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인요한 등 만나 '화합' 강조
尹 만남 대해선 "남 얘기만 하고 와"
국민의힘 당권 도전을 공식화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의원회관 사무실들을 일일이 돌며 의원들과 보좌진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원 전 장관은 "싸우기만 하는 정치로는 불행해질 수 있다"며 화합을 강조했다.
원희룡 전 장관은 21일 오후 의원회관을 찾아 전직 당대표인 김기현 의원, 혁신위원장이었던 인요한 의원 등을 직접 찾아가 지지를 요청했다. 또 윤상현·김재섭·정희용·박수영·송언석·조정훈 의원실 등을 차례로 돌며 인사를 나눴다. 유용원 의원과는 우연히 만나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원 전 장관은 김기현 의원과의 만남 후 기자들에게 "우리 당과 정부는 친윤(친윤석열)·반윤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며 "힘을 합쳐서 국민의 생활을 낫게 하는 정치를 펼쳐나가기에도 버겁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무도한 야당을 상대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한마음 한뜻으로 똘똘 뭉치고, 그 안에서 여러 가지 견해의 차이가 있으면 생산적인 당내 협의를 통해 모두가 하나되는 여당을 만들어 나가는 게 정치"라고 강조했다.
원 전 장관은 갑작스레 전당대회 출마를 결심하게 된 배경에 대해 "총선 패배 이후에 자숙하고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있었다"며 "자칫 (여당에서만) 싸우다가 불행한 결과가 나올 수 있겠다는 당원들의 걱정을 절박하게 받아들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떻게 만들고 지켜온 당인데, 국민들에게 그런 불안감을 남겨두고 남은 3년 동안 어떻게 집권여당의 책임을 다하고 국정 동력을 회복할 수 있겠느냐"라며 "당을 사랑하는 많은 분들이 막바지까지 최종 결심을 해달라고 호소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도 가장 어려운 데 가서 희생한다는 각오로 (총선에) 나섰는데, 지금 상황에서 어쩌면 더 큰 희생이 따르더라도 나를 던질 수밖에 없다고 해서 (출마에) 동의하게 됐다"고 밝혔다.
원 전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과의 사전 교감을 통해 전당대회에 출마하게 된 것 아니냐는 추측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19일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나에 대해서는 나간다 안 나간다 (얘기가) 없었다. 남 이야기만 하고 왔다"며 "출마 결정은 별개로 해서 대통령께 전화상으로 구두 보고를 드린 것은 사실이다. 다른 주자들에게 했던 것과 동일하게 의례적인 덕담을 듣는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원 전 장관은 최고위원 후보로 함께 출마할 러닝메이트가 있는지를 묻는 말엔 "당 지도부가 앞으로 대표성을 갖추고 당정 간에 때로는 격론을 펼치더라도 원활하게 협의를 이끌어갈 수 있는 정치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좋은 사람들을 열심히 찾고 있지만 아직은 정해진 게 없다"고 답했다.
한편 원 전 장관은 오는 23일 오후 3시 국회 소통관에서 전당대회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갖는다. 이날엔 당권 경쟁자인 나경원 의원(1시)과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2시)도 기자회견에 나선다. 윤상현 의원은 이보다 앞선 21일 오전에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미추홀구에서 출마 선언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