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R 등 R&D 투자로 원전 산업 육성…AI 시대 전력량↑
군비 경쟁으로 국내 방산 기업 수주 확대...수출 전략 산업
HD현대일렉트릭 148% 상승... ETF도 수익률 고공행진
정부가 원전·방산 산업의 수출 지원 계획을 밝히면서 관련주와 투자 상품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산업을 위한 정책적 지원에 향후 수요도 긍정적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관련주들의 주가가 상승하고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들의 수익률도 높아지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 주가는 연초 이후(1월2일~4월4일) 148.06%(8만100원~19만8700원)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종목은 연초 8만원선에서 거래됐지만 이후 급등세를 이어가면서 현재 20만원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같은 기간 원전 관련주인 우리기술(1297원→1537원)은 18.50%, 비에이치아이도 14.66%(7910원→9070원) 상승했다.
이같은 원전주의 급등세는 정부의 친원전 정책에 따른 산업 육성 지원의 영향이다. 정부는 지난 2월 차세대 원전인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을 위해 원자력 연구개발(R&D)에 앞으로 5년간 4조원 이상을 투입하고 원전 지원 특별법을 추진하겠다는 지원책을 공개했다.
이미 정부의 원자력 발전 육성으로 원전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여기에 더해 원전이 인공지능(AI) 시대에 전력 공급의 수요 수단으로 부각된 것도 주가에 상승 동력을 더하고 있다.
정부가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SMR은 높은 발전 효율과 적은 탄소 배출, 방사능 유출 위험 최소화 등으로 주목받고 있는 차세대 원자력 발전 방식이다. AI 시대에 전 세계적인 데이터 센터 증가로 전력 소비가 폭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SMR이 그 대안으로 떠올랐고 원전주의 주가를 끌어올렸다.
이에 국내 원자력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전날인 4일 기준 ‘HANARO 원자력iSelect’와 ‘ACE 원자력테마딥서치’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각각 32.29%, 23.12%로 집계됐다. ‘HANARO 원자력iSelect’와 ‘ACE 원자력테마딥서치는 HD현대일렉트릭을 포함해 국내 원전 기업들을 담고 있다.
국내와 해외 원자력 기업을 3대 7 비중으로 투자하는 ‘KBSTAR 글로벌원자력iSelect’도 원전주의 강세에 힘입어 최근 3개월간 25.63%의 수익을 올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중동 분쟁 등 불안정해지는 국제 정세로 국내 방산주도 주목받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연초 이후 81.96%(12만9700원→23만6000원) 상승했고 같은기간 현대로템과 LIG넥스원도 각각 43.93%(2만6750원→3만8500원)와 35.83%(12만8300원→17만4300원) 올랐다.
이같은 상승세는 국내 방위산업이 본격적인 성장세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지정학적 갈등 속에 주요국들의 군비 경쟁이 본격화 되면서 대량 생산 체제를 갖춘 국내 방산 기업들의 수주가 대폭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방위산업을 수출 전략 산업으로 판단하고 이르면 상반기 내로 ‘방산 수출 및 혁신성장 생태계 조성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다.
이에 증권사들도 방산주들의 목표주가 상향에 나서는 분위기다. 이미 주가가 오른 상태지만 증권사들은 이들 종목의 주가가 추가로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들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평균 목표주가는 전날 기준 22만4538원으로 3개월 전(15만9846원)과 비교해 40.47% 뛰었다. 지난달 NH·신한투자·메리츠증권·DB금융투자 등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목표주가를 줄지어 상향 조정한 데 따른 것이다.
같은 기간 LIG넥스원의 평균 목표가는 26.53%(13만3667원→16만9125원), 현대로템은 4.67%(3만7846원→3만9615원) 상승했다.
이러한 양상 속에 이들 종목을 담은 국내 유일 방산 기업 ETF인 ‘ARIRANG K방산Fn’도 최근 3개월간 25.18%의 수익률을 거뒀다.
위경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방위산업은 그동안 국가 방위를 위한 내수 판매가 중심이었다면 이젠 글로벌”이라며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국내 방산의 점유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고 최근 정세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어 무기 교체 수요도 아직 유효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