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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원내대표 이어 국회의장까지 '명심'으로…'이재명 일극 체제' 완성 수순


입력 2024.05.14 00:10 수정 2024.05.14 00:13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친명계, 국회의장에 추미애 추대 분위기

秋 "李 내게만 잘해달라 언급" 명심 강조

비명계 "이해 안돼…개입 정리 역대 처음"

'당대표 연임론'으로 공고해지는 사당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가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중립성'이 요구되는 국회의장 자리까지 사실상 친명(친이재명)계 추대 수순을 밟으면서 '이재명의 민주당' 구성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야권의 가장 강력한 대권주자인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단일대오를 형성해 민생·개혁과제를 추진하겠다는 것이지만, 당내 민주주의는 후퇴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친명계는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경선에서 추미애 당선인으로 추대 분위기를 형성했다. 당내에서는 추 당선인이 당내 주류와 강성 지지층의 지지를 받고 있는 만큼, 이에 맞서 우원식 의원이 판을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러한 분위기 형성에는 이 대표의 의중, 즉 '명심(明心)'이 작용했다는 해석이 대체적이다. 추 당선인 스스로도 이날 한 유튜브 채널에서 이 대표가 자신에게만 '잘해달라'고 당부했다며 '명심'을 얻은 후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추 당선인에 따르면 이 대표는 그와의 만남에서 "이번만큼 국민적 관심과 기대가 있는 국회의장 선거가 있겠느냐, 순리대로 자연스럽게 갔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공연히 이렇게 (경선이) 과열되다 보니 우려가 많은 것 같다. 잘 좀 해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추 당선인은 "(이 대표가) 다른 후보한테는 그렇게 안 했다고 그런다. 내게만 '잘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전날 추 당선인과 국회의장 경선에 출마한 조정식 의원의 회동에 친명계 핵심인 김병기 의원이 자리한 것을 두고도 같은 해석이 나온 바 있다. 친명계의 교통정리로 민주당 원내사령탑이 된 박찬대 원내대표가 물밑에서 국회의장 후보군의 '교통정리'를 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당 안팎에서는 특정 정당과 정파에 휘둘리지 않고 국회를 중립적으로 운영할 의무가 있는 국회의장 자리까지 '명심'이 작용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박수현 당선인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국회의장까지도 친명 일색이면 되겠느냐'는 논리로 정리했다는 건 그렇게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는다, 썩 이해되지 않는다"라며 "국회의장까지 당심·명심이 개입해서 정리된 건 역대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비명계의 한 인사는 "하다 하다 국회의장 경선까지 친명계의 교통정리가 있을 줄은 몰랐다"라며 "친명계가 하고 싶은 대로만 한다면 국민적 반감은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인사도 "추 당선인이 국회의장에 된다면 국회의장실은 이제 당대표실 눈치만 보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월 7일 오후 경기 하남시 스타필드시티 위례에서 추미애 하남갑 후보 지지유세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 대표의 일극 체제는 총선 이후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박 원내대표 선출 후 원내지도부 핵심이 강성 친명계로 채워졌다. 박 원내대표는 원내수석부대표 2명에 이 대표 체제에서 수석대변인을 지낸 박성준 운영수석, 친명게 모임 '처럼회'의 일원인 김용민 정책수석을 임명했다.


당내에서 '이재명 연임론'이 힘을 얻고 있는 것도 이 대표 일극 체제를 뒷받침하고 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당대표 연임 추대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겠다"고 했고,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이 대표가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연임을 결단해 달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러한 분위기 속에 측근들에게 본인의 당대표 연임에 대한 의견을 묻는 등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원 당선인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이 대표 연임론에 "그렇게 되리라고 본다"며 지금은 '이재명의 시간'이라고 말했다. 비명계의 한 인사는 "이 대표의 당대표 연임은 기정사실 아니냐"라며 "이 대표가 원내대표와 국회의장까지 강성 친명계로 배치해 대선까지 키를 쥐겠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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