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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악화일로 속 푸틴 방북…한반도 긴장 고조


입력 2024.06.11 16:15 수정 2024.06.11 16:23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푸틴, 이르면 이달 말 방북

'빠른 재회'에 북러 밀착 이목

韓·美, 안보 위협 우려

미프정상회담서도 규탄 나와

2023년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하는 김정은 ⓒ연합뉴스

남북관계가 악화일로를 걷는 와중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이달 내 방북이 유력해지면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추가 도발 대응은 물론 북러 관련 동향까지 예의주시하며 경계 태세를 놓지 못하게 됐다.


11일 러시아 매체 베도모스티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르면 이달 말 북한과 베트남을 잇달아 방문할 예정이다. 푸틴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하는 건 고(故) 김정일 국방위원장 집권 시기인 2000년 7월 이후 24년 만이다.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남은 9개월 만이다. 이렇게 빠른 재회가 이뤄지면서 북러 간의 밀착 움직임에 속도가 붙었단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북러 정상회담의 경우 2019년 4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이후 약 4년 5개월 만에 성사됐다.


실제 이들의 만남은 조만간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연일 한반도 상공에서 대북전단과 오물풍선이 오가도 북한의 대표적인 대내 관영매체인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에서는 관련 소식이 보도되고 있지 않는데, 이를 두고 북한이 푸틴 대통령의 방북을 염두에 두고 갈등 수위를 높이는 게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아 내부 단속을 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2020년 6월 북한이 대북전단을 문제 삼았을 당시에는 북한 대내용 메체가 전단 살포 과정을 대대적으로 공개한 바 있다.


경색된 남북 관계 속 북러가 협력의 행보를 보이면서 상황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진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군사 및 경제적 지원 외에도 국제 무대에서 노골적으로 북한 편을 드는 러시아가 북한과 밀착 관계를 형성한다면 한국의 안보를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통일부·외교부 등 정부는 관련된 동향을 주의 깊게 살피겠단 방침이다. 통일부는 푸틴 대통령이 언제든 방북할 수 있다고 보고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관련 동향을 예의 주시하며 한국과 러시아 간 한반도 문제 관련 소통을 긴밀히 유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임수석 대변인은 "우리 정부로서는 러시아와 북한 간의 교류와 협력은 관련 안보리 결의를 준수하는 가운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한러 관계를 전략적으로 관리해 나가고자 하는 우리 정부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도 북러 접촉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러시아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결의 준수를 촉구했다. 북러 군사적 밀착 가속화는 한미일 뿐만 아니라 지역과 전세계에 위협적이란 지적에서다.


프랑스를 국빈 방문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날 엘리제궁에서 가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직후 공동성명에서 이례적으로 북러 관련 경고의 메시지를 냈다. 미국과 프랑스의 정상회담에서 북러 간의 부적절한 거래 문제가 논의된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관측이다.


백악관은 미프정상회담 직후 배포한 자료에서 "두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한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및 탄약 제공을 강력히 규탄했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과 관련된 모든 문제에 있어 공조 노력을 이어가기로 했다"며 "상호 방위 약속을 확인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으로서 상호 약속에 기인해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국무부 당국자도 10일(현지시간) "북한의 불법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에 대한 국제사회 규제를 러시아도 존중해야 한다"는 뜻을 피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푸틴 대통령의 방북을 통해 북러 간에 추가로 무기 거래가 성사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9월 러시아 방문을 계기로 북한산 탄도미사일과 탄약을 러시아에 대규모로 제공했으며,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된 바 있다.


리처드 존슨 미 국방부 핵·대량살상무기 대응 부차관보는 이날 미 워싱턴DC에서 국립외교원과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북한은 러시아에 1000개 이상 군수물품을 실은 컨테이너를 제공했다"며 "이에 대한 대가로 받은 자금을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에 사용하는 것을 우려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다른 한편으로 러시아가 북한에 지대공 미사일 등 탄도미사일과 첨단 기술을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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