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 수요 예측에 “투자자 이해 돕기 위한 자진 정정”
2대 주주 텐센트, 지분 출하 가능성엔 ‘우호적 관계’ 강조
725만주 전량 신주 공모…예상 시총 2조5천~3조5천억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조(兆) 단위 대어로 꼽히는 시프트업이 상장 이후 안정적인 주가 흐름이 형성되면 주주들과의 소통을 통해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을 수립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민경립 시프트업 최고전략책임자(CSO)는 25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개최된 IPO 기자간담회에서 “아직 상장 전인 만큼 구체적인 계획은 수립하고 있지 않으나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발맞춰 상장사로서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요 예측 도중 증권신고서 자진 정정에 나서며 수요 예측이 20일 가까이 진행됐다는 이례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투자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내용을 추가하는 방향으로 정정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앞서 시프트업은 지난 3일부터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 예측을 시작했으나 증권신고서를 정정하며 IPO 일정이 늦어졌다. 이로 인해 수요 예측 마감일이 오는 27일로 변경되며 총 19영업일 동안 이뤄지는 셈이다.
지난해 개정된 ‘금융투자협회 대표주관업무 등 모범 기준’에 따라 수요 예측 기간은 5영업일만 넘기면 되는데 20일 가까이 수요 예측을 진행하는 건 시프트업이 유일하다.
이와 관련해 안재우 시프트업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그동안 IPO를 진행한 기업들 대비 증권신고서가 많이 정정된 케이스는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구체적인 현황을 말할 순 없으나 해외 투자자들이 수요 예측 과정에서 많은 관심을 보인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공모 이후에도 35.03%의 지분을 보유하며 2대 주주로 남는 텐센트가 보호예수 기간이 끝난 뒤 보유 지분을 출하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양사가 ‘상호 보완적인 관계’임을 강조했다.
민경립 CSO는 “텐센트가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나 서로 독립적으로 경영하고 있다”며 “텐센트와는 게임 산업에 대한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우호적 관계이기에 텐센트가 자사의 투자자로서 오랜 기간 함께하지 않을까 싶다”고 진단했다.
지난 2013년 설립된 시프트업은 모바일·PC·콘솔 등 주요 플랫폼으로 서비스되는 게임 개발 기업이다. 첫 타이틀작인 ‘데스티니 차일드’를 지난 2016년 선보인 데 이어 지난 2022년 ‘승리의 여신 : 니케’와 올해 ‘스텔라 블레이드’를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연이은 출시작들의 성공에 따라 시프트업은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22년 매출액은 약 661억원이었으나 지난해 약 1686억원까지 급성장했다. 1년 만에 155% 상당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다. 최근 2개년 영업이익률도 지난 2022년 27.6%에서 지난해 65.9%로 큰 폭으로 개선됐다.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는 “이번 상장을 통해 회사의 브랜드 가치를 올리고, 투자자 및 유저들이 믿을 수 있는 기업이 되겠다”며 “실력 있는 개발자들을 많이 영입하고 이들이 적극적으로 게임 개발에 임하도록 함으로써 재현 가능한 성공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시프트업은 회사는 이번 IPO를 통해 총 725만주를 전량 신주로 공모하며 공모 희망가는 4만7000~6만원이다. 희망 공모가 기준 총 예상 공모금액은 2407억5000만~4350억원, 예상 시가총액은 2조5000억~3조5000억원 수준이다.
오는 27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 예측을 진행한 뒤 오는 1일 공모가를 확정할 계획이다. 이후 내달 2일과 3일 양일간 일반투자자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거쳐 같은달 중순 중 코스피에 상장할 예정이다. 상장 공동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JP모간증권으로 인수회사는 신한투자증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