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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엔 와인” 옛말…주류업계, 쌓이는 재고에 ‘속앓이’


입력 2023.12.07 07:51 수정 2023.12.07 07:51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하이볼 신주류 트렌드 부상하며 와인 소비 줄어

통관 늦추고, 선적 상태로 대기도

할인율 높여 묶음판매 등 마케팅 집중

서울 여의도 한 편의점에서 고객이 홈파티용 와인을 고르고 있다.ⓒ뉴시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급성장했던 와인 시장이 주춤하면서 주류업계가 재고 처리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7일 데일리안이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국내 와인(HS코드 220421) 수입액은 3억2489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3억9095만 달러)과 비교해 16.9% 감소했다.


작년에는 전년인 2021년 1~10월과 비교해 수입액이 1.3%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올 들어 와인 수입이 하락세로 반전된 셈이다.


와인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가장 큰 폭으로 성장한 주종이다.


외식을 비롯한 각종 야외모임이 줄면서 수입주류 부동의 1위인 맥주를 제치고 1위에 오른 바 있다. 홈파티 문화가 확산된 데다 다양한 가격대의 와인이 국내 소비자들에게 소개되면서 전성기를 맞았다.


하지만 올 상반기 엔데믹 이후 야외활동이 늘고 젊은층을 중심으로 하이볼 문화가 새로운 주류 트렌드로 급부상하면서 와인 수입은 줄고 위스키는 증가하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같은 기간 위스키 수입액은 2억2146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수입량은 26.8% 큰 폭으로 증가했는데 하이볼 문화가 확산되면서 고가 프리미엄 위스키 보다는 중저가 제품 수입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2년 전인 2021년(1~10월)과 비교하면 와인 수입액은 15.9% 줄어든 반면 위스키는 두 배 이상 늘었다.


2021년~2023년 와인, 위스키 수입액 현황.ⓒ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

1년 만에 상황이 반전되면서 와인을 수입해 판매하는 주류업계도 난감한 상황이다.


보통 길게는 6개월에서 짧게는 3개월 가량 와인 수입 물량을 미리 계약하는 관행을 비춰보면 현재 쌓인 재고에 더해 내년 물량까지 부담이 크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올 상반기 엔데믹 이후 점차 쌓이기 시작한 재고 물량은 연말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등의 와인 할인 행사에도 소진되지 못하고 창고를 차지하고 있다.


와인 수입사는 물론 유통사 창고마다 재고가 쌓이면서 내년 수입 계획 보다는 연말 재고처리에 더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홈파티나 모임이 늘어나는 연말에 와인 소비량이 크게 늘지만 올해는 전통적인 레드, 화이트 와인 대신 샴페인 정도만 작년에 비해 판매량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진행한 백화점, 대형마트의 올해 와인 할인 행사의 경우 작년에 비해 판매가 한참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올 초에 계약한 물량이 계속 들어와야 하지만 재고로 창고에 자리가 없어 통관을 늦추거나 배에 선적한 상태로 대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편의점이나 대형마트 할인 행사를 확대하고 할인폭을 크게 하는 대신 대량 판매가 가능한 묶음 판매 등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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