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활동 회복, 사회갈등 일단락 발판
마련 '집권 3년차 체감형 성과 메시지'
野 "대통령이 말하는 법과 원칙이 대체
뭐냐"…김관진, 김기춘 특별사면 비판
6일 단행된 윤석열 대통령의 특별사면은 중소기업과 영세 상공인 구제, 생계형 사범 등 경제 살리기 성격임을 분명히 했다. 이를 두고 대통령실이 '민생 회복'에 초점을 맞춘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설을 맞아 45만여명에 대한 특별사면을 단행키로 했다. 이번 사면에는 정치인 7명과 경제인 5명이 포함됐다. 주요 경제인으로는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구본상 LIG 회장 등 5명이 복권됐다. 이들은 기업 운영 과정에서 벌어진 일로 형을 선고받아 이미 실형 복역을 마쳤거나, 집행유예 기간이 도과한 상태다.
윤 대통령은 "무엇보다 이번 사면은 '활력 있는 민생경제'에 주안점을 뒀다"며 "운전면허 행정제재를 특별 감면하고 식품접객업자, 생계형 어업인 여객화물운송업자들에 대한 각종 행정제재의 감면을 추진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소액연체 이력자 약 298만명에 대한 신용 회복 지원을 실시하며, 모범수 942명을 지난달 30일 자로 가석방함으로써 조기 사회 복귀를 도모한다고도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의 '특별사면'은 네 번째다. 현재까지 윤석열 정부 사면 유형을 보면 2022년엔 민생과 경제 회복에 중점을 둔 '8·15 광복절 특사'를, 같은 해 12월엔 국민 통합에 방점을 찍은 '연말 특사'를, 지난해엔 경제 활성화라는 명분의 '8·15 광복절 특사'를 진행했다.
이번 특별사면은 최근 정부의 어젠다가 그간 노력을 쏟았던 민생경제 활성화 회복의 일환이었다는 점에서 집권 3년차를 맞아 체감형 성과 메시지 쪽으로 기울었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방향 전환의 계기는 지난해 10월 실시됐던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다. 보선 패배 직전인 지난해 8월만 해도 윤 대통령은 "제일 중요한 게 이념"이라고 강조해 비판을 자초했다.
이후 1일 새해 첫날이자 집권 3년 차를 맞이해 발표한 신년사에서는 '민생'에 모든 초점이 맞춰졌다. 지난해 글로벌 복합위기 여파에 따른 고물가·고금리로 체감경기가 얼어붙은 가운데 올해는 경제 성과와 경기회복을 실감하는 '민생 회복의 한 해'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심우정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은 "이번 사면은 활력있는 민생경제 발전과 국민 통합의 계기 마련에 중점을 뒀다"며 "이번 사면을 통해 튼튼한 민생경제를 토대로 국가 경제 전반에 활력을 제고하며, 정치 이념 갈등을 일단락하고 국민 통합의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일정 대부분을 국민의 만남이나 경제 현장방문으로 잡았다. 먹고살기 힘들다는 국민의 불만이 커지고 있고, 자영업자들의 반발이나 국정과제 해결이 부진해지자 경제 살리기 행보에 '올인'하기 위해서다. 대통령실에서는 대통령의 남은 이번 달 일정도 민생 관련 행사로 채워질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국민 체감과 부처간 벽허물기를 중시해온 윤 대통령이 집권 3년 차를 맞아 현안을 직접 챙기겠다는 강한 의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반응은 여·야에서 다르게 나타났다. 국민의힘은 "민생·국민 통합 사면"이라며 "설 명절을 앞두고 이번 사면이 국가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국민 화합과 사회 통합을 도모하는 소중한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특사에 포함한 점을 지적하면서 대통령이 법과 원칙을 말할 자격은 더 이상 없다고 혹평했다. 최혜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번 특별사면은 윤석열 대통령이 말하는 법과 원칙이 대체 뭔지 강한 의문을 제기한다"며 "국정농단을 저지르고 군을 동원해 댓글 공작을 해도 풀어주는 것이 법과 원칙이냐"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