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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게이’ 신드롬까지…거리낌 없어졌지만 섬세함은 떨어지는 ‘퀴어’ 코드 [D:이슈]


입력 2024.07.15 11:00 수정 2024.07.15 11:36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남남 로맨스가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설렘을 제공하면서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뮤직비디오의 소재로 해외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끌어내는가 하면, 구교환과 송강 등 톱스타들도 자연스럽게 묘한 분위기를 형성하며 퀴어 코드를 양지로 끌어올렸다.


최근 배우 서인국과 안재현은 ‘월드게이’라고 불리며 국내를 넘어 해외 시청자들의 관심까지 받고 있다. 지난 2012년 케이윌의 ‘이러지마 제발’의 뮤직비디오에서 서인국과 안재현, 다솜이 삼각관계를 형성했는데 후반부 서인국이 안재현을 향한 마음을 숨기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반전을 안겼던 것이다.


이 뮤직비디오가 화제를 모았었고, 케이윌이 신곡 ‘내게 어울릴 이별 노래가 없어’를 통해 후속 이야기를 담아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안재현이 한 장례식장에서 오랜만에 서인국을 다시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무려 12년을 뛰어넘어 이어지는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에 ‘3편을 달라’, ‘아예 영화로 제작해 달라’는 요청이 쏟아지고 있다.


톱스타들도 자연스럽게 남남 로맨스 소화 중이다. 영화 ‘탈주’는 10년 만기 전역을 앞두고 탈북을 감행하는 북한군 중사 규남(이제훈 분)과 규남을 잡으려는 보위부 장교 현상(구교환 분)의 추격전을 그리며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 극 중 현상과 선우민(송강 분)의 묘한 감정이 관객들의 마음을 파고들고 있다. 두 사람의 감정이 메인은 아니지만, 현상의 과거 서사를 통해 궁금증을 유발하는 한편, 구교한과 청춘 스타 송강과의 숨겨진 서사를 통해 상상력을 자극하며 시청자들을 열광케 한 것. 또 옥택연이 일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소울메이트’를 통해 퀴어 장르를 소화한다는 것이 알려지는 등 톱스타들의 퀴어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이 외에도 홍석천이 유튜브 콘텐츠 ‘홍석천의 보석함’을 통해 비주얼이 뛰어난 신인 남자 연예인의 매력 전하는가 하면, ‘메리 퀴어’, ‘남애 연애’ 등 통해 일반인 동성애자들의 연애 서사를 다뤘던 웨이브가 동성 커플의 출산 또는 육아 문제를 다룬 ‘모든 패밀리’로 한 발 나아간 메시지를 다루는 등 퀴어 코드가 양지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돼 반가움을 유발하고 있다.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웨이브의 긍정적인 사례와는 달리, 케이윌의 뮤직비디오처럼 ‘반전’의 카드로 활용되거나, ‘탈주’처럼 퀴어 코드가 단순히 흥밋거리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도 없지는 않다. 퀴어베이팅(queerbaiting)은 콘텐츠 또는 엔터테인먼트에 쓰이는 마케팅 기법으로, 창작자가 동성애 로맨스나 퀴어 관련 표현을 넌지시 내비치지만 실제로 묘사하지는 않는 것을 말하는데, 케이윌의 뮤직디오나 ‘탈주’가 전형적인 사례라고 지적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도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 다만 연애 예능이 흥하자, 국내 최초로 남성 커플 매칭 리얼리티 ‘남의 연애’를 선보이고, 나아가 동거 중인 성소수자 커플들의 일상을 다룬 리얼 예능 ‘메리 퀴어’를 선보인데 이어, 인공수정으로 임신, 출산한 레즈비언 부부의 이야기 등을 다룬 ‘모든 패밀리’의 이야기로 메시지를 확장시켜 나가는 웨이브의 사례처럼, ‘섬세함’까지 갖춰나가는 ‘긍정적인’ 노력 또한 필요해진 시점이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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