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민주당 현역 '삭발 투쟁' 호남에 집중된 이유는?…"지역 내 물갈이론 영향"


입력 2023.10.20 00:00 수정 2023.10.20 08:37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올해 오염수·양곡관리법·새만금 예산 관련 삭발

최근엔 '전남지역 의대 신설' 촉구하며 머리 밀어

5개월 사이에 두 차례나 머리 민 의원 나오기도

11명 모두 호남…지역 인물 교체 여론 의식한 듯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이 18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열린 윤석열정권 전라남도 의과대학 유치 촉구 집회에서 삭발을 하고 있다. ⓒ뉴시스

"여보 맘대로 머리 밀어 미안해"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페이스북 글)


올해 들어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삭발 투쟁'이 빈번해진 모습이다. 올해만 민주당 의원 11명이 삭발했다. 전남지역 의대 신설 촉구,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반대, 새만금 사회간접자본 예산 삭감 반대, 양곡관리법 관련 등 그 이유도 다양하다. 정치권에서는 이같은 강경 행보가 '호남 물갈이론'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올해 민주당이 주도한 삭발식은 크게 4차례 있었다. 시작은 지난 3월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관련이다. 당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대책단 소속인 윤재갑 의원은 지난 3월 30일 국회본청 앞 계단에서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반대 및 대일 굴욕외교 규탄대회에서 대표로 삭발을 감행했다.


지난 4월에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신정훈·이원택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양곡관리법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가 유력시되자 "대통령이 거부하면 대통령을 거부하겠다"라며 삭발식에 임했다.


지난달에는 김윤덕·김성주·신영대·윤준병·이원택·안호영·한병도 의원이 잼버리 사태에 따른 새만금 사업 예산 삭감에 항의하면서 삭발했다. 이 중 이원택 의원은 5개월 새 두 번이나 머리를 밀었다.


가장 최근에 이뤄진 삭발식은 지난 18일 전남지역 의대 신설 촉구 목적이었다. 소병철 의원과 김원이 의원은 각각 국회와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삭발했다.


올해 삭발한 의원들의 공통점은 '호남'에 지역구를 뒀다는 점이다. 호남을 지역구로 한 민주당 의원은 모두 27명으로, 절반에 가까운 인원이 삭발 투쟁에 나선 것이다.


3월 30일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강행,수산물 수입 재개 강요 규탄 및 대일 굴욕외교 규탄대회에서 윤재갑 의원이 삭발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DB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호남의 민심을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호남이 민주당의 전통적인 텃밭인 탓에 경쟁자가 많아, 의원들이 자신을 각인시키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으로 삭발이라는 강경 수단을 택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종근 시사평론가는 "총선 전 진행되는 여론조사에서 현역을 뽑을 것이냐, 새 인물을 뽑을 것이냐는 문항에 새 인물을 뽑겠다는 응답 비율이 가장 높은 게 대체로 호남과 영남"이라며 "경선만 통과하면 당선된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다른 지역구보다 자당 경쟁자가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임팩트 있는 활동을 통해 강성 이미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와 연합뉴스TV가 메트릭스에 의뢰해 지난 7~8일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에 따르면 '현재 거주 지역의 지역구 의원이 내년 총선에 다시 출마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라는 질문에 53.3%가 '다른 인물을 뽑겠다'고 답했다. 지역별로는 호남(66.1%)에서 인물 교체 여론이 가장 컸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호남 유권자들은 좀 강하게 하는 걸 좋아하고 뭐라도 좀 센 걸 하라고 지역구 의원들에게 요구한다더라"라며 "그러니 의원들이 삭발과 같은 강경 투쟁을 하는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한 바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도 "호남 의원들은 지역 특성상 그럴 수밖에 없다. 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방증하듯 삭발을 한 호남 의원들 저마다 지역을 향한 호소를 곁들였다. 김원이 의원은 19일 페이스북에 "전남권 의대 신설, 목포 의대 유치에 대한 우리 입장이 얼마나 절박한지 보여줄 방법이 많지 않았다"라며 삭발 배경을 설명했다.


소병철 의원도 전날 전남지역 의대 신설 촉구 기자회견 후 삭발하면서 "이 순간 나는 두발을 바쳤지만, 200만 전남도민과 28만 순천시민을 위해 온몸을 바칠 각오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1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 잘났어 2023.10.20  09:23
    돌대가리들 머리카락만 짤라서 되겠냐
    0
    0
1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