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민간투자 바탕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기흥·평택 연계 집적 효과 노려
한덕수 총리가 17일 국무회의에서 용인 첨단시스템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성안을 의결했다. K-반도체 벨트가 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이 속도를 내고, 2027년 '용인발' 반도체 윤곽이 드러났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총리는 이날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대규모 민간투자를 바탕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려는 것"이라며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기흥·평택 등 주변의 산업단지와 연계된 집적 효과로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자 안보자산인 반도체 산업 전반의 역량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오늘 그 조성계획을 심의해 속도감 있는 추진을 뒷받침하고자 한다"며 "첨단산업 경쟁력의 핵심은 속도와 타이밍이다. 관계부처에서는 기반시설 구축, 인허가 신속처리 등 필요한 조치들을 차질없이 추진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이날 안건으로 올라온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 조성(안)은 정부가 지난 3월 15일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표한 '국가첨단산업벨트 조성계획' 및 7월 20일 첨단전략산업위원회에서 발표한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안)'에 따라 추진 중인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의 신속한 시행을 위해 마련됐다. 여기에는 공공기관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위한 계획을 보고하고, 국무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확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사업은 2019년 2월 정부와 SK하이닉스가 차세대 메모리반도체 생산 기지 마련을 위해 합동으로 발표한 사업으로, 10년간 120조원을 투자해 경기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대 415만㎡(126만 평) 부지에 메모리반도체 공장 4곳을 만들고 50여개 이상의 협력사를 입주시킬 계획이다.
시행자는 SK하이닉스가 출자한 특수목적법인(SPC) 주식회사 용인일반산업단지로 공장이 완공되면 매달 최대 80만 장의 웨이퍼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2019년 2월 반도체 클러스터는 발표 이후 인근 지자체 반대로 환경영향평가에만 2년 가까이 걸렸지만, 조성 작업은 당초 계획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다.
현재 토지 보상이 완료돼 문화재 정밀조사가 이뤄지고 있고 SK하이닉스의 첫 번째 팹이 건설될 부지는 연내 문화재 조사까지 마칠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관계자는 "반도체 단지 조성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의 혁신적이고 전폭적인 지원"이라며 "용인을 세계적 반도체 중심도시로 만들기 위해 손발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중동 불안으로 불확실성 증대
제도·규제 개선해 민생안정 도모
아울러 정부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무력 충돌 여파로 국제 유가와 국내 물가 상승 압박이 커지면서 민생안정을 위한 규제 혁신을 통해 선제·종합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한 총리는 특히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과 관련해 물가 관리를 당부했다.
한 총리는 "최근 중동 정세 불안이 가중돼 우리 경제에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이는 회복기 한국 경제에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고, 특히 국제 유가의 변동성은 물가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또 "각 부처에 민생물가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각별한 각오로 서민 장바구니 물가 안정에 총력을 기울여 달라"며 "상황 변화에 따라 필요한 경우,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대응 방안도 검토해 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특히 "현재와 같은 고물가·고금리 상황에서 민생안정을 위한 정책 수단에 한계가 있다"며 "기존 제도나 규제 개선을 통해 다양한 방안들이 강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이와 함께 민생안정을 위한 규제 혁신 과제도 적극적으로 발굴하라고 주문했다. 또 다음 달 '2030 세계박람회 개최지 발표'와 관련 부산 개최를 위해 마지막까지 총력을 기울여달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