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 125㎏+용상 169㎏ 등 합계 294㎏으로 금메달 확정
2010년 장미란 이후 13년 만에 역도에서 배출된 금메달
'포스트 장미란' 박혜정(20)이 수식어에 걸맞은 활약으로 13년 만에 역도 금메달을 차지했다.
박혜정은 7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샤오산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역도 여자 87㎏ 이상급 경기서 인상 125㎏을 들어 올린 뒤 용상에서 169㎏을 보태 합계 294㎏으로 대회 정상에 올랐다.
아시안게임에서의 마지막 금메달은 2010년 광저우 대회 이후 13년 만이다. 당시 시상대 꼭대기에 섰던 이는 공교롭게도 여자 최중량급(당시 75㎏ 이상)인 장미란.
박혜정은 고교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내며 ‘포스트 장미란’, ‘제2의 장미란’이라는 호칭을 받았다. 그리고 지난달 열린 세계선수권에 이어 아시안게임까지 제패한 박혜정은 1년 앞으로 다가온 파리 올림픽에서의 선전을 예고했다.
박혜정은 여자 무제한급 현역 최고로 불리는 중국의 리원원(23)이 부상으로 빠지며 일찌감치 우승 후보로 지목됐다. 우승 경쟁자는 같은 태극마크를 달고 있는 손영희였다. 베테랑 손영희는 용상 한국신기록 보유자이며 2021년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차지했던 강자.
먼저 바벨을 들어 올린 손영희가 인상에서 115㎏, 120㎏, 124㎏을 차례로 성공하자 박혜정 역시 손영희를 의식하며 118㎏, 123㎏, 125㎏을 성공시키며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태국의 두안각소른 차이디가 합계 275㎏로 동메달을 확정한 뒤에는 박혜정과 손영희의 본격적인 맞대결이 전개됐다.
손영희는 자신의 강점인 용상에서 1차 155㎏, 2차 159㎏을 성공해 박혜정을 압박했다. 그러자 박혜정도 차분하게 157㎏, 160㎏을 들어 올려 조금씩 달아나기 시작했다. 3차 시기에서 승부수를 던진 손영희는 자신이 갖고 있는 한국 신기록(169㎏)을 신청했으나 아쉽게 마지막 힘을 짜내지 못하며 실패하고 말았다. 반면, 자신감이 붙은 박혜정은 손영희의 기록을 똑같이 써냈고 금메달을 번쩍 들어올렸다.
박혜정은 금메달 확정 후 “웃으면서 돌아가자라는 말을 했는데 약속을 지켰다. 더욱 노력해 리원원까지 제치도록 하겠다”라며 “세계선수권 우승 후 많은 기록들이 나오고 있다 들었다. 내게는 모두 벅찬 말들이다. 제2의 장미란이라는 수식어가 영광스럽다. 이제는 ‘제1의 박혜정’이 되겠다”라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