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일정’이 갈라쇼를 제외하고 모두 끝난 가운데 대회 운영과 관중들의 응원문화 성숙도가 모두 낙제점에 가까웠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우선 대회 운영 자체가 미숙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어울림누리 얼음마당은 4000석도 채 되지 않는 소규모지만 초대권이 52%에 달하는 1901장이나 되는 바람에 정작 유료 관중은 얼마 되지 않았다. 특히 초대권은 빙상경기연맹 관계자나 고양시 공무원 등에게 배분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얼음마당 주위에서 암표상이 어슬렁거렸고 이들이 가지고 있던 표의 대부분은 초대권이었다는 점이다. 몇몇 암표상은 기자들에게까지 접근해 초대권이 없느냐고 물었고, 한 암표상은 50만원 정도로 판매되고 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초대권이 돈벌이 수단이 된 것.
여기에 주니어 페어부문 시상식에서는 고(故)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 시절에 도입됐던 새로운 국가가 흘러나왔다.
러시아는 소비에트연방이 해체된 뒤 옐친 정부가 새로운 국가를 도입했지만, 2001년 블라디미르 푸틴 현 총리가 대통령 시절 구소련 시절의 국가로 바꾼 바 있다. 결국 옛날 국가를 틀어준 셈이다. 이에 러시아 선수들이 시상식 후 사과를 요청해 국제적인 망신살을 샀다.
관중 문화도 성숙하지 못했다.
김연아를 응원하기 위한 관중이다보니 성숙한 것이 오히려 이상했다. 다른 선수들이 연기를 펼칠 때 실수를 해도 박수를 치고 소리를 질러 연기를 펼친 선수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여기에 경기가 시작되면 선수들의 집중력을 위해 입장이 불가능한데도 왜 입장하지 못하게 막느냐며 승강이를 벌이는 관중도 있었고,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리는 팬도 부지기수였다.
선물을 던지는 과정에서도 문제가 있었다.
꽃다발이나 인형 등 선물을 던질 때는 모두 포장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선수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빙판에 이물질을 떨어뜨리지 않기 위한 조치인데 포장이 되지 않은 인형을 던지는 사례도 있었다. 여기에 자신의 선물을 선수가 직접 받기를 원했던 탓인지 선수를 향해 던지는 팬까지 있었다.
이를 본 일본 취재진은 "관중들의 성화가 대단하다"고 고개를 저었다. 겉으로 나타내는 ´다테마에´와 속마음 ´혼네´를 명확하게 구분 짓는 일본인들이 이정도의 평가를 내렸다면 이는 한국 관중들의 응원문화를 심하게 질타한 것이다.
또 베이징올림픽 때와 다름없는 암표 전쟁과 양궁장과 테니스장, 체조경기장 등에서 보였던 중국 관중들의 ‘비매너 행위’가 바로 한국에서도 똑같이 일어난 것을 보고 경악을 금하지 못했다.
한편, 김연아를 비롯한 파이널 상위 4명은 14일 오후 갈라쇼를 펼친다.[데일리안 = 박상현 기자]
[2008-09 ISU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 여자 싱글 최종 순위]
① 아사다 마오(일본) 65.38 +123.17 = 188.55 ② 김연아(한국) 65.94 + 120.41 = 186.35 ③ 조아니 로셰트(캐나다) 50.48 +115.88 = 166.36 ④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 55.8 +112.13 = 168.01 ⑤ 나카노 유카리(일본) 62.08 +99.85 = 161.93 ⑥ 안도 미키(일본) 55.44 +102.81 = 158.25 ※ 쇼트 프로그램 + 프리 스케이팅 = 종합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