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국면 맞은 1기 신도시 특별법, 연내 통과 가시화

정부·여당, 특별법 추진에 야당 공감대 형성

1기 신도시 혜택 쏠림 지적에…민주당 “지방 구도심도 지원”

내년 마스터플랜 수립…주택 공급 활력 기대

지지부진하던 1기 신도시(일산, 분당, 평촌, 산본, 중동) 특별법(노후계획도시 정비를 위한 특별법)의 연내 통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일부 지역에 집중되는 특혜로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던 야당이 특별법의 조속한 통과에 공감하면서 급물살을 타는 모습이다.ⓒ고양시

지지부진하던 1기 신도시(일산, 분당, 평촌, 산본, 중동) 특별법(노후계획도시 정비를 위한 특별법)의 연내 통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일부 지역에 집중되는 특혜로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던 야당이 특별법의 조속한 통과에 공감하면서 급물살을 타는 모습이다.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국회에 특별법 통과를 촉구한 데 이어 더불어민주당에서도 긍정적으로 답하면서 법안 처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오는 22일 국회 국토위 소위원회에서 특별법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3월 발의한 특별법은 노후계획도시의 재정비 사업에 각종 혜택을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특별정비구역으로 통합 재건축을 추진할 경우 안전진단 완화 및 면제, 용도 변경, 용적률 최대 500% 적용 등의 혜택이 담겼다.

당초 개발된 지 30년이 도래한 1기 신도시 재정비를 뒷받침해주기 위해 추진되던 특별법은 조성된 지 20년이 지났고 100만㎡ 이상인 지역으로 적용 대상이 확대돼 발의됐다. 이에 따라 1기 신도시뿐 아니라 서울 상계·중계·목동, 부산 해운대, 대전 둔산 등 전국 51개 지역이 특별법 대상에 포함된다.

그동안 야당에서는 특정 지역의 정비사업에 특혜를 몰아줄 수 있다는 이유로 특별법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으나 최근 입장을 선회했다.

다만 단서가 붙었다. 지난 1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병욱·김민철·최인호·한준호 민주당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 구도심 재정비 지원을 위한 도시재정비촉진법 개정안과 특별법을 동시에 처리하겠다고 발표했다. 특별법 특혜 우려를 고려한 방침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의원들은 “특별법 적용대상이 수도권에 집중돼 국토균형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며 “민주당은 특별법과 도시재정비촉진법을 연내에 동시 통과되도록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여야는 특별법의 형평성과 지원될 혜택 수준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기존 도시는 연접 개발로 100만㎡ 이상이라는 조건을 갖추기 어렵다”며 “1기 신도시뿐 아니라 면적 기준을 30만㎡ 이상으로 낮춰 일정 규모가 넘는 노후도시라면 계획적, 체계적으로 개발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별법이 통과되면 내년에는 마스터플랜인 정부의 정비기본방침이 수립되고 1기 신도시 지자체는 정비기본계획을 세워 정비사업 방향성이 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기반시설 확충과 공공기여, 이주문제 등에 대한 내용도 구체화된다.

권 교수는 “특별법으로 혜택을 주는 만큼 개발이익에 대해서는 도시기반시설을 확충하는 데 기반이 확보될 수 있도록 충분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서울이나 1기 신도시 등 수요가 높은 수도권 도심 내 주택 공급에 활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얼마 전 발표된 오산세교나 용인이동 등 외곽의 신규택지를 개발하는 것 보다 입지적인 장점이 있을 것 같다”며 “주택 공급에 대한 측면에서도 수도권이 팽창할 수 있는 여력이 언젠가 사라지기 때문에 물리적인 확대보다는 내부 공간을 효율화한다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동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곳들까지 무리하게 인센티브를 줘서 정비사업을 하도록 하는 노력은 자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