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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자율 규제로 부족하다”…OTT 콘텐츠 사회적 책임 목소리도 [콘텐츠 속 흡연③]


입력 2024.03.30 07:40 수정 2024.03.30 07:40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표현의 자유보다 청소년 보호에 더 무게 중심 둬야"

기준 없는 자율규제 지적

“‘OTT를 자율규제에 맡긴다’라는 기본적인 속성 자체가 아이러니하다. 이 규약을 자기들이 만들어 정리한다는 게 형식에 치우친 정책 같다. 공공 권력이 그냥 위험을 방기한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매스컴학 박사, 보건정책 석사, HOWs 대표)는 OTT 플랫폼이 OTT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 보호법)을 따르며 유해한 표현이 자율 규제로 돌아가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픽사베이

즉 미디어 환경에 맞지 않은 정책이라는 쓴소리다. 정부는 정보통신망 보호법은 서비스 제공자단체가 이용자 보호를 위해 행동강령을 정하고 청소년유해정보가 유통되지 않도록 자율규제 가이드라인을 정해 시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즉 강제성인 OTT 제작자와 플랫폼 업계에게 자율규제를 이행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OTT 콘텐츠가 지상파 TV 드라마와 영향력을 나란히 한 지금, 실질적인 규제와 견제가 없는 사각지대 속에 높여있는 셈이다. 유 교수는 "표현의 자유의 잣대보다는 청소년 보호를 잣대로 바라봐야 한다. 청소년들이 미디어 콘텐츠에서 영향을 받고 따라 할 가능성이 높다는 건 여러 차례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20년 동안 지상파의 강경한 흡연 금지 가이드라인이 담배에 대한 인식을 바꿔놓는데 기여한 것도 확인이 됐다. 그런 부분에서 지상파에 준하는 규제 방식을 가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라고 강조했다.


현재로서는 적절한 규제와 미디어에서 음주·흡연 장면을 배제하거나 통제하는 노력에 기대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에서는 영화 배급사들이 선두에서 청소년의 관람이 가능한 영화의 경우 흡연 장면을 포함할 수 없도록 하는 노력 중이다. 영화 속 흡연 장면 연기 노출에 대한 연구 및 모니터링 결과를 '스모크 프리 무비스'라는 웹사이트를 통해 대중에게 40년 동안 공개해 오고 있다. 이 때 흡연 장면 노출과 관련해 감독, 작가, 배우 및 제작자까지 모두 실명으로 공개하고 있다. 인도는 영화에 흡연 장면이 나올 경우 반드시 금연 광고 및 경고 문구를 영화에 삽입해야 하는 법이 제정돼 있다.


특히 호기심이 많고, 새로운 걸 접하고 싶은 성향의 청소년들이 자연스럽게 흡연 장면에 노출돼 긍정적으로 따라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뤄진 시도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보다 우리나라는 영화 속 흡연 장면 노출이 청소년 흡연에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이 부족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 이 부분을 향한 시도가 동반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등급과 관계 없이 영화 속 흡연 장면 노출을 완전히 지워내는 건 예술성, 표현의 자유 등을 이유로 쉽지 않을 수 있지만 적어도 청소년들이 보는 콘텐츠에서만큼은 흡연 장면 노출을 배제하거나 통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영화 등급분류 기준 심사시 흡연 장면 노출 여부를 등급 판정에 중요한 기준으로 명시하는 게 필요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다만 유독 흡연에 관련된 장면에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는 목소리들이 이어져 오고 있다. 최근에는 유튜브에서 술방을 주제로 한 토크쇼들이 늘어났다. SNS, OTT 등 새로운 매개체를 통해 음주 장면이 무분별하게 노출되고 있는 역시 청소년들에게 흡연 장면만큼이나 유해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음주문화 확산을 위한 미디어 음주장면 가이드라인(2023) 개정판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음주 행위를 과도하게 부각하거나 미화하는 콘텐츠는 연령제한 등을 통해 어린이와 청소년의 접근성을 최소화해야 한다', '음주 행위를 과도하게 부각하거나 미화하는 장면에서는 경고 문구 등으로 음주의 유해성을 알려야 한다' 항목이 추가 됐다.


한 OTT 제작사 관계자는 "음주도 제재해야한다고 본다. 흡연 장면 규제 등이 현실에서 영향을 미쳤듯 잦은 음주 방송 등으로 문제들이 불거지고 있지 않나. 흡연이 그러했듯 음주 장면 노출도 사회적인 파급력에 줄 부작용들을 고려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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