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 국회의원에 행정 경험 갖춰 복귀
"무한 잠재력 광진, 일하고 싶은 곳"
"민주당 독식 인한 '발전 정체' 지역"
"일꾼호소인 고민정과 한판 승부"
오신환 국민의힘 서울 광진을 후보는 '험지 개척자'로 통한다. 호남과 운동권 상징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성지 관악구에 27년 만에 보수의 깃발을 세우는 데 성공한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재선까지 성공하며 인물과 바람에 따라 결과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점을 몸소 입증했다.
전국적인 민주당 강세 속에 치러진 지난 21대 총선에서는 3선 연임에 실패하며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지난 4년간 누구보다 값진 경험을 쌓았다. 정치플랫폼과 커피전문점을 결합한 사업 아이템을 실험해봤고, 자영업자의 고충을 이해하게 됐다. 무엇보다 서울시 부시장을 역임하며 행정 경험을 상당 부분 쌓을 수 있었다.
22대 총선 출마 지역구로 광진을을 선택한 배경에는 개인적 연고와 오세훈 서울시장의 권유가 크게 작용했다. 오 후보의 배우자는 자양1동 토박이며 본인도 1989년 건국대학교를 다니며 지역과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여기에 이전까지 광진구에서 활동했던 오 시장이 서울시장으로 옮겨가면서 광진구를 부탁해 출마로 마음을 굳혔다.
오 후보가 서울시 부시장으로 지내면서 살펴본 광진구는 북쪽으로는 아차산과 어린이대공원, 남쪽으로는 한강을 접한 가능성이 무한한 지역이다. 2030세대 청년 비율도 상당히 높다. 하지만 동시에 저층 주거지가 밀집돼 있고 일자리를 창출할 기업이 없어 '베드타운' 역할에 머물고 있다고 진단했다.
오 후보는 "광진구는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가진, 정치인이 조금만 노력해서 역할을 하면 크게 변할 수 있는 곳으로 일을 욕심내는 사람에게는 너무나 매력적"이라며 "그럼에도 정치인들이 자기 정치에 몰두하며 지역을 등한시해 바로 옆 성동구가 천지개벽하는 동안 광진구는 제자리에 머물러 정체된 측면이 있다"고 했다.
특히 "광진구가 1995년 성동구에서 분구된 뒤 민주당 정치인들이 쭉 당선이 됐는데, 왜 하필 민주당 독식 지역들은 상대적으로 낙후되고 뒤처지게 됐는지, 이에 대한 응답은 고민정 민주당 후보가 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다음은 오신환 22대 총선 국민의힘 서울 광진을 후보와의 일문일답이다.
Q. 20대 국회까지 재선 의원을 하고 잠시 정치권을 떠나 있었다.
"서울시 부시장을 지냈는데 국회의원을 할 때에는 알지 못했던 너무나 큰 경험을 했다. 정치인들은 사건이 발생하면 문제를 지적하고 범인 잡기에 몰두한다. 책임을 전가하고 남을 지적하는데 익숙하다. 그런데 행정은 전혀 다르다. 법적·정치적 책임을 모두 져야하는 집단이다. 문제가 왜 발생했는지 구조적 원인을 파악하고 직접 해결하는데 집중한다.
짧은 기간 행정을 경험하면서 여러 체험을 했고, 향후 정치를 하게되면 대안없이 질타만 할 게 아니라 문제 해결 능력을 갖는 정치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Q. 20대 국회도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았는데, 21대 국회는 이보다 더 나쁠 수 없다는 말이 나온다. 관전자 입장에서 어떻게 봤나.
"정치가 매번 비난받는 게 정말 안타깝다. 각 진영에서 자기 주장만 난무하고 정작 문제해결은 못하고 있다. 정치 본령인 민생 문제에 천착하지 못하고 논쟁을 위한, 싸움을 위한 싸움에 국민은 지쳤다. 말과 선동으로 점철된 국회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Q. 어떻게 해야 변화할 수 있을까.
"대립과 갈등만 유발하는 제도나 시스템을 보완하는 방법이 있겠다. 그러나 결국 문제는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좋은 정치인들이 국회로 들어가서 서로 타협하며 국민을 위해 반보라도 진일보하려는 정치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나도 여의도 정치권에 있었지만, 여의도를 벗어나 국민의 시각으로 보면 정말 답답하고 한심한 모습이다. 국민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고물가 고금리에 하루 먹고살기도 어렵다. 민생을 챙기고 주민의 삶을 바꾸는 게 정치다."
