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자로 위장해 "사인해달라"며
'종이 왕관' 머리에 쓴 채로 공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부산 현장 방문에 나섰다가 흉기를 든 신원불상의 남성으로부터 좌측 목 부위를 찔렸다. 해당 남성은 이 대표가 오기 전부터 미리 현장에 도착해 주위를 둘러본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3분께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 현장에 도착했다. 이 시간부터 지지자들은 이 대표의 이름을 연호하기 시작했다.
이후 이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정치는 없는 길을 만드는 것이다. 상황을 지켜보고 국민이, 지역이 각각 알아서 해결하도록 방치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길, 희망의 길을 개척하는 게 정치"라며 "정치권이 분발해서 국민이 희망적으로 미래를 설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10시 24분경 현장 행사가 마무리 됐고, 이 대표는 차량 쪽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취재진과 지지자들에 둘러싸여 질문과 응원을 동시에 받았다.
10시 29분경 머리에 붉은색으로 쓰인 '총선승리' 문구가 적힌 종이 왕관을 쓴 한 남성이 취재진을 뚫고 이 대표 앞으로 다가와 "대표님, 사인 좀 해주세요"라며 면전으로 다가갔다.
이 대표가 사인을 해주려 할 때 괴한은 곧장 오른손으로 왼쪽 목 부위를 흉기로 가격했고, 이 대표는 피를 흘리며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행사시작 불과 20여분 만에 벌어진 사건이다.
용의자는 현장에서 검거됐다. 범행에 쓰인 것으로 보이는 흉기는 과도처럼 보이진 않았다. 길이는 칼날 길이는 약 20㎝ 정도로 보였고, 아래가 넓고, 위로 갈수록 좁아지는 타원형이었다.
용의자는 이 대표 도착 전부터 종이 왕관을 쓰고 가덕도 현장을 배회하고 있었다. 뒷짐을 지거나 현장 관계자들과는 거리를 둔 채 지켜보고 있는 식이었다.
한편 이 대표는 10시 52분께 아미동 부산대병원 외상센터로 이송됐다. 이 대표는 현재 수술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