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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호주대사 25일만에 사의…외교부 "본인 강력한 뜻 따라 수용"


입력 2024.03.29 12:29 수정 2024.03.29 12:34        김은지 기자 (kimeunji@dailian.co.kr)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 관련 의혹

공수처 출국금지…해제 후 부임에

'도주 논란' 극심, 총선 앞두고 차단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지난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방산협력 관계부처-주요 공관장 합동회의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뉴시스

해병대 채모 상병 사건과 관련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선상에 올라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졌던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사의를 표명했다. 외교부는 이를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한 뒤 수용키로 했다.


외교부는 29일 출입기자단 공지를 통해 "이종섭 대사 본인의 강력한 사의 표명에 따라 임명권자인 대통령께 보고 드려 사의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사를 대리하는 김재훈 변호사는 앞서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이 대사가 오늘 외교부 장관에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 대사는 "그동안 공수처에 빨리 조사해달라고 계속 요구해 왔으나 공수처는 아직도 수사기일을 잡지 않고 있다"며 "방산협력 주요 공관장회의가 끝나도 서울에 남아 모든 절차에 끝까지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사와 같은 특임공관장은 외교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용한다. 이 대사의 사의 수리도 실질적으로는 대통령 재가를 거쳐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 대사는 직을 내려놓은 뒤 공수처의 조사에 집중할 전망이다.


이 대사는 그동안 뜻하지 않은 '해외도피 논란'에 시달려왔다.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공수처는 이 대사를 입건하고 지난해 12월 출국금지 조치했으나, 이 대사가 지난 4일 주호주대사로 임명되면서 해외로 '도피' 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법무부는 이 대사의 이의 신청을 받아들여 8일 출국금지를 해제했고 이 대사는 지난 10일 호주로 떠난 바 있다.


이 대사의 사의 표명은 야권에서 '도피성 출국'이란 비판을 집중적으로 가한 것이 국민 여론에 먹혀들면서, 이것이 총선에서 여권에 큰 악재로 부상한 것을 다소 늦게나마 차단·해소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 대사는 공수처 수사를 회피하기 위한 출국이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지자, 공수처의 수사에 적극 응할 의지가 있으며 공수처가 소환조사를 하지 않았을 뿐이라는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던 중 이 대사는 방산 협력 공관장 회의 참석을 이유로 출국 11일 만인 지난 21일 자진 귀국했다. 이 대사가 직에서 물러난 것은 귀국한 시점으로는 8일 만이다.


이 대사가 주호주대사로 임명된 지 25일 만에 물러나면서 핵심 우방국인 호주 주재 한국 대사는 또다시 공석이 됐다.

김은지 기자 (kimeunj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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