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미국 국채 금리 급등…은행 대출 이자율도 '뜀박질'


입력 2023.10.05 11:13 수정 2023.10.05 11:17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10년물 4.8% 돌파…금융채 5년물 4.6%

주담대 7%·전세대출 6% 돌파 '초읽기'

서울 한 시중은행의 대출 창구 모습. ⓒ연합뉴스

미국 국채 금리 급등 영향으로 국내 가계대출 금리가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동결을 지속하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 기준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5%에 육박하면서 시장도 이를 따라가는 모양새다.


시중은행의 주요 대출금리가 이미 6%를 넘어선 상황에서 계속되는 고금리 기조에 가계의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등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4.17~6.288%,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4.00~6.23%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5대 은행의 주담대 하단은 3%대를 유지했지만, 일주일만에 4%대로 오른 것이다.


이같은 오름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추석 연휴 기간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우려로 미국 10년물 국채가 4.8%를 돌파했다. 16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이 영향으로 국내 금융채 금리도 빠르게 상승 중이다. 특히 5년 만기 금융채를 준거 금리로 삼는 주담대 혼합형과, 금융채 2년물을 기준으로 하는 전세대출 고정형의 상승이 예상된다.


이날 기준 금융채 5년물 금리는 4.6115%까지 올랐다. 올해 3월 초(4.564%) 이후 7개월만의 최고치다. 단기물인 금융채 6년물 금리(4.0170%)도 꾸준히 오르더니 결국 4%를 돌파했으며, 금융채 2년물은 4.3428%까지 올랐다. 현재 5대 은행의 전세대출 고정형은 3.91~5.77% 수준으로 6%를 넘는 것은 시간문제다.


은행채 발행한도 제한 폐지와 고금리 정기예금 수신경쟁도 대출금리를 밀어오르는 요인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0월 레고랜드 사태에 따른 채권 시장 변동성 확대로, 과도한 수신경쟁을 방지하고나 은행채 발행 제한 조치를 취했다. 은행채가 다시 활발하게 발행되면 시장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당시 은행채 발행이 막히며, 은행이 고금리로 조달한 116조원 규모의 예・적금 만기도 도래했다. 이 자금을 유치하기 위한 경재으로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최근 4%를 돌파한 상태다. KB국민과 신한, 우리은행이 4.03~4.05% 1년 만기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수신 금리가 오르면 은행의 조달비용이 늘어 코픽스(COFIX, 자금조달비용지수)가 오른다. 즉 코픽스를 준거금리로 삼는 변동형 주담대 금리도 함께 오른다는 의미다.


50년 주담대 막차를 탔던 ‘영끌족’은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682조 4539억원으로 한 달 새 1조6419억원 늘었다. 5개월 연속 증가세다. 이중 주담대는 517조8588억원으로 같은 기간 2조8591억원 불어나며, 가계 대출 급증세를 견인했다.


다만 시중은행 관계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을 고려하면, 국내도 영향 받아 당분간 대출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시장에서는 이미 대출금리가 고점이라고 보기 때문에 올해 말 혹은 내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금리 동결 수순을 밟거나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