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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오션’ 그곳에서 그들의 생존기와 탈출기 [2024년 유튜브 그리고 유튜버①]


입력 2024.02.14 08:35 수정 2024.02.14 08:35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시간과 노력 대비 효과 떨어져 떠나기도

"쇼츠 주력" 새롭게 등장한 숏튜버

# "유튜버 안했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다"


올해 3월이면 유튜버 뷰티나니로 활동한 지 4년이 된다.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피부 관련 정보를 바로잡고, 내 지식을 공유하기 위해 시작했던 나의 소중한 직업. 유튜브를 시작하며 많은 사람과 기회를 만날 수 있었다. 11개월 동안 수익 0원, 조회수도 1000회를 겨우 넘기던 때가 있었고, 첫 수익은 조회수로 인한 3만원 남짓이었다. 그러나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언젠가 내 영상에 화답하는 사람들이 나타날 것이라 생각하고 달려오며 지금의 5만 명과 함께 할 수 있었다.


이들을 더 만족시키고 도태되고 싶지 않아 화장품 관련 박사 학위를 딴 건 정말 잘한 일이다. 이후로 대학의 강단에 설 수 있게 됐고 연예인과 나란히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름을 건 화장품 브랜드를 만들 수 있었다. 만약 구독자, 조회수, 수익만 생각했다면 이 결과는 없었을 거라 단언한다. 되돌아보면 편집자를 구한 것도 오래 달리기 위한 현명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영상을 기획하고 촬영하는 건 즐거웠지만 편집은 전공이 아니다 보니 잘 늘지 않았고, 시간은 시간대로 들어갔다.


피부과 실장 일을 병행할 때는 정말 체력도 따라와 주지 않았다. 그 시간에 화장품에 대한 지식을 하나라도 더 머릿속에 넣겠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유튜버로 활동하며 편집 때문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편집자를 따로 구해서 운영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새로운 고민은 대세가 된 쇼츠를 어떻게 하면 더 잘 활용할 수 있을지다. 사람들이 쇼츠에 반응하다 보니, 기본 동영상 조회수가 많이 줄었다. 사실 나조차도 10분 이상 넘어가는 영상을 길다고 잘 보지 않게 됐다. 쇼츠를 위한 콘텐츠와 동영상의 요약본을 어떻게 하면 간결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지 더 생각해 봐야겠다.


3년 정도 피부과 실장 일과 유튜버를 병행하고 현재는, 직장을 그만두고 내 브랜드 사업과 강단에서 학생을 만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유튜버를 시작하지 않았으면 절대 할 수 없었던 일이다. 내가 유튜버를 하지 않았다면 평범한 피부과 실장님이었을 테고 삶에도 큰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겠지. 강단에서 겸임교수로 나를 불러준 이유도, 유튜버로 젊은 구독자와 소통하고 있다는 것이 학생들과 잘 지낼 수 있을 거라는 계획 안에 있었을 것이다.


누군가 나에게 ‘유튜버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한다면 적극 권장할 것이다. 4년 전 내가 유튜버를 시작할 때 주변에서 "야 이미 레드오션이야"라고 말하던 주변인들이 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로 4년 뒤에도 유튜버는 레드오션일 것이다. 이 사이에 롱폼에서 숏폼으로 변화되고 쇼핑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진화하고 있다. 여기에 맞춰서 계속 살아남아 사람들에게 유익한 피부 정보를 주는 유튜버로 남고 싶다.


# "구독자 88명 모두 내 지인, 쿨하게 포기~!"


고프로와 짐벌 카메라까지 사서 야심차게 우리 강아지의 일상을 공유하는 팻튜버를 시작했지만, 내 계획대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었다. 유튜버가 잘되면 수익도 괜찮다고 그래서 용돈벌이로 시작했지만, 직장을 다니면서 하는 건 내게 너무 무리였다. 대체 병행을 어떻게들 하는지 정말 존경스럽다. 회사 월급보다 유튜브 수입이 괜찮다며 '존버'하라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현실은 퍽퍽했다.


구독자 88명. 최고 조회수는 1200, 평균 조회수는 100회 정도였다. 일주일에 두 번은 올려야 한다고 해서 지켜보려 했는데 쉽지 않았다.


