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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에 막말’ 어설픈 사과로 끝나선 안 될 벤탄쿠르 망언


입력 2024.06.22 08:30 수정 2024.06.22 12:56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자국 방송 출연해 손흥민 관련 동양인 비하 발언

우루과이 선수들 과거부터 수차례 인종차별 논란

진정성 있는 사과를 보여주지 못한 벤탄쿠르. ⓒ AP=뉴시스

막말에 대한 진정한 사과도, 반성도 보이지 않는다.


손흥민과 토트넘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로드리고 벤탄쿠르(26, 우루과이)의 막말 논란이 축구팬들 가슴에 비수를 꽂고 있다.


사건은 이렇다. 휴식기를 보내고 있는 벤탄쿠르는 최근 자국 방송에 출연해 ‘손흥민 유니폼을 구해 달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러자 벤탄쿠르는 “손흥민의 사촌 것을 구해다줄 수 있지. 그들(한국인)은 거의 비슷하게 생겼으니까”라고 답했다.


당연히 인종차별 발언이었고 방송 후 사태가 심각해짐을 느끼자 벤탄쿠르 역시 곧바로 사과에 나섰다. 벤탄쿠르는 자신의 SNS를 통해 “내 형제 쏘니(심지어 철자도 틀렸다)! 아주 나쁜 농담이었고 사과할게. 너를 사랑하는 것 알지? 나는 너에게 무례하거나 상처를 주지 않을 거야”라고 글을 올렸다.


손흥민 또한 수일이 지난 뒤 “롤로(벤탄쿠르의 애칭)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실수를 했고, 사과를 했다. 롤로는 의도적으로 불쾌한 말을 하려던 것이 아니었다. 우리는 형제이고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라며 대인배적인 면모를 선보였다.


피해 당사자인 손흥민이 괜찮다 하더라도 벤탄쿠르의 언행은 비판 받아 마땅하며 더 나아가 징계까지 검토해야할 엄중한 사안이다. 그도 그럴 것이 축구에서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는 인종차별 발언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벤탄쿠르의 사과에도 진정성이 의심된다. 그는 SNS를 통해 곧바로 사과에 나섰으나 ‘나쁜 농담’이라고만 밝혔을 뿐,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또한 게시물 역시 24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해당 SNS 시스템을 이용해 지금은 볼 수 없다.


발베르데 또한 인종차별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 AP=뉴시스

무수히 많지만 인종차별이 벌어졌던 과거 사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난 2017년 6월 국내에서 열린 FIFA U-20 월드컵 당시 현재 레알 마드리드 소속의 페데리코 발베르데는 포르투갈과의 8강전서 득점을 터뜨린 뒤 손가락으로 양쪽 눈을 잡아당기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아시아인을 비하하는 제스처였고, 논란이 확산되자 경기 후 사과했다. 발베르데는 우루과이 대표팀 소속이다.


인종차별의 대표적인 선수인 루이스 수아레스도 빼놓을 수 없다. 수아레스는 리버풀 시절이던 2011-12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 파트리스 에브라를 향해 흑인 비하 발언을 쏟아냈다. 이는 영국 내 심각한 사회적 이슈로 확산됐고, 수아레스는 8경기 출전 정지 및 4만 파운드의 벌금을 부과 받았다.


에딘손 카바니의 사례도 있다. 지난 2021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몸담았던 카바니는 SNS에 흑인 비하 단어인 ‘네그리토’(Negrito)라는 말을 썼다가 3경기 출전 정지와 10만 파운드 벌금 징계를 받았다. 카바니와 수아레스 모두 우루과이 출신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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