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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익 6.5조' 삼성전자, 올해 정상화 '반도체·모바일' 달려(종합)


입력 2024.01.09 10:17 수정 2024.01.09 10:36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4Q 영업이익 2조8천억…시스템 반도체 및 가전·TV 부진 영향

10조원대 반도체 적자에 전체 영업익 6조원대 '부진'

메모리 중심 수요·가격 개선 기대…모바일도 플래그십 신제품 효과 전망

서울 서초동 삼성서초사옥 전경.ⓒ데일리안 DB

삼성전자가 지난해 6조원대의 저조한 영업이익을 거뒀다. 연간 기준 삼성전자가 6조원대의 영업이익을 낸 것은 2008년(6조319억원) 이후 15년 만이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은 유례 없는 불황으로 대규모 적자를 낸 반도체(DS) 부문에 기인했다. 모바일(MX), 디스플레이(SDC) 등이 나름 선방하기는 했지만 3분기 누계로만 반도체에서 12조6900억원의 적자를 내 실적이 '어닝 쇼크'급으로 크게 미끄러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결 기준 연간 영업이익이 6조5400억원을 기록, 전년 43조3800억원과 견줘 84.92% 감소했다고 9일 밝혔다. 이 기간 매출액은 258조1600억원으로 전년 302조2300억원 보다 14.58% 줄었다.


4분기 실적은 매출 67조원, 영업이익 2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91%, 35.03% 감소했다.


연간 실적과 4분기 실적 모두 증권사 컨센서스(추정치)를 크게 하회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D램을 중심으로 반도체 개선이 가시화되면서 4분기 영업이익은 3조4410억원, 연간으로는 7조4886억원을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 뚜껑을 열어보니 4분기는 6410억원, 연간으로는 9486억원이나 밑돌아, 결과적으로 반도체 부문 개선폭이 기대했던 것만큼 두드러지지는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반도체 각 사업부문별로 보면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D램을 중심으로 한 메모리 반도체는 반등 기조를 이어갔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스템 LSI(반도체 설계) 등 시스템 반도체에서 부진이 지속돼 적자폭 개선에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다올투자증권은 "최근까지의 감산에 따른 단위당 원가(고정비 부담) 증가 등을 감안할 때 4분기 매출 확대폭 보다 이익 개선폭은 정상적 구간 대비 작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4분기 가전·TV 사업 부문에서도 성적이 저조했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이 기간 항저우 아시안 게임, 중국 국경절, 중국 광군제,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로 이어지는 대형 이벤트가 무색하게도 수요 부진·치열한 마케팅 경쟁으로 이익폭이 대폭 줄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성수기임에도 4분기 TV 출하량은 5455만대를 기록, 전년 동기와 견줘 1.7%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렇게 되면 출하량은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게 될 전망이다.


지난해 반도체·가전·TV가 부진했지만 모바일(MX), 디스플레이(SDC) 등에서는 상대적으로 견조해 사실상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 개선을 주도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간 중소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중심으로 시장장악력을 확대해온 삼성디스플레이(SDC)의 4분기 시장 평균 컨센서스(추정치)는 약 1조9000억원이다.


4분기 흑자는 애플향 OLED 공급 증가 영향이 크다. 앞서 애플은 지난해 9월 아이폰15 시리즈 출시했는 데 기술 난도가 높은 상위 모델인 프로와 프로맥스에 삼성·LG OLED가 나란히 탑재됐었다. 이 같은 호실적으로 연간 기준 5조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모바일(MX) 부문은 4분기 플래그십 효과 축소로 3분기 보다는 물량과 가격 모두 떨어지며 영업이익이 2조3000억원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수치가 현실화될 경우, 3분기 누계(10조2800억원) 이익과 더해 연간으로는 12조5800억원의 영업이익이 점쳐진다. 사실상 모바일과 디스플레이가 지난해 실적을 견인한 셈이다.


삼성전자 영업이익 추이(출처 : 삼성전자)ⓒ데일리안

올해는 지난해 보다 개선되는 PC, 모바일, 서버 등 주요 산업 회복세로 반도체와 모바일을 중심으로 이익 개선폭이 두드러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반도체는 가격 반등, 수요 회복 등에 힘입어 D램을 중심으로 정상화 궤도를 밟으며 올해 약 10조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이라는 예상이 제기된다. 삼성전자 DS 부문은 내부적으로 올해 영업이익 목표치를 11조5000억원으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모리 반도체는 지난 10월부터 3개월 연속 범용 제품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며 올해 개선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그간 삼성은 재고가 많은 레거시 제품 감산에 집중하는 대신 HBM, DDR5, LPDDR5x 등 선단 공정 제품 비중은 늘리는 방식으로 수익 개선에 나섰다. 수익 최적화 구조를 만들었기 때문에, 수요만 받쳐줄 경우 가파른 이익 증가가 예상된다


트렌드포스는 D램 평균판매단가(ASP)가 작년 4분기 보다 13~18% 상승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13~18% 가량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하며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었다. PC, 서버, 모바일, 그래픽 등 고른 산업 성장이 평균 가격을 밀어올릴 것이라는 기대다.


모바일도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4' 시리즈가 다음주 베일을 벗는 등 예년 보다 이른 출시가 예상돼 MX 부문과 SDC 모두 이익 증가가 예상된다. 특히 삼성은 경쟁사 보다 먼저 '생성형 AI' 기술을 탑재한 온디바이스 AI 스마트폰을 출시로 'AI 폰' 대세를 이끌 전망이다.


이 온디바이스 AI를 활용한 갤럭시S24에는 실시간 통역 통화(AI Live Translate Call) 기능이 탑재된다. 통역된 대화가 오디오(음성) 형태나 텍스트 형식으로 스마트폰에 표시되는 방식이어서 글로벌 고객들의 수요를 자극할 것이라는 기대다.


갤럭시S24 울트라 예상 이미지.ⓒ아이스유니버스

가전·TV 부문도 보다 강력해진 마이크로 LED·네오 QLED·QLED·OLED 등 TV 라인업으로 새해 고객 어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은 현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CES 2024'(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행사)에서 투명 마이크로LED TV, 신형 네오 QLED 8K 등을 선보이며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했다. 가전에서도 한층 업그레이드된 AI 기능을 기반으로 연결성을 강화한 인덕션, 냉장고 등 생활가전 신제품도 선보였다.


수요가 살아나고 가격이 정상화되기만 한다면 삼성전자는 올해 실적 개선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상반기에는 모바일을 중심으로, 하반기에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이익 증가가 예상된다. 증권가의 올해 컨센서스는 35조93억원으로 지난 2020년(35조9939억원) 수준이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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