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주점 방문, 17시간만에 경찰서 출두, 메모리 카드 제거 등 의혹 여전
가수의 말과 대표의 말이 다르다. 가수는 침묵을 선택했고, 대표는 “모두 내가 지시한 것”이라며 모든 잘못을 뒤집어쓰기로 결심했다. 팬들은 아직도 가수를 믿지만, 대중의 비난은 거세졌다. ‘사면초가’다.
김호중의 ‘뺑소니’ 사고를 향한 의혹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애초 ‘단순한 뺑소니 사고’에서 그칠 일이, 이젠 ‘김호중의 음주 의혹’ ‘소속사의 조직적 범죄 은폐’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졸지에 김호중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의 소속 연예인과 평범한 직원들은 ‘범죄 집단’에서 일하는 꼴이 되어버렸다.
시간을 되돌려 보자.
이광득 대표의 말대로 김호중이 음주운전이 아니었다고 보자. 만약 그때 김호중이 사고를 낸 후, 내려서 택시 운전기사에게 사과하고 보험처리를 하면서 동시에 미안함에 또다른 보상을 했다면 어떨까. 누구나 교통사고를 낼 수 있기에, 어쩌면 사고를 냈을망정 ‘미담’으로 남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광득 대표 혹은 이 대표와 김호중의 ‘판단’은 상황을 180도 바꿔놨다. 이 당시 이 대표는 만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판단을 할 상황이 아니었을 가능성이 높다. 김호중은 사라졌고, 3시간 후 매니저가 경찰서에 ‘대리 자수’를 했다. 여기서부터 ‘거짓말’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고, 음주 의혹이 이어졌다. 소속사는 음주 의혹을 부인하지만, 결국 본인들이 이 의혹을 계속 만들어 낸 셈이다.
“매니저가 스스로 자수를 했다”
매니저의 행동과 이를 설명한 이 말은 현재 김호중에게 치명적이다.
생각엔터테인먼트는 당시 “매니저가 본인이 처리하겠다며 경찰서로 찾아가 운전했다고 했고, 이를 알게 된 김호중은 직접 경찰서로 가 조사 및 음주 측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매니저와 가수가 서로를 위한 것처럼 보이는 이 상황은, ‘매니저는 3시간 후’ ‘가수는 17시간 후’ 경찰서를 찾았다는 ‘시간’이 들어가면서 불편해졌다.
김호중이 시켰다는 녹취 파일의 내용은 현재 확인 중이라 차치하더라도, 이 대표가 “자수한 것으로 알려진 매니저에게 김호중의 옷을 꼭 뺏어서 바꿔입고 대신 일 처리를 해달라고 소속사 대표인 내가 부탁했다”고 말하면서 김호중과 생각엔터테인먼트는 추락했다.
가수를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경찰서로 간 ‘의리 있는’ 매니저는, 대표의 강압에 못 이겨 ‘희생양이 된’ 매니저로 포지션이 바뀌었다. 여기에 ‘매니저의 의리에 감복해’ 경찰서를 찾은 김호중은 17시간이나 지나 어쩔 수 없이 경찰서를 찾은 가수가 됐다.
“원래 메모리 카드가 없었다”
김호중의 음주 여부를 포함한 당시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가 사라졌다. 범죄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이다. 그런데 여기서도 김호중과 이 대표는 ‘거짓 그림’을 만들어 냈다. 김호중은 메모리 카드가 “원래 없었다”고 주장했고, 이 대표는 “현장에 도착한 매니저가 본인 판단으로 메모리 카드를 삭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의 말이 사실이라면 김호중은 거짓말을 했다. 그리고 생각엔터테인먼트는 ‘무엇인가를 감추려고’ 조직적 은폐를 시도한 집단이 되어버린다.
음주 여부가 결국 관건
결국 핵심은 ‘음주 여부’다. 이 대표와 김호중, 그리고 관계자 모두는 “김호중은 음주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뺑소니는 인정하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음주운전을 바라보는 사회적인 시선, 그리고 최근 음주운전 후 연예계 복귀가 힘들어진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 ‘단순 뺑소니’가 아닌 ‘음주운전 뺑소니’는 이야기가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의 시선은 싸늘한다.
유흥주점 방문, 뺑소니, 3시간만에 매니저의 대리 자수, 경기도 한 호텔로 이동, 메모리 카드 제거, 17시간 만의 등장. 그리고 소속사 대표의 뜬금없는 공황장애 호소 등의 내용이 나오면서다.
이야기를 앞으로 돌아가자.
‘김호중이 사고를 낸 후 택시 운전기사에게 사과하고 보상했으면 어땠을까’라는 그림은 ‘음주를 하지 않았다’가 전제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궁금해 한다.
‘음주하지 않았는데’ 왜 매니저는 대리 자수를 했고, ‘음주하지 않았는데’ 왜 메모리 카드를 제거했으며, ‘음주하지 않았는데’ 왜 경찰의 호출에도 17시간 만에 경찰서에 등장했으며, ‘음주하지 않았는데’ 왜 소속사는 연이어 거짓말을 하는 것인지.
현재 김호중은 18~19일과 내달 1~2일 각각 창원과 김천에서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 2024’ 공연을 한다. 또 이달 23~24일에는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에서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클래식: 김호중 & 프리마돈나’ 공연도 개최한다.
이 공연을 기다려 왔고, 지금도 김호중을 응원하는 팬들을 위해서라도 김호중과 이광득 대표는 ‘왜’에 설득력 있게 설명해야 한다. 대중의 신뢰는 잃더라도, 팬들까지 잃으면, 안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