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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에서 이웃으로'…22대 국회 의원실 배정 이모저모


입력 2024.05.25 06:00 수정 2024.05.25 06:00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김기현-황운하' 등 여야 정적들이 이웃 방 배정

당권 경쟁자 '나경원-안철수'도 옆방 사용

협치 신호탄일까, 더 큰 정쟁의 서막일까

22대 국회 개원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의원실 배정 윤곽이 나왔다. ⓒ뉴시스

22대 국회 개원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의원실 배정 윤곽이 나왔다. 특히 '김기현-황운하' 등 대표적 정적들이 이웃사촌으로 배정되면서 이들의 '불편한 동거'가 미칠 파급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더 큰 앙숙이 될 것인가, 협치의 시작이 될 것인가' 22대 국회의 관전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에 따르면 각 당과 국회 사무처는 22대 총선 당선인들을 대상으로 지난 17일까지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내 원하는 사무실 호수를 신청받았으며, 현재 배정·통보 작업을 마무리 중이다.


의원회관은 지상 10층까지 세워진 건물로 의원들의 사무 공간은 3층부터 10층까지 마련됐다. 정치권 관계자가 "현재 의원회관 사무실 '임장(부동산을 보러다닌다는 의미의 용어)'이 유행"이라고 말할 정도로 각 의원실들의 신중한 고민이 이루어졌다.


배정표에 따르면 현재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과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이웃'에 자리하게 됐다. 김 의원은 기존 550호를 배치받았고, 황 원내대표는 바로 옆방인 552호를 배정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두 사람은 2018년 '문재인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으로 엮인 대표적 악연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현역 울산시장으로 재선을 노리던 김 전 대표는 선거를 앞두고 측근 비위 의혹, 정치자금 등 전방위적인 수사를 받다가 패했다. 이때 김 전 대표 수사를 진행했던 울산지방경찰청장이 황 원내대표다. 이후 법원은 김 전 대표를 꺾고 울산시장에 당선됐던 송철호 전 시장과 황 원내대표에게 1심에서 각각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나경인 당선인과 안철수 의원도 나란히 방을 쓰게 됐다. 안 의원은 현재 사용 중인 435호에서 707호로 이동한다. 나 당선인은 옆방인 706호를 사용한다.


나경원 당선인과 다소 불편한 동거를 해야 하는 이들은 또 있다. 바로 지난 전당대회 당시 '연판장'을 돌렸던 초선들이다. 지난해 3·8 전당대회에서 48명의 초선들이 나 당선인의 불출마를 강요하며 연판장을 돌렸는데, 이들 중 김승수 의원과 유상범 의원은 각각 710호·736호를 배치받았고 나 의원이 706호로 배치받게 되면서 같은 층을 사용하게 됐다.


10층도 관심을 받고 있다. 배현진 의원과 가까운 박정훈 당선인과 고동진 당선인은 10층에 나란히 자리 잡았다. 배 의원은 1015호, 박 당선인은 1017호, 고 당선인은 1014호에 들어간다. 이들은 최근 당내 인적 쇄신 노선에 함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와 반대되는 성향으로 알려진 박성민 의원은 이들과 같은 층인 1006호로 배치됐다.


이 밖에도 흥미진진한 배치가 존재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유영하 당선인은 19대 국회에서 박 전 대통령이 사용했던 620호를 사용하게 됐다.


또 조국혁신당은 4층과 5층에 포진했다. 특히 조국 대표는 401호를 사용하게 됐는데, 김재섭 당선인과의 관계를 두고 관심이 모인다. 둘은 서울대 법대에서 학생과 교수로 만났던 사이인데 김 당선인은 '조국 사태' 당시 "그가 가르쳐줬던 정의는 자기 편의 정의에 불과했고, 그가 가르쳐준 공정은 자기의 실리를 가능케 하는 수단에 불과했다"며 "그는 위선자였고 우리는 철저히 배신당했다"고 일갈한 바 있다.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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