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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PBR에 소외’ 삼성전자, 박스권 딛고 ‘10만전자’ 가나


입력 2024.03.02 07:00 수정 2024.03.02 07:00        서진주 기자 (pearl@dailian.co.kr)

기업 밸류업·엔비디아 효과 無…나홀로 부진

증권가 전망은 긍정적…투자의견 ‘매수’ 굳건

실적·주가 안정성 보장…반도체 업황도 개선

서울 서초동 삼성서초사옥 앞에서 삼성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내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의 주가가 7만원선 박스권에 갇힌 가운데 ‘10만전자’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나오고 있다. 올 들어 화두로 떠오른 ‘기업 밸류업’ 효과를 받지 못한 대표적 종목이지만 증권사들은 여전히 긍정적인 의견을 제시하고 있어서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종가 기준 삼성전자의 주가는 7만3400원으로 올 들어 6.50%(7만8500→7만3400원) 하락했다.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을 발표한 지난 1월 17일 이후부터는 1.1%(7만2600원→7만3400원) 상승했지만 두 자릿수 급등세를 보인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들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저PBR 열풍뿐 아니라 엔비디아 효과로 국내외 반도체주에 훈풍이 불었을 때도 삼성전자는 소외됐다. 최근 글로벌 인공지능(AI) 대장주인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하며 국내외 반도체주에 투심이 몰렸다.


국내에서는 ‘반도체 빅2’로 꼽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목받았으나 두 종목의 주가 흐름은 상반된 양상을 보였다.


지난달 21일(현지시간) 엔비디아의 실적이 공개된 이후 22일부터 29일까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4.83%(14만9000→15만6200원) 오른 반면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률은 0.14%(7만3000→7만3400원)에 그쳤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정책 모멘텀과 AI 랠리의 최대 피해자”라며 “밸류업 프로그램의 수혜주, SK하이닉스 등의 수급 쏠림은 삼성전자 매도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최근 3개월간 삼성전자 주가 변동 추이. ⓒ한국거래소

이처럼 국내에서 삼성전자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행보를 보이고 있음에도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목표주가를 상향하며 투자의견도 일제히 ‘매수’를 유지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24곳이 삼성전자에 제시한 목표주가의 평균은 9만4182원으로 현 주가(7만3400원) 대비 2만원가량 높다. 지난달 삼성전자에 대한 증권사의 투자의견 리포트 중 가장 높은 목표주가는 10만5000원이다.


이 같은 판단은 장기적인 측면에서 삼성전자가 실적·주가 안정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관련 업황의 개선이 이뤄질 것이란 확신에서 비롯됐다. 또 밸류업 모멘텀이 옅어지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의 반도체 수출이 살아나고 있는 점도 긍정 요인이다.


임승미 하나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를 ‘중장기 투자 유망 종목’으로 꼽으며 “AI 반도체 핵심 요소인 고대역폭메모리(HBM) 및 더블데이터레이트(DDR)5의 견조한 수요로 주가 방향성을 좌우하는 디램(DRAM) 업황의 방향성이 명확해지고 지난해 실적 쇼크 이후 불확실성도 점차 해소돼 주가 반등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삼성전자가 미국 실리콘밸리에 범용 인공지능(AGI) 전용 칩 중점 개발의 특별 연구 조직을 구축한 점은 향후 삼성전자가 AGI 칩 개발·생산의 매력적 파트너로 부각될 것이란 전망으로 이어졌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AGI 칩 설계, 생산부터 첨단 패키징까지 턴키(일괄 생산) 생산 체제를 유일하게 구축했으며 영국의 반도체 설계자산(IP) 기업인 ARM과 협력을 강화해 AGI 칩 생산과 공급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고 부연했다.

서진주 기자 (pearl@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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