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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취재] '발품' 신범철 vs '지원군' 문진석…'천안갑' 각양각색 유세


입력 2024.03.30 06:20 수정 2024.03.30 06:20        데일리안 천안(충남) =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신범철, 수행원 1명만 대동해

상점마다 돌아다니며 인사

문진석, 인지도 높은 이탄희

내세워 유권자에 지지 호소

충남 정치 1번지 '천안갑'에 출사표를 던진 신범철 국민의힘 후보와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9일 각양각색의 유세 활동을 벌였다. ⓒ데일리안 강현태 기자

충남 정치 1번지 '천안갑'에 출사표를 던진 여야 후보들이 29일 각양각색의 유세 활동을 벌이며 표심 구애에 나섰다.


신범철 국민의힘 후보가 '발품'을 팔아 지역 주민과의 스킨십에 주력했다면,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지원군'을 동원해 목소리를 퍼뜨리는 데 공을 들였다.


신범철 국민의힘 천안갑 후보가 29일 원도심인 성정동 일대를 누비며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강현태 기자

신범철 국민의힘 후보는 이날 오후 수행원 1명만 대동한 채 원도심을 촘촘히 누볐다. 상점 한 곳 한 곳을 일일이 방문한 그는 허리를 숙이며 "손님은 아니지만 인사만 드리고 갈게요" "감사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를 반복했다.


신 후보가 방문한 성정동 일대는 과거 손꼽히는 번화가였지만, 신도심 개발 여파 등으로 유동인구가 크게 줄었다. 실제로 성정 사거리 주변 건물에는 공실이 상당했다. 성정동과 성황동을 잇는 육교는 낡다 못해 파손돼 을씨년스러웠다.


충남 천안 성정동과 성황동을 잇는 육교 ⓒ데일리안 강현태 기자
신범철, 성정동 개발 복안 언급
시민들 "이번에는 꼭 돼야 한다"
한동훈에 대한 기대감 표출도


신 후보는 "새로운 모멘텀을 기다리는 지역"이라며 "GTX-C 노선이 천안역에 오면, 다시 개발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다. 일부 지역은 재개발이 추진되고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특히 "원자재 가격 상승, 지가(地價) 문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문제 등으로 (지역 발전이) 정체돼 있다"며 "재개발 요구가 큰 주공 5단지 문제도 협조를 통해 풀어야 한다. 무엇보다 좁은 옛날 길을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후보를 마주한 지역 주민들은 이따금 무표정한 얼굴이었지만, 대부분 호의적이었다. 김영배(66)씨는 신 후보에게 "열심히 하시라"라며 "부정부패한 무리들을 없앤다는 생각을 갖고 하시라"고 말했다.


해장국 식당을 운영 중인 중년 여성 A씨는 "이번에는 꼭 돼야 한다"며 신 후보를 부둥켜안았다.


30년 넘게 한 자리에서 책 대여점을 운영 중인 70대 부부, 윤용로·강석예 씨는 "신 후보가 성실하고 열심이라 잘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가게에서 뉴스를 계속 보는데, 양쪽(여야)을 다 듣고 있으면 한쪽은 아니다 싶다"며 "민주당 국회의원이 (당선)돼서 잘 된 게 없다"고 밝혔다.


최근 천안으로 이주해 편의점을 운영 중인 곽소라(21)씨는 국민의힘을 이끄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기대감을 표하기도 했다.


곽 씨는 "솔직히 정치인들이 자기 배만 불리지, 서민을 신경쓰지 않는다는 건 누구나 알지 않느냐"면서도 "투표를 하긴 할 것이다.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에게 신뢰가 간다"고 밝혔다.


신범철 국민의힘 천안갑 후보가 29일 원도심인 성정동 일대를 누비며 상인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강현태 기자
이탄희 향한 시민들의 환호
문진석 살뜰히 챙긴 이탄희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천안갑 후보는 이날 같은당 이탄희 의원과 함께 유세에 나섰다. 앞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 의원은 전국을 돌아다니며 지원 유세를 벌이고 있다.


문 후보와 이 의원은 검은색 차량을 타고 천안 신세계백화점 맞은편 횡단보도 일대에 함께 등장했다. 문 후보는 "제가 모셔 왔다"고 했고, 이 의원은 "이번에 끝을 봐야죠"라고 했다.


두 사람은 일대 상가를 누비며 지지를 호소했다. 일부 상점에선 유세 활동을 거부하는 일도 있었지만, 대체로 경청하는 분위기였다.


특히 이 의원을 향한 시민들의 환대를 어렵지 않게 마주할 수 있었다. 시민들은 이 의원에게 사진 촬영을 요청했고, 이 의원은 "함께 찍자"며 문 후보를 살뜰히 챙겼다. 상대적으로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는 이 의원이 문 후보의 확성기 역할을 톡톡히 해주는 모양새였다.


이 의원은 10대 소녀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오빠, 언니 없느냐"며 "4월 10일에 문진석에게 투표하시라고 전해달라"고 말했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천안갑 후보가 29일 천안 신세계백화점 맞은편에서 조국혁신당 지지자와 인사하고 있다. ⓒ데일리안 강현태 기자

문 후보와 이 의원이 거리 유세에 한창이던 시각, 약 100m 떨어진 곳에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기자회견을 열었다. 조 대표를 만나기 위해 걸음을 옮기던 조국혁신당 지지자들은 이탄희 의원을 보고 환하게 웃었다.


한 여성은 자신이 천안갑 지역구라는 점을 언급하며 "지민비조니까요"라고 말했다. 지민비조는 '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의 준말이다.


조 대표 방문 시점과 맞물린 탓인지, 지민비조 가능성을 시사한 중년 여성 유권자들이 적지 않았다. 자신을 민주당원이라고 밝힌 A씨는 "오늘 조국 대표가 오신다고 해서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뜸 "이탄희 의원을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천안갑 후보가 29일 천안 고속버스터미널 인근에서 같은 당 이탄희 의원과 유세활동을 펼치던 중 시민과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강현태 기자

문 후보와 이 의원은 길 건너 천안종합버스터미널 인근에서 유세 활동을 이어갔다. 지역구 주민이라는 김경배(73)씨는 문 후보가 "변함 없는 양반"이라며 지지 의사를 표했다.


두 사람은 유세차에 함께 올라 표심 구애에 나서기도 했다. 특히 이 의원은 "4월 10일에 문진석 후보로 천안시민들의 마음을 모아주시길 부탁드린다"며 "천안을 살리고 천안을 지켜온 사람, 문진석에게 마음을 좀 주시라"고 말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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