5월 새로 출범한 한화오션이 임원진을 대거 물갈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두선 전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한 옛 ‘대우맨’들이 대부분 회사를 떠난 가운데 생산‧설계‧연구 직종의 엔지니어 출신들만 한화오션에 잔류했다. 빈자리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의 측근들을 비롯한 ‘한화맨’들이 채웠다.
15일 한화오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6월말 기준 한화오션의 임원은 총 39명으로, 대우조선 시절인 3월말 47명에 비해 8명이 줄었다. 기존 47명의 임원 중 현재까지 잔류한 이는 11명에 불과했다. 전체의 77%인 36명이 회사를 떠난 것이다.
등기이사 교체는 이미 지난 5월 23일 임시주주총회에서 확정 후 공개된 바 있다. 당시 주총에서 권혁웅 대표이사 부회장과 김종서 상선사업부장(사장), 정인섭 거제사업총괄(사장)이 기존 박두선 사장과 우제혁 조선소장(부사장), 이영호 지원본부장(부사장) 등 3명의 사내이사 자리를 차지했다.
여기에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합류했다. 비상근직인 김 부회장의 역할은 ‘경영 전반에 관한 업무’다. 최측근으로 알려진 김종서 사장과 정인섭 사장을 경영진에 포진시키는 한편, 직접 이사진에 합류해 한화오션 경영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사외이사도 모두 교체했다. 미 41대 대통령인 조지 H.W. 부시의 손자이자 43대 대통령 조지 W.부시의 조카로 화제를 모은 조지 P. 부시 마이클베스트(Michael Best & Friedrich LLP) 파트너변호사를 비롯, 김봉환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김재익 전 KDB인프라자산운용 대표, 이신형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현낙희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부교수 등을 선임하며 사외이사진을 기존 4명에서 5명으로 늘렸다.
전체 임원이 8명 감소한 가운데 등기이사가 2명 늘면서, 실무급 미등기 임원은 30명으로 기존보다 10명이 줄었다. 단지 자리바꿈에만 그치지 않고 비대한 조직을 슬림화하겠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무급이 맡았던 본부장 및 실장은 전원 퇴사했다. 상무급 임원 중에서도 재무, 회계, 인사, 총무, 법무 등 관리직들은 모두 자리를 내놨다. 영업 담당 임원들도 자리보전에는 실패했다.
대우조선에서 한화오션으로 바뀌는 와중에도 살아남은 이들은 오직 엔지니어 출신 상무 11명뿐이었다.
이들 중 ▲김현진 해양설계담당 ▲노왕현 해양생산담당 ▲박종일 선박생산1담당 ▲백운현 품질경영담당 ▲주용택 특수선설계담당 등 5명은 기존과 동일한 보직을 유지했다.
▲강중규 중앙연구소장(산업기술연구소장, 이하 대우조선 시절 보직) ▲김창용 상선생산본부장(생산관리담당) ▲김형석 미래제품전략실장(선박기본설계담당) ▲문승한 상선기술본부장(종합/구조설계담당) ▲신을룡 HSE경영담당(선행담당) ▲이영범 기본성능연구센터장(선박해양연구소장) 등 6명은 조직 개편에 따라 보직명이 바뀌었지만, 기존 보직과 연관된 업무를 맡았다.
이들 대우조선 출신 11명을 제외한 19명의 실무급 미등기 임원은 (주)한화,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건설, 한화토탈 등 모두 한화 계열사 출신들로 구성됐다.
한화 출신 임원 중 자금과 인사를 담당하는 핵심 보직은 모두 그룹 컨트롤타워인 (주)한화 출신으로 김동관 부회장의 측근들로 채워졌다는 점도 주목된다. 재무실장인 우영진 전무, HR실장인 장창섭 전무, 회계담당인 김도완 전무 등은 한화오션의 경영정상화 과정에서 재무관리나 비용 집행의 효율화, 인사관리 측면에서 김 부회장의 의중을 반영하는 역할이 예상된다.
한편, 임원진 중 대우조선 시절 한화 계열사로 이직했다가 이번에 다시 한화오션으로 복귀한 케이스도 눈에 띈다. 김혁 상무는 옛 대우조선 특수선전략기획부장에서 한화디펜스로 직장을 옮긴 뒤 방산 계열사 합병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전략부문 전략 1팀장을 맡았었다. 한화오션에서는 경영관리담당 보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