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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곳이 없네”…연이은 악재에 멀어지는 ‘6호’ 초대형 IB


입력 2023.11.22 15:49 수정 2023.11.22 16:02        노성인 기자 (nosaint@dailian.co.kr)

키움·메리츠證, 영풍제지·이화그룹 이슈로 난관

하나證 ‘주목’…하나운용 편입 등 실적 개선 박차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연합뉴스

최근 6번째 초대형 투자은행(IB) 자리를 노리던 증권사들이 한 발 물러선 모양새다. 대대주 적격성과 같은 내부통제 이슈와 시장 불확실성에 따른 수익성 하락 등으로 지정 신청을 미룰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초대형IB로 인가를 낸 증권사는 미래에셋·한국투자·KB·NH투자·삼성증권 등 총 5곳이다.


여기에 키움증권과 하나증권 등이 대내외적으로 초대형 IB 지정 신청과 단기금융업(발행어음업) 인가 신청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면서 연내 6호 초대형 IB의 등장이 기대돼 왔다. 다만 올해 나타난 각종 악재에 이들 증권사의 신청 및 심사가 무기한으로 미뤄지는 모양새다.


초대형 IB가 되기 위해선 자기자본 4조원(별도기준) 이상의 자기자본을 확보한 증권사가 내부통제 시스템, 재무 건전성, 대주주 적격성 등 금융 당국의 엄격한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초대형 IB 지정과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게 되면 외부 자금 조달이 용이해 진다는 장점이 있다. 고객들에게 자기자본의 200%까지 발행어음을 판매하고 이를 투자 재원으로 사용할 수 있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말 자기자본 규모를 4조원까지 불리면서 올해 초 초대형 IB 지정을 위한 출사표를 던졌다.


다만 지난 4월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發) 주가 폭락 사태에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발생했다. 여기에 더해 지난달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로 5000억원 규모의 미수금이 발생하면서 내부통제 관련 의구심이 커졌다.


연내 초대형 IB 신청을 준비하던 키움증권 연이은 악재에 신청을 미루고 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 전경. ⓒ키움증권

이외에 현재 메리츠증권·신한투자증권·하나증권 등 기존에 대형 IB 지정을 위한 재무 요건을 충족한 다른 증권사들도 상황이 녹록치 않다.


메리츠증권의 경우, 지난 2021년 2000억원대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 4조원을 달성했다. 그러나 최근 김영준 이화그룹 회장 구속으로 계열 주식이 거래 정지되기 전 지분을 전량 매도해 90억원에 달하는 차익을 챙긴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는 등 해당 논란이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 2019년 자기자본 4조원을 돌파한 신한투자증권 또한 당분간 초대형 IB 신청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주요 사모펀드에 대한 추가 검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라임펀드’와 ‘젠투펀드’ 환매 중단 사태의 당사자인 신한투자증권의 신뢰성 문제가 재점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하나증권이 6호 초대형IB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대규모 충당금으로 인한 실적 악화 해결이 선결 과제라고 꼽았다. 실제 하나증권은 올 3분기 누적 144억원의 분기순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했다. 분기별로 보면 지난 2분기 487억원 순손실에 이어 3분기에도 489억원의 손실로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하나증권은 하나자산운용(전 하나UBS자산운용)의 자회사 편입 등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 IB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만큼 먼저 자산운용사와 시너지를 통한 상품 관련 경쟁력 확보로 리테일을 강화해 수익성 개선에 힘을 쏟는다는 분석이다.


회사 관계자는 “초대형 IB는 꾸준히 준비하고 있었고 올해 하나자산운용의 완전 자회사 편입이 되면서 내년으로 일정이 밀리게 됐다”며 “초대형 IB의 핵심이 발행어음인 만큼 인가를 함께 진행할지 여부에 대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성인 기자 (nosai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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