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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 검찰총장이 보이지 않는다?…"광 팔지 않는 타입이어서 언론 주목도 낮을 뿐"


입력 2024.01.24 05:01 수정 2024.01.24 07:42        이태준 기자 (you1st@dailian.co.kr)

이원석 부하 직원이던 심우정, 하루 아침에 법무장관 대행…"누가 봐도 모욕적인 인사"

검찰 수사심의위 통한 김광호 기소 과정서도 대통령실과 의중 엇갈려 궁지 몰렸다 풍문 나돌아

검찰 출신 변호사들 "선비처럼 일하는 스타일이기에 언론 주목도 낮은 것…검찰 내부신망 두터워"

"현재 검찰 안정적인 상황이라서 별 다른 목소리 낼 이유 없어…이원석, 지금처럼 처신하는게 맞아"

이원석 검찰총장이 지난 10월 2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비대위원장 사퇴 요구 거절까지 거론되며 갈등설이 표면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원석 검찰총장의 존재감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22년 9월, 이 총장이 검찰총장에 임명됐을 때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최측근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견제하기 위해 등용한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당시 한 장관과 이 총장은 사법연수원 27기 동기였다. 그러나 재임 시절 한 장관은 그의 입에서 나온 거의 모든 워딩이 기사화 됐을 정도로 언론의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이 총장은 역대 이런 검찰총장이 있었을까 할 정도로 존재감이 미비했다.


한 장관이 장관직을 그만두고 여의도로 떠난 후에도 석연치 않은 인사로 이런 인식은 여전했다. 지난 18일 이노공 전 법무부 차관이 사임하며 심우정 대검찰청 차장검사(사법연수원 29기)가 후임 법무부 차관으로 임명됐는데, 법무부 장관이 공석이어서 심 차관이 장관 대행을 맡는 상황이었다.


법조계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총장 참모인 대검 차장을 하루 아침에 법무장관 대행으로 올린 것은 누가 봐도 모욕적인 인사"라며 "이 총장이 아무 힘이 없다고 봐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최근 검찰 수사심의위원회를 통한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기소 과정에서도 대통령실 의중과 엇갈려 이 총장이 궁지에 몰렸다는 풍문이 나돌았고, 이 총장을 향해 "물 총장이다" "식물 총장이다"라는 말까지 나왔다.



법무부 차관에 임명된 심우정 전 대검 차장.ⓒ연합뉴스

하지만 검찰 출신 변호사들은 이 총장이 역대 다른 총장들처럼 본인의 성과를 부풀리거나 과대 홍보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보니 언론 주목도가 떨어진 것일 뿐이라며 오히려 실세 총장이라는 평이 더 적절하다고 반박했다.


익명을 요구한 검찰 출신 A 변호사는 "이 총장이 MB정부 인사부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수사, 이재명 대표에 대한 수사까지 진행하다 보니 '여야를 가리지 않고 공정하게 수사한다'는 세평이 있다"며 "일각에선 '식물 총장'이라는 비판이 있지만, 되려 '실세 총장'이라는 평이 더 적절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 전 장관보다 언론 주목도가 낮아서 그렇지 한 전 장관이 윤 대통령의 오른팔이고, 이 총장은 왼팔이라는 평가가 많다"며 "윤 대통령의 의중을 잘 반영해 수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총장 직무대리를 하다가 총장으로 임명된 것 역시 인사권자인 윤 대통령의 의지가 강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총장은 선비 스타일의 공무원이다. 그러다 보니 역대 다른 총장들처럼 '광을 파는(자신을 홍보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이렇다 보니 언론 주목도가 떨어지는 것"이라며 "후배들에게는 오히려 본인이 열심히 했던 것만큼의 성과와 노력을 요구했기에 불만이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오수 전 검찰총장.ⓒ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익명을 요구한 검찰 출신 B 변호사 역시 "문무일 전 총장이나 김오수 전 총장의 경우 '검찰 개혁'을 외치던 정부와 대척점에 있었기에 언론 주목도가 높을 수 밖에 없었다. 반면 현재 검찰은 안정적으로 조직이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이 총장과 검찰이 별 다른 목소리를 낼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 총장이 윤 대통령과 삼성 비자금 특검에서 활약할 때, 당시 이 총장은 김용철 삼성 구조본 법무팀장의 양심 선언을 이끌어 내는 등 수사력 측면에선 이미 인정을 받은 인물"이라며 "하지만 이 총장 자체가 쇼맨십이 뛰어나거나 자신의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서 브리핑에 나서는 분이 아니다. 그러다보니 일부 대중들이 보기엔 식물총장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이 총장은 정치인이 아니기에 지금처럼 처신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B 변호사는 "이 총장은 전세사기 대응TF도 꾸리고 검찰 구성원들과 봉사 활동에도 적극 나서는 등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려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있다. 일각에선 이 총장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때 직을 걸고서라도 막았어야 했지 않느냐고 하지만, 180석을 가진 민주당이 강제로 추진하려던 상황이었기에 이 총장이 나선다고 해결될 부분은 아니었다"며 "검찰총장 임기도 올해 9월이면 끝난다. 전관은 퇴직하고 나서 변호사 업무 이행 등에 제한이 많은 만큼 대학 교수로 가거나 외부 기관에서 강연을 하는 등 다른 길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태준 기자 (you1s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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