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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그룹 실적 연말 '보릿고개'…내년엔 다시 '서프라이즈'


입력 2023.10.20 06:00 수정 2023.10.20 06:00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3분기 정체-4분기 악화 관측

대출 연체 리스크 비용 확대

해 바뀌면 완연한 회복 전망

실적 악화 이미지. ⓒ연합뉴스

국내 대형 금융그룹들이 연말로 접어들수록 실적 보릿고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자 마진에는 여전히 청신호가 켜져 있지만, 쌓여가는 대출 연체와 그에 따른 비용이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하지만 올해 중 이런 부실 리스크를 떨쳐내면서 내년 초부터는 다시 어닝 서프라이즈를 맞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예측한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그룹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총 4조3685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0% 늘어날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그룹별 흐름은 다소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은 1조3564억원으로, 신한금융은 1조2288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각각 9.5%와 0.8%씩 당기순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하나금융은 9420억원으로, 우리금융은 8413억원으로 각각 2.5%와 34.6%씩 당기순이익이 증가할 것이란 예상이다.


다만 올해 말로 갈수록 성적이 눈에 띄게 악화될 것이란 게 중론이다. 조사 대상 금융그룹들의 올해 4분기 당기순이익은 2조8934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3.8%나 줄어들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예견이다.


KB금융의 당기순이익은 6795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49.9% 급감하며 반 토막 날 것이란 관측이다. 신한금융 역시 8566억원으로, 하나금융은 8221억원으로 각각 30.0%와 12.7%씩 당기순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우리금융도 당기순이익이 5351억원으로 36.4%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다.


실적의 핵심인 이자 마진은 여전히 든든한 기반이 될 전망이다. 높은 금리가 유지되고 있어서다. 여기에 최근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채권금리 고공행진 등을 감안하면, 적어도 올해 말까지는 높은 시장 이자율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일곱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중 7월과 10월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에 따른 현재 한은 기준금리는 3.50%로, 2008년 11월의 4.00% 이후 최고치다.


문제는 부실 비용이다. 높은 금리가 이어지면서 대출을 갚는데 어려움을 겪는 차주가 많아지고, 이는 금융권 전반에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각 금융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대형 은행들이 잠재적 대출 균열에 대비하기 위해 감당하고 있는 출혈은 이미 급격히 확대되는 모양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이 올해 상반기 적립한 신용손실충당금은 1조75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0.1% 급증했다. 신용손실충당금은 금융사가 고객들에게 빌려준 돈의 일부가 회수되지 못할 것을 대비해 미리 수익의 일부를 충당해 둔 것이다.


5대 금융그룹 당기순이익 전망. ⓒ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그러나 해가 바뀌고 나면 상황은 급반전할 것이라는 게 증권사들의 관측이다. 올해 충분한 충당금을 모아둔 만큼 내년부터는 실적 개선 추세가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내년 1분기 4대 금융그룹의 당기순이익은 4조87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68.3%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KB금융은 1조5040억원으로, 신한금융은 1조3800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21.3%와 61.1%씩 당기순이익이 증가할 것이란 예상이다. 하나금융 역시 1조720억원으로, 우리금융도 9140억원으로 각각 30.4%와 70.8%씩 당기순이익이 늘어난다는 추산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향후 실적의 관건은 여신건전성 악화에 대비한 관리 비용"이라며 "올해까지는 어려움이 있겠지만 내년부터는 다시 개선 흐름으로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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