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의료서비스 환경이 가장 열악한 경기북부 주민 삶의 개선을 위해
제생병원 첨단의료시설을 갖춘 대진대학교에 의과대학 신설 꼭 필요.
최근 정부는 의사 수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5년부터 의대 정원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전국 40개 의과대학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원 확대 수요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전국 40개 의과대학 중 경기북부에 소재한 의과대학은 단 한 곳도 없다는 사실이다.
경기도의 인구수는 전국에서 세 번째로 많지만,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전국 최저 수준에 해당할 만큼 대민 의료서비스가 너무 취약한 실정이다.
의료 취약지역인 경기북부, 특히 포천시는 70여 년간 접경지역의 각종 규제로 인해 수도권임에도 수도권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문화, 교육, 교통의 결핍 속에 살고 있다.
하지만 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의료는 생존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15만명의 포천시민도 평등한 의료서비스를 누릴 권리가 있다.
포천 관인면에서 중대한 수술을 해야 하는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경우 가장 가까운 의정부 성모병원은 56km, 서울 아산병원까지는 84km를 달려가야 한다. 1~2시간 걸려 골든 타임을 놓치는 환자들이 부지기수다. 당장 빠른 진료 및 응급처치를 할 수 있는 병원이 없기 때문에 벌어지는 진풍경이다.
그나마 경기도에서 운영하는 포천의료원도 전문의가 부족해 걸핏하면 진료 공백이 생기는 데다 독감 백신 투여와 고혈압 치료 등 기초 진료에 치우쳐 운영되고 있다.
대도시 종합병원 및 대학병원의 전문의 진료 예약도 한없이 밀려있다.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포천의 의료서비스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대형 종합병원을 유치하는데 지자체로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기북부지역은 증원할 의과대학도, 진료받을 병원에 대한 선택권조차 없다. 인접한 접경지역 시군인 연천, 동두천,강원 철원도 역시 같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오죽하면 동두천시가 공사가 중단된 제생병원 건물에 공공의료원을 유치하는 방안을 경기도에 제출했을까.
서울과 대도시로 치우쳐진 의료 불균형은 결국 인구감소와 지역 소멸을 불러올 것이 자명한 일이다.
의료수급 안정화를 위해서는 기존 의대 정원을 늘리는 방안도 좋지만 의료 인프라가 갖춰진 대학의 의대 신설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의대 신설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포천시에 소재한 대진대학교는 첨단 의료시설 등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의료진이 충원될 경우 접경지역 시.군의 의료사각지대 문제까지 해결하는 의료 거점이 될 수 있다.
의료법인 대진의료재단은 분당 제생병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동두천시와 강원 고성군 등 2개 시군에서 각각 1480개 병상과 600개 병상의 제생병원 개원을 준비하고 있다. 동두천.고성 병원이 20년 넘도록 공사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며 개원을 준비하고 있지만 의료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병원을 개원하는 데 지자체 지원에 한계가 있는 것이다.
가천대학교 의대와 아주대학교 의대,성균관대학교 의대가 기존 종합병원(길병원,아주대병원,삼성의료원)을 기반으로 신설되었던 것처럼 정부가 제생병원을 갖춘 대진대학교에도 경기북부 의료부족 해소를 위해서는 의대설립을 허용해야 할 시점이다.
이는 단순히 기존 의대 정원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의료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의과대학 신설도 함께 추진해 지역 필수 의료를 담당하도록 하는 것이 더욱더 효과적이며 바람직한 방향이다.
의료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지역 의료체계를 구축하는 등 공적 영역인 의료에 공백이 없도록 인프라를 갖춘 대학에 의과대학 신설을 서둘러야 한다. 지방에 소재한 공공의료원과 보건소의 인력 확충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의료사각지대의 의료공백을 메우고, 지역 성장을 견인하는 등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대진대학교 의과대학 신설은 반드시 필요하다.
대진대 의과대학 유치는 포천만의 문제가 아닌 경기북부지역 모두의 문제다. 해당 지자체와 주민들은 의과대학 신설을 위해 다함께 노력하고 힘을 모아야 할 때다.
글/ 백영현 포천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