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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 딛고 일어선 르노, '신차 효과' 얼마나 갈까


입력 2024.10.04 13:33 수정 2024.10.04 13:36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르노코리아, 악재 딛고 그랑 콜레오스 호실적

첫 달 3900대… 쏘렌토·싼타페 독주 속 '맹추격'

노조 임단협이 변수… 생산 차질로 발목 잡을까

그랑 콜레오스 ⓒ르노코리아

르노코리아가 악재를 딛고 신차 '그랑 콜레오스'의 순항을 알렸다. 현대차·기아가 독주하는 D 세그먼트 시장에서 쏘렌토, 싼타페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팔아치우면서다.


노조와 임단협 교섭에서 난항을 겪으면서 아직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르노코리아가 젠더 이슈에 이어 노조 악재까지 이겨내고 신차효과를 이어갈 수 있을 지 주목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코리아는 지난 8월 국내 시장에서 5010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월 대비 무려 203.5% 증가한 수치로, 일등 공신은 단연 4년 만에 출시한 신차 그랑 콜레오스였다.


그랑 콜레오스는 하이브리드 단일 파워트레인만으로도 9월 한 달간 3900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그랑 콜레오스가 출시된 이후 첫 달 실적으로, 르노코리아가 단일 모델로 3900대 이상 판매한 건 2022년 5월 QM6 이후 처음이다. 월 5000대 이상 내수 실적을 올린 것도 2022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오랜 시간 동급 시장에서 독점해온 현대차, 기아와 비교해도 크게 선방했다. 현대차 싼타페, 기아 쏘렌토가 같은기간 각각 5314대, 6628대 팔린 것을 감안하면, 그랑 콜레오스는 신규 모델임에도 싼타페, 쏘렌토의 절반 이상을 팔아치운 것이다. 게다가 하이브리드차로 분류를 좁히면 쏘렌토 4914대, 싼타페, 4076대, 그랑콜레오스 3900대로 사실상 턱밑까지 추격했다.


극심했던 내수부진을 끊어내고 르노코리아의 부활을 알릴 수 있었던 바탕에는 4년 만의 신차에 '선택과 집중' 전략을 잘 활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르노코리아는 르노삼성 시절만 하더라도 현대차·기아와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가격대를 비슷하게 책정했지만, 이번 신차에선 쏘렌토, 싼타페보다 400만원 가량 낮게 결정하는 승부수를 뒀다.


르노 그랑콜레오스의 기본형 가격은 3495만원, 하이브리드 모델인 E-Tech 역시 풀옵션 가격이 4681만원 수준이다. 경쟁자 없이 쏘렌토, 싼타페가 독점하며 나란히 가격을 높여가던 시장에서 과감히 가격을 낮추는 시도를 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상품성은 '요즘 신차'의 기준에 맞게 높였다. 르노 그랑 콜레오스에는 동급 최초로 조수석 디스플레이가 적용됐고, 오토 파킹 등 수입차 브랜드에서나 탑재하던 기능도 적용됐다. 쏘렌토, 싼타페와 차체 크기 및 실내 공간은 비슷하게 가져가면서 크기에 대한 아쉬움도 없앴다.


그랑 콜레오스가 출시되면서 소비자들과 가장 가까이에 맞닿아있는 영업 환경도 변화를 거듭했다. 스타필드와 같은 쇼핑몰에 입점하면서 고객 접점을 늘리고, 르노 성수와 같은 거점에서는 카페, 굿즈 등을 더해 전시장 내부를 라운지처럼 꾸몄다.


그랑 콜레오스에 탑재된 수많은 기능을 고객들에게 직접 알려주는 교육 프로그램도 준비중이다. 그간 르노코리아의 최대 약점으로 꼽혔던 중고차 가격 방어에 대한 우려를 없애기 위해 '감가 보장 서비스'도 출시했다.


업계에서는 싼타페, 쏘렌토가 독점하던 D 세그먼트 SUV 시장에 가격 경쟁력과 상품성을 갖춘 경쟁자가 투입된 만큼 향후 판매에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통상 차량이 출시된 후 3달을 신차 효과 기간으로 보고 있지만, 싼타페·쏘렌토가 매달 5000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면서 인기를 얻고 있는 만큼 르노 그랑콜레오스 역시 높은 수요를 이어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 모델이 많지 않고, 두 개 차종으로 수요가 몰려있는 상황에서 평균 가격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가격을 낮춘 신차를 출시한 르노의 전략은 매우 치밀하다"며 "차박, 낚시 등 여가활동으로 SUV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데 반해 그간 쏘렌토, 싼타페가 아니면 수입차를 사야하는 좁은 선택지 때문에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도 새로운 모델에 대한 니즈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신차 효과를 통해 판매량을 높여야하는 시기에 노조와의 교섭 난항이 이어지고 있단 점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르노코리아 노조는 사측과의 협상이 불발되자 지난달 13일부터 전면 파업을 시행했고, 현재 부산 공장의 가동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9월 말 기준 2만대에 달하는 예약대수를 감당하려면 생산을 하루빨리 재개해야하지만, 사측 역시 직장 페쇄라는 강수를 둔 만큼 교섭이 빠른 시일 안에 마무리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신차가 나오기 전 두 번에 걸쳐 영업 사원들을 전체 교육하고, 차가 출시된 이후에는 지역별로 차량 테스트 드라이브를 별도로 하는 등 영업 환경의 변화를 이뤄내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며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섬세한 서비스를 확대하고, 생산 정상화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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