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에 알리까지” 이마트, ‘차별화‧단독’ 상품에 집중하는 이유는

작년 쿠팡 첫 연간 흑자...매출‧영업익 이마트‧롯데쇼핑 모두 추월

규모의 경제 통해 제조사와 다양한 협업 가능

빽라면, K1소스 이어 비비X밤양갱까지 연타석 히트

비비X밤양갱 한정판 이미지.ⓒ이마트

쿠팡에 이어 알리,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까지 가세하며 국내 유통업계의 경쟁이 한층 심화된 가운데 오프라인 유통 채널의 맏형인 대형마트의 생존 방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형마트 업계 1위인 이마트는 지난해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했다. 계열사인 신세계건설의 대규모 손실이 직접적인 이유였지만, 이마트의 별도 기준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27% 이상 줄었다.

롯데마트는 수익성이 개선됐지만 쿠팡에 밀리면서 유통공룡의 체면을 구기게 됐다.

쿠팡은 수년간은 적자를 끊고 작년 첫 연간 흑자를 기록했는데 매출, 영업이익 모두 이마트, 롯데쇼핑 등 유통공룡을 앞섰다.

대형마트업계는 수익성 개선에 사활을 걸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온라인 유통시장이 오프라인 시장을 넘어설 정도로 급성장하면서 갈수록 입지가 좁아지고 있어서다.

초기엔 가격 경쟁을 통한 시장회복을 노렸지만 치킨게임 만으로는 이커머스와의 대결에서 앞서기 힘들다고 판단, 현재는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이마트는 차별화, 단독 상품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가격을 낮추는 것은 물론 제조사와 협업해 다양한 기획상품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에 주목했다.

다른 채널에서는 볼 수 없는 이마트 만의 상품을 통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유통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작년 5월 유명 아티스트 ‘그라플렉스’, 캠핑용품 제조업체 ‘맥스’와 콜라보해 선보인 커스텀백은 2주간 준비물량 2000개가 모두 팔리며 그 인기를 증명했다. 맥스x그라플렉스 부탄가스‧캠핑가스 역시 2주간 1만개가 훌쩍 넘게 판매되기도 했다.

작년 이마트가 더본코리아와 손잡고 단독으로 선보인 백종원 대표의 특제 비법 라면 ‘빽라면’ 역시 특제 육수 배합을 통해 칼칼하면서도 진한 감칠맛으로 입소문이 나며, 출시 후 1년간 낱개로만 250만봉이 넘게 팔리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이마트

작년에 이어 올해도 단독으로 선보인 기획상품이 연이어 히트하며 이마트의 상품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지난달 교촌에프앤비와 협업해 단독으로 판매한 ‘K1 소스’ 6종은 출시 한지 한 달이 되기 전에 1만개 판매 고지를 넘으며 순항 중이다.

이달 15일 선보인 ‘샘표간장 카라멜’은 판매 3일 만에 약 2000봉가량 팔리는 등 초반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제품은 간장 제조사 ‘샘표’와 카라멜 제조사 ‘크라운’이 이마트를 중심으로 의기투합, 몇 개월간의 테스트를 끝에 개발한 신제품이다.

22일에는 5만개 한정 비비X밤양갱을 선보였다. 성수동에 위치한 팝업스토어에서 선 출시된 제품으로, 유통채널에서는 이마트에서 가장 먼저 판매한다.

최근에는 가수 비비의 ‘밤양갱’ 노래가 큰 인기를 얻자 ‘필굿뮤직’과 ‘크라운’이 밤양갱 굿즈 제작을 협의했고, 대형 유통사인 이마트가 가세해 빛을 보게 됐다.

양갱류는 비비의 밤양갱 노래 출시 이후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이마트가 지난 한 달간 과자 매출을 분석한 결과, 비비의 밤양갱 노래가 출시된 2월13일부터 3월17일까지 양갱 매출은 작년 대비 35%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품 개수로만 따지면 약 100만개 가까이 팔린 셈이다. 보통 양갱류는 매출의 높낮이 없이 꾸준하게 판매되는 상품으로, 이 같은 급격한 매출 시장은 이례적이다.

이성재 이마트 가공식품 팀장은 “고객들이 지금껏 보지 못했던 새로운 상품을 찾기 위해 도전, 다양한 테스트를 거쳐 출시 중”이라며 “앞으로도 이마트는 고객이 진심으로 감동할 수 있는 상품을 기획, 고객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