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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아, 안 낳는 게 좋다"…부산 북구청장, 장애인 비하에 해명은 더 심각했다


입력 2024.01.23 09:30 수정 2024.01.23 10:53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오태원 부산 북구청장, 17일 발달장애인 돌봄 책임 관련 기자회견서 문제 발언

"발달장애인 부모에게 죄가 있다면, 안 낳아야 되는데 왜 낳았노" 발언해 논란

비판 여론에 "제일 좋은 건 안 낳는 것…폄훼하려는 의도 아냐" 19일 해명

오태원 부산 북구청장.ⓒ페이스북

오태원 부산 북구청장이 성인 발달장애인 교육을 위한 '평생교육센터' 존치를 논의하는 자리에서 "장애인을 낳지 말았어야 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가운데 19일에는 "제일 좋은 방법은 발달장애아를 안 낳는 것인데 그게 마음대로 안 되니까 안타깝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해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23일 도우경 부산장애인부모회장은 문화방송(MBC) 라디오 프로그램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한숨이 나오고 참담하고 눈물이 난다. 사회가 거꾸로 돌아가고 있는 게 아닌가 두렵다"며 이렇게 말했다.


앞서 2022년부터 운영 중인 부산 강서구의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는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내년부터 장애인 주간보호센터로 변경해 운영할 예정이다.


이에 오 구청장은 지난 17일 부산 강서구와 북구 합동 기자회견에서 김형찬 강서구청장과 국가의 발달장애인 돌봄 책임에 공감하는 취지의 대화를 주고받던 중 문제의 발언을 했다. 당시 ‘(발달장애인 돌봄으로)부모의 정상적인 경제생활이 안 되면 국가에도 해가 많고 무엇보다 (발달장애인 부모에게) 무슨 죄가 있느냐’는 취지의 김 구청장 발언에 오 구청장은 “죄가 있다면, 안 낳아야 되는데 왜 낳았노”라고 답했다.


논란이 일자 오 구청장은 19일 KBS 부산에 “제일 좋은 방법은 발달장애아를 안 낳는 것인데 그게 마음대로 안 되니까 안타깝다는 뜻이었다”며 “발달장애인을 폄훼하려는 의도는 전혀 아니었다. 말이 헛나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지난해 11월28일 광주 서구 무각사 앞 도로에서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광주지부 관계자들이 발달장애인에 대한 차별 없는 통합 교육 보장 등을 촉구하며 광주시청까지 오체투지 행진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도 회장은 오 구청장의 해명을 두고 “발달장애인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말”이라고 비판했다. 도 회장은 “이 말을 바꾸면 ‘발달장애인은 이 세상에서 존재하지 않는 게 제일 좋은 것이다’ 이렇게 말한 거지 않느냐”며 “이 해명은 선의도 아니고 연민도 아니고 오히려 더 발달장애인 부모들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것”이라고 말했다.


도 회장은 오 구청장이 20일 ‘발달장애인 부모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에서 정말 힘들다는 취지로 한 말이다. 본의가 잘못 전달된 것 같다’는 취지로 부산장애인부모회 쪽에 사과의 뜻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다만 도 회장은 “이건 제가 결정할 문제도 아니고 해명기사를 보니까 건강한 아이가 태어나면 좋겠다는 취지였다고 말했던데 장애가 있어도 건강하다”며 “장애는 질병이 아닌데 이 정도의 인권 감수성으로 하는, 말로 하는 사과는 받고 싶지 않아 별도의 답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도 회장은 성인 발달장애인의 직업 능력 향상과 사회 적응 교육을 위한 평생교육센터의 존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도 회장은 “비장애인들 같은 경우에는 학령기를 졸업하면 직업 훈련을 받을 기회가 많은 데 비해 장애인들은 그런 기회가 거의 없다시피 하다”며 “평생교육센터가 그런 역할을 하는 곳이었는데 (평생교육센터가)없어지면 (장애인들은)그런 기회가 박탈당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도 회장은 오는 24일 북구청 앞에서 항의 집회를 할 예정이다. 도 회장은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며 “우리는 발달장애인을 낳은 죄인이라 우리 죄를 사해 주기를 요청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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