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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잔혹해지는 병원·요양원 노인 폭행·학대…뇌염 걸린 60대女 막대기로 때린 간병인


입력 2024.01.17 09:59 수정 2024.01.17 10:04        김인희 기자 (ihkim@dailian.co.kr)

뇌염걸려 몸 가누지 못하는 노인 환자 수개월간 지속적으로 학대

CCTV 존재 알기 전까지는 "환자가 스스로 움직이다 다친 것"

CCTV에 학대장면 찍힌 것 알자 그제서야 학대사실 인정

CCTV에 담긴 간병인의 환자 학대 장면ⓒSBS뉴스 캡처

서울의 한 병원에서 간병인이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60대 입원 환자를 상습적으로 학대한 정황이 나와 경찰이 수사에 들어갔다. 이 간병인은 뇌염에 걸려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는 환자의 머리채를 잡고 흔들고, 함부로 폭행하는 등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16일 방송보도에 따르면, 이날 서울 광진경찰서는 50대 여성 간병인 A씨를 환자 B씨 학대 혐의로 입건했다. A씨가 B씨를 학대한 사실은 B씨가 코로나에 걸려 폐쇄회로(CC)TV가 있는 1인 병실로 옮겨지면서 드러났다. B씨의 상태를 수상히 여긴 의료진이CCTV를 확인하고 B씨의 가족에 알리면서 학대가 확인된 것이다.


공개된 CCTV영상에는 학대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영상을 보면 A씨는 여러 차례 누워 있는 B씨의 머리채를 잡고 뜯거나 흔들었다. 뿐만 아니라 A씨는 B씨의 얼굴을 손으로 내리치고 재활운동용 나무 막대기로 이마와 입술을 때리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의 자녀는 "(간병인이) 늘 해왔다는 듯이 오로지 머리채만 잡고 엄마를 일으켜 세우더라"라며 "머리카락이 빠져서 (머리에) 크게 땜빵처럼 생겼고 뒤에도 세 군데가 그렇더라"라고 전했다.


이어 "제가 너무 뒤늦게 알았다는 게 죄스럽다"라며 "긴 기간 동안 엄마 혼자 오롯이 고통을 견뎌낸 것이지 않느냐"라고 울분을 토로했다.


이처럼 CCTV에 학대 상황이 고스란히 찍혔음에도 불구하고 A씨는 자신의 범행을 처음에는 부인했다. A씨는CCTV의 존재를 알기 전에는 B씨 가족들에게 "환자가 스스로 움직이다 다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경찰 조사에서CCTV여부를 알게 된 후에는 "몸을 가누지 못하는 환자를 간병하다 짜증이 나 폭행했다"라고 범행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해 5월부터 고용됐는데, B씨의 자녀는 이전에도 어머니 몸 곳곳에서 비슷한 상처를 봤다면서 상습 학대를 의심하고 있다.


경찰은 A씨를 노인 학대와 상해 혐의로 입건한 가운데, 또 다른 범행이 있었는지 조사하고 있다.

김인희 기자 (ih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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