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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열병식서 중국·러시아 또 박수치나


입력 2023.09.08 05:00 수정 2023.09.08 05:00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北정권수립일인 9월 9일에

민간무력열병식 진행 예정

지난 7월 이어 中 대표단 방북

러 대표단도 참여할 듯

북한 '전승절(6·25 전쟁 정전협정 체결일·7월 27일)' 기념 열병식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가운데)과 리홍충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오른쪽),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왼쪽)이 주석단에 올라 박수를 치고 있다. ⓒ조선중앙TV

북한이 정권수립(9월 9일) 75주년을 맞아 '민간무력열병식'을 개최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중국·러시아 대표단이 또 한 번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어깨를 나란히 할지 주목된다.


북한 '전승절(6·25 전쟁 정전협정 체결일·7월 27일)' 당시 중러 대표단이 김 위원장과 함께 주석단에 오른 지 40여일 만에 북중러가 또 한 번 연대 의지를 과시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북한 대외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7일 "노동당 중앙위원회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의 초청에 의해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이자 국무원 부총리인 류국중(류궈중) 동지를 단장으로 하는 중화인민공화국 당 및 정부 대표단이 우리나라를 방문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창건 75돌 경축행사에 참가하게 된다"고 전했다.


북한 주민들이 소비하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역시 이날 1면에 같은 내용의 기사를 실었다. 대내외에 중국 대표단의 방북 소식을 전하며 열병식 등의 경축행사에 해당 인원들이 참가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해 연말 전원회의에서 올해 주요 기념일로 △일당백 구호 제시 60돌(2월 6일) △조국해방전쟁승리 70돌(7월 27일) △공화국 창건 75돌(9월 9일)를 콕 집어 언급하며 "2023년을 공화국 무력의 정치사상적 위력을 백방으로 강화하는 해, 전쟁동원 준비와 실전능력 제고에서 전환을 일으키는 해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 위원장 언급대로 북한은 2월과 7월, 그리고 이달에도 열병식을 개최하며 군사력을 과시할 전망이다.


실제로 미국의 민간 위성사진 서비스업체 '플래닛 랩스'에 따르면, 최근 평양 김일성 광장에선 대규모 인파가 열병식 준비를 이어가는 정황이 연일 포착되고 있다.


다만 이번 열병식은 한미일 타격용 핵미사일을 대거 선보인 앞선 두 차례 열병식과는 달리, 예비군·경찰 등을 동원하는 '인력' 중심의 열병식이 될 전망이다.


북한은 아직 러시아 대표단의 방북 여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고 있다. 다만 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주 정상회담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진 만큼, 러시아 대표단이 평양을 찾아 관련 일정을 최종 점검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지난 2021년 북한 정권수립(9월 9일) 73주년을 맞아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민간 및 안전무력열병식이 개최되는 모습(자료사진) ⓒ노동신문
북중러 결속력 과시에도
'셈법'은 제각각
中, 경제협력에 방점
러, 군사협력에 무게


북중러가 북한 열병식을 고리로 거듭 결속력을 과시하는 모양새지만, 저마다의 '복잡한 셈법'이 투영돼 있다는 평가다.


한미일의 '추가 대응'이 마뜩잖은 중국은 경제 협력에 무게를 두는 반면, 러시아는 군사 협력에 더 큰 관심을 두고 있다는 관측이다.


러시아가 북한 포탄을 지원받아 우크라이나 전쟁의 '반전'을 꾀하려 한다면, 중국은 자국 경제 및 안보 이익이 침해되지 않도록 기민한 대응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중국 입장에선 북러 간 밀착을 마냥 환영하기 어려운 입장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북러가 밀착하면 그만큼 한미일 협력이 강화돼 (간접적으로) 대중 압박 강도가 높아질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우려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5년 전에 비해 조금 격을 낮춰 대표단을 선정한 측면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 정권수립 70주년이었던 2018년의 경우, 중국 내 권력 서열 3위로 평가되는 리잔수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 상무위원장이 김 위원장과 함께 열병식을 지켜봤던 만큼, 이번 중국 대표단의 '무게감'이 떨어져 보일 수 있다는 평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가운데), 리홍충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왼쪽)이 지난 7월 27일 개최된 북한 '전승절(6·25 전쟁 정전협정 체결일)'' 기념 열병식에 참석해 북한 주민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다만 통일부 당국자는 '형식적 측면'과 별개로 '내용적 측면'에서 대표단 구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해당 당국자는 류 부총리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고향인 산시성 출신인 데다 비교적 짧은 기간에 부총리로 승진한 인물이라며 "시 주석 측근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류 부총리가 "북중 교역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길림성 성장(省長·지방정부 수장) 출신"이라며 "북한 문제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류 부총리가 "경제 분야를 총괄하고 있다"며 "북러가 군사협력 분야로 (나아)가고 있다면, 북중은 경제협력 분야에 좀 더 초점을 맞추고 있지 않나 추정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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