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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美 유조선 나포”…'원유 동맥' 호르무즈 해협 긴장 고조


입력 2024.01.12 16:35 수정 2024.01.12 16:49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이란 석유 훔쳐 미국 제공"…해당 선박, 지난해 석유 밀수 적발

지난해 11월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항공모함 타격단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에서 미국 관련 유조선을 나포했다. 이에 따라 '원유 동맥'으로 불리는 호르무즈해협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란 매체 호스님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은 11일(현지시간) 남부 국경과 맞닿아 있는 페르시아만과 오안만 사이의 호르무즈해협에서 그리스 해운회사 '엠파이어 네비게이션'이 소유한 유조선 세인트니콜라스호를 나포했다. 당초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한 자산운용사가 운용중이었던 이 배는 지난해 5월 그리스 해운회사에 소유권이 넘어갔다.


앞서 이날 오전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는 호르무즈해협에서 군복차림의 남성들이 세인트니콜라스호에 무단으로 승선하는 일이 발생했다며 이 배의 선장과 통화하던 중 정체불명의 목소리가 들렸고, 곧이어 통화가 끊긴 뒤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로부터 몇시간 후 이란 측은 “해당 유조선이 이란의 석유를 훔쳐 미국에 제공했다”며 “이번 나포는 법원 명령에 따른 합법적인 나포”라고 UKMTO측의 발표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나포 당시 이 선박은 그리스인 1명과 필리핀인 18명 등 모두 19명을 싣고 있었고, 튀르키예 한 정유업체에서 운송할 원유를 받기 위해 이라크 동남부 바스라 지역 인근 바다에 정박하고 있던 중 이란 측에 나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세인트니콜라스호의 나포 소식에 미국 측은 즉각 경고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선박을 나포할 어떠한 정당한 사유도 없다”며 “당장 석방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세인트니콜라스호가 석유 밀수 관련 문제를 일으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애초 수에즈 라잔이라는 이름으로 운항 중이던 이 배는 지난해 4월 이란 원유를 싣고 운항하던 중 미국의 대이란 제재 위반 혐의를 받아 미국 측에 압류돼 미국과 이란 사이에 갈등을 일으켰다. 당시 배를 운용하던 해운사는 잘못을 인정하고 벌금 240만 달러(약 31억 6000만원)을 내기로 합의한 뒤 배를 돌려 받았다. 이번엔 반대로 이란이 이 배를 나포해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의 불씨를 되살리고 있는 것이다.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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