5분짜리 영상 하나 편집하는데 2시간을 붙잡고 있었다. 그게 하나도 즐겁지 않고 가성비가 떨어지니 '내가 뭘 하고 있는거지'라는 생각만 계속 들었다. 황금같은 주말에 영상 편집에 매진해야 하는 내 모습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열심히 편집해서 올려도 반응이 없으니, 초심은 금방 사라져 버렸다. 어쨌든 유튜브 채널을 삭제한 가장 큰 이유는 나의 게으름 탓이다. 변명하고 싶지 않다. 고프로와 짐벌 카메라를 중고 매물에 내놔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5개월 동안 하나의 경험을 쌓았다고 생각하련다. "한 때 내 마음을 설레게 했던 유튜버, 이제 안녕이다~!"


# "조회수 연연 NO, 내 만족을 위한 영상 기록"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의 영상을 내가 소장용으로 가지고 싶다는 생각에 유튜브 채널을 만들었다. 영상 편집을 배운 적은 없지만,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의 영상을 편집하는 일은 시행착오가 많아도 꽤 재미있다. 친구 5명에게만 유튜브 채널을 알려주고 이외에는 내가 유튜브를 시작했다는 걸 비밀로 했다. 그렇게 영상을 만든지 7개월, 구독자도 400명이 넘었다. 누군가에게는 너무 적은 숫자일 수 있겠지만 나는 이 400명도 뿌듯하고 벅차다.


솔직히 수익은 바라지도 않는다. 수익이 나려면 구독자 1000명과 1년간 콘텐츠 시청 4000시간을 충족해야 창작자가 광고 수익을 나눠 받을 수 있다고 하던데 아직 갈 길이 멀 뿐더러 내가 쓰고 싶은 노래를 쓰려면 저작권 때문에 수익을 어느 정도 포기해야 한다. 저작권 없는 노래로 만들어 볼까도 했지만 그러면 도저히 만족도가 충족되지 않고 내가 추구하는 방향과도 맞지 않아 포기했다.


7개월 동안 하다 보니 총 45개의 영상을 만들고 조회수 1000회 이상 영상은 14개, 가장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 건 8200회가 내 유튜브 성적이다. 유튜버를 하다보니 조회수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나는 ‘구독’, ‘좋아요’, ‘댓글’을 받는 게 더 좋다. 조회수가 잘 나온 건 알고리즘을 탔기 때문이다. 나를 구독하거나 찾아와서 보는 영상들이 아닌 셈이다. 알고리즘을 탔다고 해서 그게 구독자로도 잘 연결되지 않는다. 나만 만족하면 됐다.


ⓒ픽사베이

# "쇼츠에 올인~!"


캠핑에 푹 빠져, 장비들을 사들였던 지난 날, 이걸 가지고 영상을 만들어 공유하고 싶어졌다. 그런데 영상편집에 자신이 없어 고민만 했는데 최근 쇼츠가 뜨면서 큰 힘과 시간을 들이지 않고도 영상을 만들 수 있게 됐다. 뭐든지 '템빨'이라고 카메라 장비들을 사고 싶었는데 주변에서 말렸다.


모두 유튜버로 성공할 수 없을 뿐더러, 일단 스마트폰으로 먼저 찍어보면서 감을 익히고 사도 늦지 않다면서 말이다.


그래서 무조건 쇼츠 영상만 만들었다. 솔직히 나도 쇼츠 영상만 본다. 검색하지 않아도 되고 손가락만으로 내가 흥미를 가지고 있는 영상이 뜨니 편하다. 일반 영상을 보면 멀티테스킹으로 다른 걸 하는데 쇼츠는 계속 보게 된다. 유튜버 쇼츠 카테고리의 ‘락인’ 효과를 내가 피부로 느끼고 있다.


편집은 생각보다 쉬웠다. 어플로 영상을 짧게 편집해 이어 붙이고 제공해 주는 BGM을 넣으면 될 일이었다. 쇼츠에서 만든 영상은 인스타그램 릴스에도 올린다. 조회수가 아직 많진 않지만, 조회수보다는 협찬이나 광고를 노려볼 생각이다. 유튜버를 하는 지인이 대형 채널이 아닌 이상 조회수만으로는 광고와 협찬 수익을 절대 따라잡을 수 없다고 한다. 긴 영상을 만들 생각이 지금은 조금도 없다. 쇼츠에 ‘올인’해 보련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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