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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안 보이는 고금리 국면...연 5% 증권사 발행어음 인기 ‘쑥’


입력 2023.10.01 07:00 수정 2023.10.01 07:00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4개사 2분기 잔액규모 32조8천억...전년 대비 40% 증가

이자수익 매력에 예적금 만기 수요 ‘갈아타기’ 가능성도

ⓒ픽사베이

고금리가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연 4%대 이자를 제공하는 증권사 발행어음이 주목 받고 있다. 일부 증권사들이 5%대의 특별판매 상품까지 내놓으면서 경기 침체 속 안정적인 고금리 금융 상품으로 갈아타려는 투자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의 올해 2분기 발행어음 잔액 규모는 32조878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23조3807억원) 대비 40.6% 증가한 수치다.


한국투자증권 발행어음 잔고가 13조3836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KB증권(7조7885억원), 미래에셋증권(5조9788억원), NH투자증권(5조7278억원)이 뒤를 이었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지난해 8월에는 토스뱅크, 지난 6월부터는 카카오뱅크를 통해 발행어음 거래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투자자 저변을 꾸준히 확대해왔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금 조달을 위해 자체적인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 단기 금융 상품이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초대형 투자은행(IB) 중 발행어음업 인가를 받은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 등 4곳이 운용하고 있다.


올해 발행어음에 자금이 유입된 데는 은행권의 예금금리가 낮아진 영향이 반영됐다.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해 11월 평균 연 5%를 넘긴 뒤 금융당국의 자제 요청으로 올해 4월에는 기준금리(3.50%) 밑까지 떨어졌다. 최근 다시 4%대로 반등하고 있지만 증권사와 비교하면 아직 낮은 수준이다.


현재 증권사들이 제공하고 있는 1년 만기 발행어음의 연 금리 수준은 한국투자증권이 4.40%로 가장 높고 미래에셋·KB증권(4.30%)과 NH투자증권(4.15%)도 4%대다. 국내 은행 예금 상품 중 금리 수준이 가장 높은 SC제일은행 상품(4.2%)을 대부분 앞선다.


여기에 증권사들은 연 5%대 특판 상품까지 내놓으며 가입자를 유치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6개월물 연 5.2% 발행어음 특판 상품을 선보였고 KB증권도 신규 및 휴면 투자자를 대상으로 12개월물 연 5% 금리(6개월물 연 4.5%)로 특판 상품을 판매했다.


발행어음은 은행과 달리 가입 조건이나 한도 금액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통상 은행의 고금리 예·적금 상품은 자동이체나 특정 신용카드를 사용해 조건을 충족해야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원금과 이자를 합쳐 5000만원 한도까지 보호되는 예적금과는 달리 발행어음은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보호받을 수 없다. 하지만 발행사가 파산하지 않는 한 손실 가능성이 없어 저위험 투자상품으로 꼽힌다.


업계에선 1년 전 자금 조달을 위해 고금리로 풀린 예·적금상품 등의 만기가 돌아오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레고랜드발 자금시장 경색 사태 직후인 지난해 9~~11월 늘어난 금융사 정기예금은 116조원 규모다. 이자를 조금이라도 더 받으려는 수요가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증권사 발행어음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은행 금리 매력이 떨어지면서 비교적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는 발행어음에 대한 관심이 다시 커지고 있다”며 “대형 증권사로 투자처를 갈아타려는 금융 소비자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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