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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글로벌 사업 '온도차'…영토 확장 '진행형'


입력 2024.03.29 06:00 수정 2024.04.01 14:49        고정삼 기자 (jsk@dailian.co.kr)

인니 순익 1년새 92%↑

中법인 대출자산 감소에

전략적 현지화 영업 필요

미얀마 정치 리스크 부각

서울 을지로 IBK기업은행 본점 전경.ⓒIBK기업은행

IBK기업은행의 글로벌 사업이 지역별로 극명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가파른 성장을 자랑하고 있지만 중국과 미얀마에서는 기세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이 같은 상황 속 기업은행은 동남아시아를 넘어 선진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하며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행보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 전체 해외법인의 지난해 누적 순이익은 553억원으로 전년보다 25.9%(114억원) 늘었다. 현재 기업은행은 ▲기업은행(중국)유한공사(분행 8개·지행 8개) ▲IBK인도네시아은행(지점 32개) ▲IBK미얀마은행(지점 1개) 등 3개의 해외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IBK인도네시아은행이 호실적을 기록하며 전체 이익 성장을 견인했다. IBK인도네시아은행의 지난해 누적 순이익은 156억원으로 전년 대비 91.8%(75억원)나 증가했다. 2021년까지만 해도 13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이듬해 81억원 흑자 전환에 성공한 이후 견고한 이익 증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IBK인도네시아은행의 총자산도 1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9.2% 늘었다. 같은 기간 인도네시아 은행권의 자산 규모가 5.9%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선방한 수준이다. 기업은행이 현지에서 우량 대출 중심의 영업 전략으로 부실채권을 줄여온 게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중국과 미얀마에서는 다소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업은행 해외법인 중 규모가 가장 큰 중국유한공사의 지난해 순이익은 381억원으로 전년 대비 5.4%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22년 순이익으로 전년 대비 56.1% 늘어난 362억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가파른 성장세가 꺾인 모습이다.


중국유한공사의 총자산도 4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18% 감소했다.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의 예수금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현지화 전략을 통해 자산 기반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커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IBK미얀마은행은 지난해 순이익으로 16억원을 올리며 1년 전 기록했던 3억7000만원의 적자 상황에서 벗어났다. 다만 자산과 이익 규모가 여전히 초라한 수준이다. IBK미얀마은행의 총자산은 2693억원으로 1년 전보다 0.2% 늘어나는 데 그쳤다.


미얀마에서의 경영 환경도 녹록지 않다. 기업은행이 2021년 1월 미얀마에서 법인 영업을 시작했는데, 불과 한 달 만에 미얀마 군부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후 6개월씩 세 차례 연장하는 등 최근까지도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은 상태다. 이에 따라 IBK미얀마은행은 컴플라이언스 관련 리스크가 확대된 점을 감안해 제한적인 영업 활동에 나서고 있다.


상황이 이러한 만큼 나라 밖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김성태 행장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김 행장은 취임 당시 올해까지 글로벌 사업에서 2500억원의 이익을 거두겠다는 목표를 내건 바 있다. 이는 국내 4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해외법인 평균 순이익인 1846억원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기업은행은 올해 들어서도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동남아시아를 넘어 유럽 등 선진시장으로의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금융 수요를 확보해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김 행장은 올해 열린 시무식에서 "폴란드·베트남 법인 전환과 새 진출 지역 검토를 통해 영토 확장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정삼 기자 (j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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