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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심 뒤흔든 '김만배~신학림 조작 인터뷰'…연루 매체 '줄줄이 사과'


입력 2023.09.09 09:00 수정 2023.09.09 09:00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배현진 "가짜뉴스 조작, 대선 결과

바꾸려 해…대선 때만 되면 공작"

이재명 "들어봤더니 기획은 아냐

백주대낮에 뻔뻔히 조작하려 해"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을 상대로 질문을 던지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만배~신학림 인터뷰 조작 사건'을 둘러싼 정치권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지난해 대선 당시 본지가 실시했던 여론조사에 따르면 '가짜뉴스'가 대장동 사건을 둘러싼 국민 여론 형성에 영향을 미친 것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조작된 인터뷰를 인용보도했던 매체들은 줄줄이 사과 입장 표명에 나서고 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김만배와 민노총 언론노조 전 위원장 신학림으로부터 비롯된 가짜뉴스 조작 사건이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며 "여론조작을 통해 대선 결과를 바꾸려 했다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김대업 공작 뒤에 노무현 정권이 탄생했고, 드루킹 공작 뒤에 문재인 정권이 탄생했다"며 "처음 보는 모습이 아니라 대선 때만 되면 과거 김대업 병풍 공작, 드루킹 댓글 공작에 이어 이른바 김만배~신학림발 여론공작 사건까지 아주 못된 습관처럼 선거 공작이 반복됐다"고 상기시켰다.


나아가 "사법처리조차 너무 솜방망이라는 얘기가 나오면서 다시는 이런 선거공작·선거방해 기도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일벌백계해야 한다"며 "중죄로 다스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고 전했다.


실제로 '병풍 공작'의 주범 김대업 씨는 2002년 대선이 노무현 후보의 승리로 끝난 뒤, 고작 1년 10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는데 그쳤으며 그나마도 2004년 노무현 정권에 의해 가석방됐다.


같은 대선에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가 로비스트 최규선 씨로부터 20만 달러를 수수했다는 거짓 폭로 공작을 한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대선 이후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형을 받는데 그쳤고, 해당 공작으로 인해 당선에 도움을 받은 노무현 전 대통령 본인에 의해 2007년 사면·복권돼 5선 고지에까지 올랐다.


2017년 대선 드루킹 불법댓글 여론조작 사건에 연루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2021년에야 대법원에서 징역 2년형이 확정됐으며, 지난해 사면됐다.


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같은날 국회본청 앞 단식 천막에서 지도부와 대화를 나누던 중 "(김만배 씨와 신학림 전 위원장의 녹취 전문을) 들어봤는데 전혀 기획 인터뷰가 아니더라"며 "백주대낮에 상식에 반하는 조작을 뻔뻔하게 하려고 한다"고 반격했다.


이재명 대표는 검찰이 신학림 전 위원장에 대해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하는 것을 놓고서도 "무슨 명목으로 구속을 하겠다는 것이냐"라며 "선거법은 (6개월 단기) 공소시효가 지났고, 무슨 죄가 된다는 것이냐. 명예훼손이냐"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재명, TV토론서 '커피 타줬냐' 맹공
투표 사흘 앞두고 '조작 인터뷰' 터져
국민 37%가 "윤석열이 대장동 몸통"
"대선 남은 기간에 마지막 공작 한 것"


단식 9일차를 맞이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국회본청 앞 단식투쟁천막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만배~신학림 인터뷰 조작 사건'은 지난해 3·9 대선 본투표일을 불과 사흘 앞둔 3월 6일, 신학림 전 위원장이 자신이 전문위원으로 있던 인터넷매체를 통해 김만배 씨와의 인터뷰를 폭로 보도한 사건이다. 이 인터뷰에서 김 씨는 윤석열 당시 대선후보가 마치 부산저축은행 불법대출 의혹 수사를 무마해, 대장동 사건과 관련이 있는 것처럼 방향을 이끌었다.


앞서 2021년에 윤 후보가 부산저축은행 불법대출 의혹에 연루된 조모 씨에게 커피를 타주며 잘 대해줬다는 보도로 논란이 된 상태에서 신 전 위원장의 허위 인터뷰 조작 사건이 대선 직전에 터지면서, 표심이 왜곡되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본지가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해 2월 25~27일 대장동 개발 특혜 사건의 '몸통'이 누구라 생각하는지 설문했더니, 국민 49.3%는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라 답했지만 윤석열 후보라 답한 비율도 37.9%에 달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와 관련,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이날 채널A에 출연해 "TV토론에서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후보에게 '조○○에게 왜 커피를 타줬느냐'고 묻고 난 다음의 여론조사"라며 "전국민이 관심있게 보는 TV토론에서 조○○라는 사람에게 커피를 타줬다며, 당시 대장동의 주역은 윤석열 후보라고 몰아붙인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후보에게 '대장동 몸통은 내가 아니라 당신'이라고 몰아붙인 다음에 여론조사를 해보니까 '윤석열 후보가 대장동의 몸통'이라는 사람들이 37.9% 생겨났다"며 "이재명을 지지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윤 후보가) 몸통'이라는 확신을 주고나서, 3월 6일날 (신학림 전 위원장이) 녹취록을 공개하니까 '맞네'라고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게 바로 대선에서 마지막 남은 기간에 공작을 한 것"이라며 "TV토론, 그 다음에 (허위 인터뷰) 보도, 그 다음날 집중적인 보도로 대선판을 완전히 장악했다. 이게 바로 가짜뉴스"라고 개탄했다.


