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반대서 '조건부 찬성'으로 입장 선회
'정부의 공식 사과' 조건 맞추기가 관건
50인 미만 중소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이 한 달 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부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2년 유예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영계에서 전면 적용에 대해 난색을 표하면서 유예기간 연장을 요구하고 나 가운데 반대 입장을 표명해오던 더불어민주당이 조건부 찬성으로 입장을 바꿨기 때문이다.
18일 고용노동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여야는 내년 1월 27일 시행 예정인 중대재해처벌법 상시근로자 50인 미만(공사금액 50억원 이상) 사업장 적용 여부를 놓고 협상 중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지난 2021년 1월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지난해 1월 27일부터 시행됐다. 다만 전면 도입에 앞서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서는 2년 간 시행을 유예해 2024년 1월 27일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시행을 앞둔 시점에서 경영계가 전면 적용은 시기 상조라고 반발하자 여당에서 법 적용을 2년 재유예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정부여당은 유예 연장의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보고 있다. 당초 반대 입장을 내세우던 민주당이 조건부 찬성 카드를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내건 조건은 ▲정부의 공식 사과 ▲향후 2년 간 구체적인 지원방안 수립 ▲2년 후 반드시 시행 등이다. 여야는 중대재해처벌법을 사실상 내년도 예산안과 함께 묶어서 협상하고 있다.
실제로 정부는 향후 2년 간 구체적인 지원방안 수립과 관련해 예산 조정에 나서는 모습이다. 고용부는 내년도 예산안에 1조4500억여원 규모의 산업재해예방사업을 확대 편성했고 조만간 세부 계획도 발표할 예정이다.
여야가 연구개발(R&D) 예산 증액 등에 이견을 보이고 있어 난항을 겪고 있지만 오는 20일 예산안을 통과시키기로 약속한 만큼 이부분이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또한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최근 소규모 업체들인 모인 산업단지를 찾아 현장 의견을 청취하고 안전보건체계 지원을 약속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년 후 반드시 시행도 큰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공식 사과와 관련해 어떤 부분을 사과하고 누가 사과 할지 등에 대한 결정에서 의견을 좁힐 수 있을지 미지수다.
정부 관계자는 "누가 사과할 것인지와 사과 방식, 어떤 부분에 대한 사과를 해야할지 등에 대해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