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육견협회, '개 식용 금지법' 위헌이라며 헌법소원 청구…법조계 "재산권 제한, 문제 안 돼"
"육협, '직업 선택 자유 침탈됐다'라고 주장하지만…위헌 결정 난 사례 거의 없어"
"특별법 유예기간 3년인 만큼…2027년부터 식용 목적으로 개 도살하면 처벌받을 것"
"헌법재판소 평균 사건 처리기간 보통 2년 가량 소요…빠른 심리? 쉽지 않을 것"
대한육견협회는 지난달 공포된 '개 식용 금지법'(개의 식용 목적의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과 효력정지 신청을 청구했다. 법조계에선 재산권은 제한을 시켜도 문제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직업 선택의 자유가 침탈됐다"는 내용의 헌법 소원이 위헌으로 결정 난 사례가 거의 없기에 '개 식용 금지법' 가처분 인용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특별법 유예기간이 3년인 만큼 2027년부터는 식용을 목적으로 개를 도살하거나 사육·증식하게 되면 징역형 및 벌금형 등의 처벌을 받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28일 육견협회에 따르면 이 협회 소속 50여 명은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 식용 금지법으로 국민의 먹을 자유가 훼손되고 관련업 종사자의 직업선택 자유와 재산권이 침탈됐다"고 주장했다. 사육 농가와 유통업자, 소비자를 각각 대표해 3명이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청구 이유에 대해 협회는 "식용견과 반려견은 사육 과정이나 품종이 전혀 다르다"며 "반려견의 동물보호와 축산업 대상인 식용견의 동물보호를 같은 평면에서 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곽준호 변호사(법무법인 청)는 "헌법 소원을 제기하기 위해선 청구자들이 문제를 지적하고자 하는 법과 본인들의 관련성이 있어야 한다. 육견협회에서 '직업 선택의 자유가 침탈됐다'고 주장하지만, 이에 대한 내용으로 위헌이 나온 사례가 거의 없다"며 "과거 로스쿨생들이 '다섯 번 변호사 자격시험에 떨어지면 시험에 응시를 더 할 수 없다'는 조항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한 적이 있는데, 당시에도 기각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곽 변호사는 "'재산권이 침탈됐다'는 주장도 받아들여지기 힘들 것이다. 재산권은 헌법적인 개념 중에서 가장 제한을 많이 둬도 문제가 되지 않는 부분이기 때문"이라며 "협회에서 반려견의 동물 보호와 식용견의 동물 보호를 같은 평면에서 논할 수 없다고 주장하지만, 애당초 강아지가 태어날 때부터 식용견과 반려견이 구별되지 않기에 논리적으로 타당하지 않은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위종욱 변호사(법무법인 대륙아주)는 "특별법 중 처벌 규정은 유예기간이 3년이기에 유예가 끝나는 2027년부터는 식용을 목적으로 개를 도살하거나 사육·증식하게 되면 징역형 및 벌금형 등의 처벌을 받게 된다"며 "육협에서는 '나중에 위헌 결정을 받더라도 결정이 나오기 전에 유통 기반이 모두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헌법재판소의 평균 사건 처리기간이 약 2년 정도여서 빠른 심리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위 변호사는 "개식용금지법이 침익적인 법안이며 법안 자체에도 이들에 대한 지원을 하도록 명시하고 있으므로, 피해에 대한 보상책이나 지원책을 최대한 빨리 구체적으로 정하는 것이 맞다"며 "헌법재판소에서 여러 요소를 고려하여 판단하겠지만, 누군가는 직업을 포기해야 하는 법안 내용에 비해 보상책 및 지원책을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은 것과 유예기간을 3년으로 설정한 것의 적정성 등이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종훈 변호사(법무법인 일로)는 "개식용 반대 단체에서는 '개의 생명을 존중하지 않는 것은 질서에 대한 위협이고, 공공복리고 심각하게 훼손된다'고 주장한다. 법의 실효성을 위해 출입조사가 가능토록 해야 한다는 취지"이라며 "하지만 일반적인 동물과 식용으로 관리되는 동물의 기준은 다르다. 그렇기에 생명보호 원칙이 바로 적용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동시에 오 변호사는 "헌법소원 신청 자체가 각하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본안 판단을 받을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