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평균 0.22%P 낮아졌지만
가계대출 금리 하락폭엔 못 미쳐
700조 시장 파급력 평가는 '아직'
주택담보대출을 보다 저렴한 금리로 모바일에서 쉽게 갈아탈 수 있도록 해주는 대환대출 플랫폼이 가동된 첫 달에 은행권의 주담대 금리는 0.2%포인트(p) 가량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갈 가계대출 전체 이자율이 0.3%p 정도 내려간 것과 비교하면, 당장 뚜렷한 효과가 드러났다고 보기엔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금융당국은 벌써 4조원이 넘는 신청이 몰리며 인기몰이 중이란 입장이지만, 은행권의 주담대 규모가 700조원에 육박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아직 미미한 수준인 만큼 좀 더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1월 은행들이 신규 취급한 만기 10년 이상 분할상환방식 주담대 평균 금리는 4.11%로 전달보다 0.22%p 낮아졌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주담대 이자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었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금리는 3.70%로 같은 기간 대비 각각 0.20%p와 0.16%p씩 하락하며 은행들 중 최저를 기록했다.
대형 시중은행들의 주담대 이자율도 일제히 하강 곡선을 그렸다. KB국민은행은 3.88%로, 우리은행은 3.96%로 해당 금리가 각각 0.22%p씩 해당 금리가 떨어졌다. 신한은행 역시 0.49%로, 하나은행은 4.14%로 각각 0.06%p와 0.01%p씩 주담대 이자율이 낮아졌다. 5대 은행까지 넓혀 보면 NH농협은행의 주담대 금리가 4.43%로 0.45%p 내리며 하락폭이 큰 편이었다.
조사 대상 기간 은행권의 주담대 금리 추이에 더욱 시선이 가는 이유는 금융당국이 관련 대환 플랫폼을 내놓은 직후이기 때문이다. 지난 1월 9일 공식 오픈한 대환 인프라는 소비자가 과거에 받은 대출을 더 나은 조건의 다른 금융사 대출로 쉽게 옮겨갈 수 있는 서비스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핀테크 어플리케이션이나 각 금융사 앱에서 여러 은행의 주담대 이자율을 한 눈에 비교하고, 대출 갈아타기를 실행할 수 있게 됐다.
대환 인프라가 시행된 후 주담대 이자율이 다소 낮아지긴 했지만, 제대로 된 효과를 논하기엔 아직 시기상조인 모습이다. 가계대출 금리가 전반적으로 내려가고 있고, 그 폭도 주담대를 웃돌고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 1월 은행권의 신규 취급 가계대출 전체 평균 금리는 5.29%로 전달보다 0.31%p 떨어졌다.
그래도 금융당국은 주담대 대환 플랫폼이 출시 초기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며 고무된 분위기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가 개시된 후 22영업일차인 지난 달 7일 12시 기준 총 2만3598명의 차주가 신규 대출 신청을 완료했고, 금액 규모는 약 4조2000억원이었다. 이들 중 금융사의 심사까지 완료돼 대출 약정까지 체결한 차주는 6462명이며, 약정이 체결된 신규 대출의 규모는 총 1조2300억원이었다.
약정이 체결된 이후 신규 대출 금융사가 기존 대출 금융사로 대출을 상환해 갈아타기의 모든 과정이 최종 완료된 차주는 5156명으로, 이에 따른 대출 이동 규모는 9777억원 수준이었다. 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을 갈아탄 차주는 평균 1.55%p의 금리 하락과 1인당 연간 기준 294만원의 이자 절감 효과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담대 총액을 놓고 보면 이같은 효과가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은행권의 주담대 잔액은 672조1102억원에 달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담대는 가계대출 중에서도 제일 규모가 큰 영역인 만큼 금리 변동폭이 상대적으로 작다"며 "대환 인프라의 영향력을 따져 보기 위해서는 상당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