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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새 수장 정은보 전 원장 앞에 놓여진 과제들


입력 2024.01.25 11:31 수정 2024.01.25 11:31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내달 임시 주총서 이사장으로 선임…임기 3년

증시 디스카운트 해소에 투자자 신뢰 회복 필요

공매도 제도 개선에 코스닥·코넥스 매력 높여야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가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을 차기 이사장으로 추대했다. 거래소 수장 자리에 오르는 정 전 원장이 산적한 과제들을 해결하고 국내 증시의 양적질적 성장을 이끌지 주목된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내달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사장으로 취임하는 정 전 원장 앞에는 해결해야 할 다양한 과제들이 놓여져 있다.


거래소 이사회는 전날인 24일 오후 정 전 원장을 차기 거래소 이사장으로 추대하는 안건을 승인하고 내달 열리는 임시 주총에 이사장 선임 안건을 상정하기로 결정했다.


정 전 원장은 임시주총에서 안건이 승인되면 이사장에 정식 취임해 3년의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현 손병두 이사장은 지난달 20일 임기가 만료됐으나 후임 인선이 지연되면서 직을 유지해 왔다.


정 전 원장은 박근혜 정부때 기획재정부 차관보와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문재인 정부때 금감원장을 역임했다.


금융과 자본시장에 대한 높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정권에 관계없이 능력을 인정받은 인물로 업권 전반에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손 이사장이 선임됐던 지난 2020년에도 거래소 이사장 유력 후보로 등장한 바 있다.


정 전 원장이 내달 차기 이사장으로 취임하면 산적한 과제들과 마주하게 될 전망이다. 일단 국내 증시가 글로벌 증시에 비해 저평가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를 해소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올 들어 코스피지수는 약 7% 가량 하락하면서 2600선과 2500선이 차례로 무너졌고 이제는 2400선도 안심할 수 없는 등 새해 들어 증시가 급락하고 있다. 이는 연일 고점을 기록 중인 미국과 일본 등 글로벌 증시와 상반된 흐름이다.


미국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는 지난 22일(이하 현지시간) 종가가 3만8001.81를 찍으며 사상 처음으로 3만8000선을 돌파하기도 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24일 종가 4868.55)도 지난 19일 이후 4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쓰고 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3만6226.48)도 3만6000선을 웃돌며 거품경제 시절인 지난 1990년 2월에 기록했던 역대 최고치를 약 34년 만에 갈아치웠다.


여기에 지난해 잇따라 불거진 사건들로 투자자들의 불신이 커진 시장의 신뢰 회복 방안 마련에도 힘써야 한다.


지난해 상반기 차액결제거래(CFD) 사태와 하반기 영풍제지 사태 등 주가조작 의혹 사건들이 연이어 터졌고 사모 전환사채(CB) 및 랩·신탁 관련 불건전 영업 관행과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 가능성 등 다양한 리스크가 불거면서 투자자들의 신뢰가 땅에 떨어진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홍콩 H지수 ELS 관련 상품 만기가 도래하면서 지난해 말 대두된 사태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여 투자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이라며 “지난해처럼 관련 사건사고가 잇달아 발생하게 되면 투자자 신뢰는 돌이킬 수 없는 수준에 이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상생의 금융, 기회의 사다리 확대' 주제로 열린 네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대통령실

공매도에 대한 제도 개선도 임기 내 주어진 과제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불법 공매도를 척결한다는 명분 하에 공매도 금지를 전격적으로 단행했다. 오는 6월까지 한시적으로 정한 금지 기간 내에 제도를 개선한 뒤 재개할 방침이다.


윤석열 대통령까지 나서 제도 개선을 주문하고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금지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공언하는 등 초강수를 두고 있어 더욱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이다.


거래소는 불법 공매도 방지를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인데 제도 개선 핵심 사안으로 부상한 무차입 공매도를 방지하기 위한 전산시스템 구축에 전력해야 하는 상황이다.


금감원·금융투자협회 등과 무차입 공매도 방지 전산시스템 구축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공매도 전산화 구축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 논의에 들어간 상태인데 상반기 내로 시스템 구현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공매도 전산화 구현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증권사들과의 적극적인 논의도 필요하다.


이와함께 코스피에 비해 저평가돼 있는 코스닥 시장 경쟁력 제고도 필요하다. 시장에서 시가총액이 높은 기업들의 상당수가 코스피로 이전 상장하는 사례가 늘어면서 코스닥 시장은 마이너리그 취급을 받고 있다.


미국 다우존스·나스닥 시장과 같은 각각의 성격에 맞는 시장으로의 아이덴티티(Identity)를 정립해야 하는 상황으로 존재감이 희미한 코넥스 시장의 매력도도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사옥 전경.ⓒ한국거래소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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