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호 6경기 만에 부임 후 첫 승 달성
기대했던 득점은 없었지만 7번의 기회 창출
비록 기대했던 득점은 없었지만 손흥민이라는 월드클래스 선수의 존재감이 얼마나 큰지 드러난 사우디전이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13일 영국 뉴캐슬에 위치한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린 사우디와의 친선전서 전반 32분 조규성의 헤딩 결승골을 앞세워 1-0 승리했다.
드디어 무승의 고리를 끊은 클린스만 감독이다. 지난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이 끝나고 파울루 벤투 감독의 후임으로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클린스만 감독은 3월부터 5경기를 치르며 승리를 얻지 못했다. 6경기째 첫 승은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늦은 기록이다.
전반 초반 사우디와 치열한 중원 싸움을 벌이던 클린스만호는 전반 32분 조규성의 선제골이 터졌고 이를 끝까지 지켜냈다.
오른쪽 공간을 파고든 이재성이 연결한 공을 손흥민이 흘려줬고, 황인범이 전방으로 올렸다. 이 과정에서 상대 수비수 몸에 맞고 튀어 오른 공을 조규성이 헤더로 마무리했다. 조규성 입장에서는 지난해 11월 카타르월드컵 이후 약 10개월 만에 맛본 A매치 득점이었다.
수비도 깔끔하게 이뤄졌다. 특히 월드클래스 수비수로 떠오른 김민재는 든든한 벽으로 자리하며 사우디의 파상공세를 막는데 앞장섰다.
김민재는 상대 역습 과정에서 공의 흐름을 완벽히 차단하는 넓은 시야를 과시했고 특유의 전방 침투까지 다양한 재능을 뽐냈다. 공격에 지원나간 뒤에는 어느새 수비 진영으로 다시 돌아와 본연의 임무를 다하는 등 수비 라인에서 가장 돋보이는 모습을 펼쳤다.
대표팀 주장 손흥민도 논하지 않을 수 없다.
이날 조규성과 함께 투톱으로 선발 출격한 손흥민은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는 역할을 부여받았다. 즉 지난 3월 콜롬비아전과 마찬가지로 프리롤에 주력한 것.
실제로 손흥민은 최전방부터 양쪽 측면까지 활발하게 움직이며 사우디 수비진에 큰 혼란을 야기했다. 전담마크맨이 붙었으나 이리저리 오가는 손흥민의 활동량에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은 수비 전략을 수정해야 했다.
손흥민은 팀 동료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가 하면 전반 36분 골키퍼와 1:1 찬스를 맞이했던 것처럼 결정적인 순간에는 해결사로 나서는 면모까지 과시했다. 특히 무리한 드리블 돌파보다는 공간을 치고 들어가는 움직임으로 체력을 효율적으로 소모한 손흥민이다.
손흥민의 활약상은 기록으로도 잘 드러난다. 이날 손흥민은 무려 7번의 기회 창출을 만들어냈는데 이는 사우디 전체(5회)보다 많은 수치다. 2번의 슈팅은 모두 유효슈팅으로 이어졌고 크로스 역시 5번 중 4번을 성공시키며 자신의 이름값을 증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