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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깔보더니... 테슬라·폴스타, 美 전기차 둔화에 '울상'


입력 2024.01.29 16:42 수정 2024.01.29 16:42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美 전기차 시장 둔화, 올해부터 본격화 전망

테슬라·폴스타, 작년 목표 달성 못해

가격 경쟁 심화·보조금 인하 영향

하이브리드차 강세… 레거시 업체 수혜

테슬라의 차량들이 줄지어 서있다. ⓒ연합뉴스

전기차 호황기에 승승장구하던 테슬라와 폴스타가 순수 전기차 브랜드의 한계를 제대로 맛보고 있다.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수요 둔화가 본격화되며 불과 1~2년 전 세운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전기차 외 하이브리드차 등 내연기관 라인업이 전무한 만큼 전기차 숨고르기가 끝날 때 까지는 마땅한 방도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해 4분기 매출이 251억7000만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9억6400만달러로 전년동기 47% 급감했고, 영업이익률 역시 8.2%로 전년동기(16.6%) 대비 절반에 그쳤다.


테슬라의 연간 실적도 일론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내걸었던 기존 성장목표를 한참 밑돈다. 머스크 CEO는 앞서 약 3년 전 장기적인 판매 성장률 목표를 연평균 50%로 설정했지만, 테슬라의 지난해 판매량은 38% 성장하는 데 그쳤다. 실적 발표 바로 다음 날 테슬라 주가는 하루 사이 12% 이상 급락하기도 했다.


순수 전기차 업체 폴스타 역시 지난해 5만4600대를 판매하면서, 기존 목표보다 5000대 낮은 판매 실적을 써냈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낮은 수요, 테슬라가 촉발한 가격 인하 전쟁이 부담을 주면서 판매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것이 폴스타 측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폴스타는 올해 전 세계적으로 인력을 15% 감축할 방침이다.


고성장을 거듭하던 순수 전기차 업체들의 실적 악화는 전기차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마저 전기차 수요가 둔화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앞서 지난해 한국 전기차 수요가 줄던 당시만 하더라도 미국에선 전기차 판매량이 오히려 증가하며 우려를 불식했지만, 하반기부터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본격화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 둔화의 핵심 원인으로 높은 가격 장벽을 꼽는다. 최근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급속도로 확대됐음에도 내연기관 차량 대비 3~40% 가량 비싸게 책정된 가격이 소비자들의 구매를 여전히 망설이게 한다는 것이다.


전기차 관망세로 인해 하이브리드차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기차가 다시 상승 기류를 타기 까지는 약 3~4년의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전기차 가격 상승의 원인인 배터리 원재료 가격이 하락세를 띠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전기차 가격이 급락하는 효과를 보기까지도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환경을 위해 결국에는 전기차, 수소차로 가게 되어 있지만 현재와 같은 전기차 숨고르기 기간이 앞으로 3~4년 정도는 더 지속될 것"이라며 "그동안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간의 신경전이 지속될 것이고, 배터리 가격을 낮출수 있는 혁신적인 안이 나오지 않는 이상 전기차의 높은 가격으로 인한 고민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기차가 빨리 진입한 시장들은 1-2년간 급속한 성장세에 접어들었다가 최근들어 주춤하는, 비슷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며 "전기차 성장기 동안 충전 인프라 등이 확대됐음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수요 상승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되는 것은 결국 가격 하락이 핵심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테슬라, 폴스타와 같은 순수 전기차만 판매하는 업체들의 고민도 장기전에 접어들게 됐다. 현대차, 토요타와 같은 업체들은 하이브리드차, 가솔린차 등 내연기관 모델로 수익을 방어할 수 있지만 순수 전기차 브랜드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차량 판매로 수익을 거두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순수 전기차 업체의 경우 인력 감축, 생산 축소 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 증권가에서는 테슬라의 성장률이 올해는 20%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가격 인하에도 불구하고 올해 매출 성장이 둔화할 수 있다"고 직접 밝히기도 했다. 앞서 제너럴 모터스(GM) 역시 올해 중반까지 4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전면 폐기한 바 있다.


김 교수는 "현대차, 토요타와 같은 레거시 업체들은 당분간 하이브리드차를 통해 수혜를 누리고 풍선효과를 누리겠지만 테슬라와 같은 순수 전기차만 판매하는 업체들은 다양한 대책을 세우기가 쉽지는 않다"며 "전기차 가격이 낮아져야 판매량이 높아지는데, 판매량을 높이려 무리하게 가격을 낮추다보면 결국 이익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고, 인건비나 고정비용을 줄이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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