김종석 채널A 앵커도 "대선 직전에 대장동의 몸통이 누구냐는 질문에 49대37"이라며 "지금으로서는 생각할 수 없는 수치가 나왔던 것 같다"고 이 위원의 설명에 수긍했다.


인터넷매체 5일 "깊이 사과" 입장 표명
6~8일 인용·관련보도 매체들도 사과
"윤석열 무마 의혹 보도, 왜곡 있었다"
"인용 보도하면서 사실확인 소홀했다"


종합편성채널 채널A가 8일 오후 시사 프로그램 '뉴스 TOP10'에서 지난해 대선 당시 본지가 실시했던 여론조사 결과를 소개하고 있다. 본지가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해 2월 25일부터 27일까지 대장동 개발 특혜 사건의 '몸통'이 누구라 생각하는지 설문한 결과, 국민 49.3%는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라 답했지만 윤석열 후보라 답한 비율도 37.9%에 달했다. ⓒ채널A 방송화면

한편 신학림 전 위원장의 녹취를 바탕으로 한 인터뷰를 최초 보도했던 인터넷매체가 사과 입장을 표명한데 이어, 이를 집중적으로 인용하거나 관련 보도를 했던 복수의 지상파 방송사와 종합편성채널·보도전문채널·라디오 방송사가 줄줄이 뒤따라 사과 입장을 내놓았다.


해당 인터뷰를 최초 보도했던 인터넷매체는 지난 5일 사고를 통해 "전문위원 신분이던 신학림 씨가 대장동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만배 씨와 1억6500만 원의 금전 거래를 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취재원과 거액의 금전 거래를 한 사실은 저널리즘 윤리상 결코 용납될 수 없는 행위로, 후원회원과 시민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인터넷매체의 사과 입장이 나온 이튿날인 지난 6일, 당시 조작된 인터뷰와 관련 있는 보도를 했던 종합편성채널은 "주임검사인 윤석열 중수2과장이 커피만 타주고 대장동 관련 조사는 하지 않았다는 부산저축은행 수사 무마 의혹을 보도했지만 이 보도에는 일부 왜곡이 있었다"며 "왜곡된 보도를 하게 된 점을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지난 7일에는 지상파 방송사도 이 방송사의 저녁 메인 뉴스에서 "인터넷매체의 기사를 이튿날 인용 보도했는데, 녹취록 원문 제공을 거부당한 상황에서 김 씨의 발언을 그대로 전달하는데 한계가 있었다"며 "결과적으로 시청자 여러분께 혼선을 드렸다"고 사과했다.


보도전문채널은 지난 8일 자막을 통해 내보낸 입장문에서 "지난해 3월 6일 오후 9시 40분 최초 보도가 나간 뒤, 녹취록 원문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튿날 오전 11시 15분께 녹취 일부를 인용해 보도했다"며 "이 과정에서 사실확인 절차가 소홀했다. 시청자 여러분께 혼선을 끼쳐드린 점 사과 말씀 드린다"고 밝혔다.


특정 정치 성향의 유튜버가 대선 당시를 포함해 한동안 시사 프로그램 진행을 맡았던 라디오 방송사도 같은날 입장문에서 "당시 시사 프로그램이었던 '김○○의 뉴스공장'에서 인용 방송이 신중하지 못했다"며 "향후 보다 철저한 사실 검증과 다각적 검토를 통해 사실에 근거한 방송이 제공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사과했다.


또다른 지상파 방송사는 8일 저녁 메인 뉴스에서 앵커가 '알려드립니다'를 낭독하는 방식으로 "지난해 3월 7일에 김만배~신학림 녹취 일부를 보도했지만, 인용한 녹취 일부가 발췌 편집된 것으로 드러났다"며 "시청자 여러분께 혼선을 드렸다. 앞으로 사실 확인 노력을 더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사과 대열에 합류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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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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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도바람꽃 2023.09.09  04:32
    이제서야 억지 사과를 한다고.
     관련 언론사는 엄벌로 처벌해야 다시는 그런 짓을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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