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인력 줄이는 테슬라, 고용 늘리는 현대차… 전기차 둔화에 '희비'


입력 2024.04.21 06:00 수정 2024.04.21 06:00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테슬라, 인력 10% 감축… 1만4000명 이상 해고

인재 확보 나서는 현대차… 국내서만 3년간 8만명

지난 13일(현지시간) 미 LA에서 열린 브레이크스루 시상식에 참석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로이터=연합뉴스

전기차 시장이 캐즘(대중화 이전 일시적 정체기) 구간에 진입하면서 승승장구하던 테슬라가 대대적인 인력 감축에 돌입했다. 반면,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량이 크게 확대된 현대차는 국내외서 인재 채용에 속도를 높이고 있어 주목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우리는 철저한 조직 검토를 통해 전 세계 직원수를 10% 이상 줄이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통보했다.


그는 "이보다 더 싫은 건 없지만 해야만 하는 일"이라며 "이는 우리 조직을 슬림화하고 혁신적이며 다음 성장 단계 주기로 도약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리해고 인원이 정확하게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약 1만 4000여명이 해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테슬라의 전세계 직원 수는 14만473명이다,


이번 감원에서는 고위 임원들도 예외가 아니다.한때 머스크의 후임으로 거론됐던 잭 커크혼 전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지난해 여름 돌연 퇴임한 데 이어 이번엔 드루 바글리노 수석부사장과 로한 파텔 공공정책·사업 개발 담당 부사장도 테슬라를 떠나게 됐다. 이들은 테슬라의 핵심 경영진이다.


테슬라의 대규모 인력감축은 전기차 판매 둔화로 인한 판매량 부진으로 풀이된다 테슬라는 올 1분기 전년 대비 9% 가량 감소한 38만6810대를 인도했다. 테슬라의 판매량이 직전년도보다 줄어든 것은 2020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전기차 캐즘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테슬라의 2분기 판매 전망도 어둡다.


전기차 시장 둔화 뿐 아니라 중국의 저가 전기차 공세 등에 파격적인 가격 인하 전략을 지속하면서 수익성 역시 하락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해 4분기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1위 자리를 중국 비야디(BYD)에 뺏긴 바 있으며, 당시 매출액(전년 대비)은 3% 증가, 영업이익은 47% 급감했다.


반면, 글로벌 시장에서 역대 최대 판매를 경신 중인 현대차그룹은 공격적으로 고용을 늘리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3일 오전 경기 광명시 기아 오토랜드 광명에서 열린 현대자동차그룹 2024년 신년회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전동화 및 SDV 가속화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 집중하기 위해 국내에서만 2026년까지 3년간 8만명을 채용하고, 대규모 투자에도 나선다.


구체적으로 전동화 및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분야 등 미래 신사업에 4만4000명, 신규 차종 개발, 품질·안전 관리 강화, 글로벌 사업 등에 2만3000명을 채용하고 정년퇴직자 등 고령인력 1만3000명을 고용할 방침이다.


연구개발(R&D) 분야 31조1000억원, 경상투자 35조3000억원, 전략투자 1조6000억원을 각각 투자할 계획이다. 연구개발 분야에는 제품 경쟁력 향상, 전동화, SDV, 배터리 기술 내재화 체계 구축 등 핵심기술 확보를 위해 전체의 46%가 투자된다. 경상 투자는 연구 인프라 확충, EV 전용공장 신증설 및 계열사 동반투자, GBC 프로젝트, 정보기술(IT) 역량 강화 등에 이뤄진다.


현대차 역시 전기차 캐즘으로 전기차 판매량이 둔화된 것은 마찬가지지만, 현재 하이브리드차와 SUV 등 고수익차종 판매가 크게 늘면서 상대적으로 시간을 벌게 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한 매출 39조7185억원, 영업이익은 비슷한 수준인 3조5907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기아 역시 전기차 수요 둔화를 하이브리드차 호조로 보완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브리드차, 고수익 차종으로 전기차 캐즘을 극복하는 동안, 내부에서는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개발에 주력해 향후 전기차 대중화 시기를 대비할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회장은 앞서 올해 초 신년사에서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전환을 전개하고 있지만, 소프트웨어와 품질을 모두 다 같이 잡아야한다"며 "소프트웨어에서 다소 뒤쳐지는 면이 있지만, 이 부분은 열심히하면 따라 잡을 수 있다. 품질과 소프트웨어를 함께 잘 할 수 있는 그런 회사가 될 것"이라며 소프트웨어 기술력이 현재 부족함을 인정하기도 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과 교수는 "현대차는 하이브리드차가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워낙 잘 팔리고 있기 때문에 전기차 캐즘의 영향을 피해갈 수 있는 체력이 된다"며 "반면 테슬라는 전기차 시장이 둔화되면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내연기관차가 없기 때문에 전기차 수요 둔화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밖에 없으며 인력감축은 어느정도 예상된 것"이라고 말했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