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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보고 있나”…푸틴, 초음속 핵폭격기 직접 타고 30분 비행


입력 2024.02.23 20:38 수정 2024.02.23 20:38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러시아 타타르스탄공화국 카잔의 항공 공장 활주로에서 초음속 장거리 전략폭격기 투폴레프(Tu)-160M을 탑승하기 전 조종사복으로 갈아입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방을 향해 핵전력을 과시했다.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초음속 장거리 전략폭격기 투폴레프(Tu)-160M 조종석에 앉아 있는 사진을 공개한데 이어 직접 전략폭격기에 탑승해 비행한 것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러시아 타타르스탄공화국 카잔의 항공 공장 활주로에서 Tu-160M에 승무원으로서 탑승해 30분가량 비행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의 비행은 전날 결정됐으며 그의 비행경로는 군사 비밀”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이 전략폭격기에 탑승한 것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2005년 군사훈련 중 구형 Tu-160기를 타고 비행한 적이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비행을 마친 뒤 "Tu-160M의 기술은 훌륭하다"며 러시아가 이 전략폭격기를 군에 도입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Tu-160M은 2027년까지 러시아 공군에 대당 150억 루블(약 2100억원)에 인도될 예정이다. 러시아는 앞서 2018년 Tu-160M 10대를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폭격기 제조사 투폴레프는 “현대화된 버전은 구형 버전보다 60%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Tu-160M은 냉전시대 폭격기를 현대화한 버전이다. 소련 시절 개발된 Tu-160을 80% 이상 업그레이드한 것으로 가변익(상황에 따라 상태를 바꿀 수 있는 날개)을 채택했다. 구형 Tu-160은 소련이 핵전쟁 시 원거리에서 무기를 조달하기 위해 배치한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 내에서는 외관이 흰색을 점을 살려 ‘백조’라고 부르고,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는 ‘블랙잭’이라는 코드명을 붙였다.


Tu-160M에는 순항미사일이나 단거리 핵미사일 12기를 탑재할 수 있으며, 재급유 없이도 1만 2000㎞ 비행이 가능하다. 폭격기에는 4명의 승무원이 탑승하며 최대 속도는 마하 2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한 달 전인 2022년 1월 Tu-160M의 첫 시험비행을 진행했다.


로이터는 이틀 연속 핵전력을 과시한 푸틴 대통령의 행보와 관련해 “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2주년과 알렉세이 나발니의 옥중 사망으로 러시아와 서방이 대립하고 있는 시기에 비행을 감행했다”며 “서방 세계에 러시아의 핵능력을 상기시키기 위한 것으로 여겨지는 움직임”이라고 지적했다.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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