Q. 정치플랫폼 겸 커피전문점 '하우스'를 여의도에서 운영했었다. 자영업자들의 심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을 것 같다.
"일단 (자영업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느꼈다.(웃음) 커피전문점을 하면서 공간을 활용해 정치플랫폼으로 이용하겠다는 아이디어였는데 운영을 유지하면서 플랫폼 공간으로 활용을 하려니 어려운 면이 있었다. 직원들 월급날 돌아올 때 돈을 준비하고 임대료 내고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자영업 하는 분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고민을 하는지 뼈저리게 느꼈다."
Q. 22대 총선에서는 원 지역구인 관악을이 아니라 광진을로 왔다. '36년 민주당 세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오히려 관악보다 험지일 수 있는 광진을 선택한 이유가.
"일하고 싶은 마음에서 왔다. 부시장을 하면서 서울 25개 구 민원을 접했는데, 정치인이 관심을 가지면 조금이라도 해결이 될 수 있는 문제들이 많았음에도 방치돼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광진으로 와 달라는 주민들의 요청도 있었고, 오세훈 서울시장의 서울시와 광진구 사이 가교 역할을 해달라는 권유가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1989년 건국대를 다녔고, 아내는 자양1동서 초등학교부터 다닌 토박이다. 광진의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봤고, 정치인이 조금만 역할을 하면 눈에 띠게 변할 수 있는 지역으로 일을 욕심내는 사람에게는 매력적인 곳이다. 그래서 과감하게 광진을 선택해서 왔다."
Q. 또 험지를 택해서 '험지 개척자'라는 별칭도 있더라.
"험지라는 곳이 꼭 나쁜 게 아니다. 절실하게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스스로를 자극하고 열심히 일하게 하는 구조적 환경이 있고, 나름은 즐기는 측면도 있다. 정치인도 사람인지라 열심히 하지 않으면 떨어진다는 절박한 마음이 있어야 한다.
관악을도 그랬지만, 광진을도 36년 동안 민주당이 막대기만 꽂으면 당선이 됐다. 그럼 어떤 정치인이 주민을 섬기며 지역 발전을 위한 일을 할까. 이제는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 지역을 위해 주권자들이 이번 4년 만큼은 꼭 바꿔서 광진에 변화를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마음에 안 들면 다음 총선 때 바꾸면 된다. 그게 주권자의 권리다."
Q. 광진구의 특징은 무엇이고 발전을 위해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는가.
"전면에는 한강을 접하고 뒤로는 아차산과 어린이대공원이 있는 숲과 물이 같이 접한 평지로 살기 좋은 곳이다. 그런데 1995년 분구된 뒤 30년 동안 지역 정치인들이 자기 정치에 몰두한 사이 지역 현안은 내팽개쳐졌다. 옆의 성동구가 천지개벽하는 동안 광진구는 머물러 정체된 측면이 있다. 도시는 비전을 가져야 하고 흥망성쇠의 흐름이 있는데 얼마나 계획되고 준비된 도시 비전을 갖추고 있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
광진구는 베드타운으로 주민 대부분이 새벽에 일터에 갔다가 밤에 잠을 자러 온다. 자영업 하는 분들이 주말 지역장사를 해서 일주일 버티는 구조다. 일자리가 지역 안으로 들어와 있지 않다는 얘기다. 기업과 일자리는 도시계획을 통해 만들 수 있다. 광진구가 전체 면적 대비 상업지역 비율이 1.5%인데 서울 25개 구 중 23등이었다. 도시계획 변경 등을 통해 지금은 19등까지 올렸는데 더 올려서 적극적으로 기업을 유치해야 한다.
동서울터미널 개발계획이 가속도가 붙어서 진행되고 있고 내년 연말쯤 착공할 계획인데 40층 규모의 터미널이 지하로 들어가고 1층부터 4층은 스타필드가 들어온다. 그 위로는 이마트 계열사 기업들이 들어올 예정이다. 새로운 일자리가 늘어나면 광진구 상권이 살고 부동산도 활기를 띨 것이다.
주거 환경도 중요한데, 지금까지는 (규제로) 억눌려 있었다. 7층 이하 저층 고밀도 주택, 다세대 중심 주거 형태가 많은데 제대로 된 도시 형태를 찾기 어렵다. 한강을 접한 수변도시로써 비전을 가지고 좋은 주거단지를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
특히 청년 1인 가구가 굉장히 많다. 2030세대가 많이 사는 젊은 도시이기도 하다. 청년들에게 특화된, 청년 일자리가 많은 젊은 도시로서의 비전들도 한편으로 가지고 있다."
Q. 관악과 비슷한 면이 많은 것 같다.
"그렇다. 호남 출신 인구도 많고, 저층 주거지 밀집 등 상대적으로 개발에 뒤처져 있는 점 등 닮은 면이 은근히 많다. 하필 왜 민주당 독식 지역들이 그런 것인지, 그 부분에 대한 응답은 상대 고민정 민주당 후보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본인은 유명한 정치인으로 성장했는지 모르지만 광진은 뒤쳐진 느낌이다. 그 부분에서 광진구민들이 회초리를 들 것이라고 믿는다."
