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권 김태우, 예비후보 등록 후 광폭행보
野 향해 "돈봉투 당은 후보 내지 말라"
김진선 맞불 등록…'진짜 강서 사람' 강조
공천 여부 결정 못한 與, 고심 깊어져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과 김진선 국민의힘 강서병 당협위원장이 오는 10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예비후보로 나란히 등록했다. 소속 정당인 국민의힘이 아직 공천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음에도, 후보자들 개별적으로 활동에 나서며 내부 경쟁이 가시화되는 모양새다.
먼저 신호탄을 쏜 것은 김 전 구청장이다. 사면을 최종 확정받은 직후 "강서구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던 김 전 구청장은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 20년 구정 독재를 막고, 강서구를 다시 일하게 하겠다"며 예비후보 등록 사실을 공개했다.
김 전 구청장의 불출마와 국민의힘 무공천을 촉구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는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할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민주당"이라며 "지난 강서구청장 선거 당시 민주당 후보 측은 조직적으로 돈봉투를 뿌리며 사전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최근 1심서 유죄판결을 받은 바 있다"고 받아쳤다.
또한 20일에는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후보지로 선정된 화곡 2동, 4동, 8동 일대를 둘러보며 개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김 전 구청장은 "민주당이 16년간 독점했던 강서구에서는 화곡의 발전이 정체돼 있었다"며 "김태우는 화곡을 마곡으로 만든다. 숙원 해결사, 쾌속행정 김태우가 단시간에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김 전 구청장의 움직임에 김진선 위원장도 같은 날 맞불 예비후보 등록을 하며 경쟁을 예고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지방선거 때에도 강서구청장을 놓고 경쟁을 벌인 바 있다.
김 위원장은 30년 이상 강서구 공무원으로 재직했던 지역 밀착형 인사라는 점을 경쟁을 위한 무기로 내세웠다. 그는 "35년 10개월 동안 오로지 강서구를 지키며 강서구청 공무원으로 일했다"며 "구민 여러분과 함께 쌓아온 저의 경험과 역량을 이제 구청장이 되어 남김없이 쏟아붓고 싶다"고 예비후보 등록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저 김진선은 평상 강서에 살아오며 진심으로 강서를 사랑하는 '진짜 강서 사람'"이라며 "강서가 가장 필요한 '강서 맞춤형 구청장' '진짜 강서 사람' 김진선을 지켜봐 주시고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민주당의 경우, 검증위원회의 검증을 통과하기 전 예비후보로 등록할 경우 공천에 불이익을 주는 당규가 존재한다. 따라서 13명의 후보 예정자들이 있지만 예비후보 등록은 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반해 국민의힘은 예비후보 등록 관련 별다른 제한 규정이 없기에, 두 사람은 예비후보 자격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 있게 된다.
문제는 국민의힘 중앙당이 아직 보궐 선거 공천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당 내에서는 선출직 공직자의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재·보궐선거가 발생할 경우, 공천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당규를 지키자는 주장이 있다. 하지만 김 전 구청장은 공익신고자라는 점에서 해당 당규를 적용해선 안 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아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또한 공천을 결정한다고 해서 그것이 김 전 구청장의 재공천으로 바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서울 강서을에서 내리 3선 국회의원을 역임했던 김성태 국민의힘 중앙위원회 위원장은 "(사면과 별개로) 후보를 낼 것이냐 말 것이냐, 낸다면 누구를 낼 것이냐는 당의 판단"이라며 "당 입장에서는 선거 전략, 내년 총선에 미치는 영향 등 여러 가지를 두루 판단해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의 공천 여부는 8월 말쯤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조직강화특별위원회는 현재 사고 당협 조직위원장 인선을 진행 중이며, 오는 24일부터 순차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조강특위의 조직위원장 인선이 끝난 뒤에야 강서구청장 공천 여부를 구체적으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