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불꽃선대위' 민주 지지층 털어먹기
'위기의식' 이재명, 연일 '더불어몰빵론'
조국당, 아랑곳없이 '민주 지지층' 러브콜
조국혁신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집중견제에도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 슬로건으로 민주당 지지층의 정당투표를 털어먹는 전략을 굳건히 밀어붙이는 모양새다. 선을 긋는 이 대표와 달리 조국혁신당은 계속해 범야권의 '연대' '협력'을 내세우며 민주당 지지층 표심을 대놓고 노리겠단 태세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국혁신당은 전날 선거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면서 선대위 명칭을 '파란불꽃'으로 결정했다.
조국혁신당은 전날 선대위 출범식에서 "빠르게, 더 강하게, 더 선명하게, 가장 뜨거운 파란불꽃이 돼 검찰 독재정권을 하얗게 불태우겠다는 의미"라고 밝혔으나, 더불어민주당 상징색을 차용해 민주당과의 협력 관계임을 명칭에 은연히 깔아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조국혁신당 행보에 민주당 속내는 복잡해져 가고 있다.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이 어느새 민주당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의 지지율은 훌쩍 뛰어넘어 버린 것이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의 의뢰로 지난 21~22일 유선 3%·무선 97% 혼합 ARS 방식으로 정당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미래 29.8% 조국혁신당 27.7%, 민주연합 20.1%로 집계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위기 의식에 민주당은 부랴부랴 조국혁신당과의 선 긋기에 나섰다. 이재명 대표가 민주당 '텃밭' 광주를 찾은 지난 21일 민주연합 선대위 지도부는 현장에서 민주당이 주도하는 비례대표 위성정당은 조국혁신당이 아닌 자신들이란 점을 알리는 데 안간힘을 썼다.
백승아 민주연합 공동대표는 "최근 비례정당 선택을 고민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은데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다"며 "더불어민주연합만이 민주당의 유일한 비례연합 정당"이라고 방점을 찍었다.
그러면서 "표가 흩어지면 국회의장 자리도 어려울 수 있다"며 "민주당과 세 분의 전직 대통령을 아끼고 사랑한다면 비례대표도 더불어민주연합을 선택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표도 연일 '더불어몰빵론'(지역구는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는 더불어민주연합)을 외쳐대고 있다.
그럼에도 민주당과의 협력을 앞세운 조국혁신당의 표 잠식은 멈출 줄을 모르고 있다. 조국혁신당으로서도 표를 얻어 낼 곳이 민주당 지지층 밖에 없는 것이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결국 조국 대표가 표를 얻을 곳은 민주당 지지층이니 '민주당과 다른 정당 아니다. 한 몸이다. 우리 당선 시켜주는 건 민주당 후보를 당선 시켜주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당 지지자 상당수가 조국혁신당을 지지하는 흐름은 꺾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이 이미 초창기에 조국혁신당과의 협력관계를 인정했을 뿐더러, 호남을 중심으로 조국혁신당 돌풍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장 소장은 "민주당은 조국혁신당과 선을 못 그을 것이다. 이미 조국혁신당이 탄력을 받았고, 처음 이 대표가 조국혁신당과 사진도 찍고 연대해주고 하지 않았느냐"라며 "형식적으로만 '더불어민주연합 찍어주세요' 얘기하지 조국혁신당 관련 네거티브 캠페인은 못할 것이다. '더불어몰빵론' 역시 효과가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민주당 강성 지지자들은 조국혁신당을 지지하기 때문에 이제 와서 민주당이 그런 흐름을 꺾기도 쉽지 않다"며 "민주당원 사이에서도 (용혜인 의원이나 진보당 후보 등) 민주연합 비례대표 사람들을 보고 '민주당 사람이 아닌 것 같은데 우리가 왜 찍나'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