Q. '일꾼 호소인' 고민정 후보와 대비해 '진짜 일꾼'론을 강조하고 있다. 오신환은 왜 진짜 일꾼인가.
"아는 지인하고 뚝섬유원지역에서 만나자고 했는데 약속 시간이 지나도록 보이지 않아서 전화를 해봤더니 뚝섬역에 계시더라. 한번이 아니었다. 또 뚝섬유원지역 가보면 6번 출구를 묻는 사람이 많다. 뚝섬역에 가야 하는데 잘못 오신거다. 뚝섬유원지역은 출구가 4번까지 밖에 없다.
그래서 주민들의 여론을 모아서 현역 의원이 아님에도 뚝섬유원지역을 '자양역'으로 바꿨다. 자양동에 10만명이 살고 있는데 지명이 붙은 지하철역이 없다. 그래서 조금만 외지로 나가면 사람들이 자양동을 모른다. 그만큼 (지하철역 지명의) 홍보효과가 크다.
과정은 쉽지 않았다. 설문을 통해 선호하는 지명을 정하고 구 지명위원회와 서울시 동의를 받아야 했다. 미래 한강본부와 서울 교통공사도 어렵게 설득해 동의를 받아서 최종 통과했다. 전부터 주민 요구가 많았는데 오신환이 와서 해결하니 격려도 많고 일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는 것 같다.
정치가 여의도에서는 치열하게 싸워도 지역에서는 주민 대표로 주민 삶을 개선하는 역할을 하는 게 당연하다. 방송을 하고 중앙정치만 해도 다들 알아주니 그게 전부인 것으로 아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주민들의 삶을 챙기는 게 정치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Q. 서울이다 보니 전국적인 여론의 영향도 많이 받을 것 같다. 최근 흐름이 좀 나아졌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여전히 쉽지 않다. 험지 후보로서 당이 어떻게 해야 극복할 수 있을까.
"국민의힘은 집권여당으로써 국민의 삶을 책임 있게 변화시킬 수 있겠다는 신뢰를 보여줘야 한다. 미래에 대한 정책 어젠다들을 당이 준비된 것들로 하고 있는데, 조금 더 과감하게 챙길 필요가 있다. 현장을 챙기는 모습을 통해서 신뢰를 회복하는 게 중도 표심을 가져올 수 있다. 중도는 실용적인 측면, 내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가장 먼저 본다."
Q. 마침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광진구를 찾았다. 한동훈 효과가 수도권 선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있다고 본다. 국민의힘이 굉장히 절박한 위기 속에서 한동훈 카드를 선택했고 고육지책의 일환이었다.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런데 빠르게 당을 안정시켰고 미래 비전이 담긴 정책으로 국민에게 어필하고 있다. 안정감 있게 당을 이끌고 운영하고 있는 데 대해서 후보로서 고맙게 생각하고 감사한 마음이다.
선거가 민주당이 주장하는 것처럼 과거에 대한 심판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한편으로는 미래에 대한 선택이다. 민도가 높은 시민 입장에서는 나의 민생을 누가 책임져줄 것인지가 중요한데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가지고 있는 개인적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이에 반해 미래에 대한 선택에서 한동훈 카드가 유효한 측면이 있다. 미래권력 경쟁에서도 한 위원장이 선전하고 잘해준다면 총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굉장히 고무적이다."
Q. '제3지대'에서 활동한 이력도 있다. 이번 총선에서 개혁신당과 같은 제3지대가 본선에서 변수가 될 수 있을까.
"양당정치의 한계를 느끼는 분들이 있고 대안을 찾으려는 그룹이나 진영은 항상 있었다. 그런 열망이 상당히 컸고 그래서 이준석 대표와 이낙연 대표가 개혁신당으로 합당을 선언했는데 열흘 만에, 그것도 총선 50일을 앞두고 깨지는 해프닝은 처음이다. 참 어려운 길을 간다고 생각했는데 바로 깨지더라. 국민의 기대나 희망도 무너졌다. 나도 (한국 정치를 위해) 건강하게 작동하길 바랬는데 그런 기대가 무너졌다."
Q. 마지막으로 지역 주민과 유권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특정 정당이어서 무조건 당선된다면 누가 지역을 위한 일을 하겠는가. 광진에 새로운 변화를 원하신다면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바꾸는 게 주권자의 권리다. 정치의 본령은 언제까지나 민생이고 주민들의 삶을 챙기는 일이다. 그래서 이번 선거는 '진짜 일꾼'과 '일꾼 호소인'의 한판 승부가 돼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광진 주민들이 반드시 회초리를 들어줄 것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