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다음주 혁신위원들과 5·18 갈 것"
혁신위원으론 '소장파' 천하람 위원장에 손
내밀기도…"'다양한 분'의 목소리 들어야"
일각선 "지도부, 혁신위에 '백지수표' 줘야"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범이준석계와 호남에 손을 내밀면서 당내와 지역 통합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당내에서도 인 위원장의 이 같은 노력을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다. 다만 실질적인 혁신이 이뤄지기 위해 지도부가 인 위원장에게 확실한 전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인 위원장은 2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다음 주 정도면 위원들이, 전문가들이 정해지면 5·18에도 모시고 갈 거다. 출발은 그게 맞는 거 같다. 그 다음은 그 분들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좋은 정책을 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5·18은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국립5·18민주묘지를 의미한다. 이는 본격적인 호남 끌어안기 행보를 시작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지역 통합에 앞서 인 위원장은 당내 통합에 대한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그 출발점으로 최근 신당 가능성을 내비친 이준석 전 대표를 포용하겠다는 시그널을 내놨다.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이날 인 위원장으로부터 혁신위원 제의를 받았다고 시인했다. 천 위원장은 CBS라디오에 나와 "어젯밤 저녁 시간대에 인 위원장의 전화를 받았다. 잠깐 생각해본 다음에 '조금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거절 말씀을 드리게 됐다"고 말했다.
비록 이뤄지지 않았지만 범이준석계로도 분류되는 천 위원장의 영입을 시도한 것 자체가 통합에 대한 의지를 확인시켜준 것이라는 당내 분석이 나온다. 유의동 정책위의장은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천 위원장의 영입 제안에 대해 "(위원 인선은) 위원장께서 결정할 문제지만 다양한 분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차원에서는 좋은 의견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인 위원장 역시 통합을 강조하는 목소리를 재차 내기도 했다. 인 위원장은 이날 "내가 여기 온 것은 변화를 상징한다. 변화시킬 것"이라며 "우리는 변화를 원한다. 내가 여기 온 건 거침없이, 조금 망가져도, 조금 희생돼도 여기서 굉장히 상처를 많이 받아도 최선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위원장 인선이 확정된 후 "생각은 달라도 사람은 미워하진 말자는 통합을 추진하겠다"는 메시지와 일맥상통한다는 분석이다.
다만 당내 일각에선 인 위원장의 의지에 맞게 당 지도부가 전권을 꼭 보장해주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직전 혁신위원회를 이끌었던 최재형 의원 이날 KBS라디오에 나와 "김 대표가 '혁신위에 전권을 줬다'고 말하는데 비대위(비상대책위원회)가 아닌 이상 당 운영에 전권을 준 것은 아니고 혁신안에 대한 전권을 준 것 아니냐"라며 "김기현 대표가 혁신위 '백지수표를 줬다, 금액이 얼마든지 나는 그걸 다 지불하겠다', 이런 강한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